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북아프리카의 강호 튀니지가 6번째 월드컵에 도전한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40년 만에 월드컵 승리를 맛본 '카르타고의 독수리' 가 자신들의 역사상 처음으로 2회 연속 월드컵 승리를 기록할 수 있을까.

저력 발휘해 혼란 극복하고 본선에 오른 튀니지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2대회 연속 승리에 도전하는 튀니지.

역사상 최초로 월드컵 2대회 연속 승리에 도전하는 튀니지. ⓒ 카타르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 캡쳐

 
튀니지하면 많은 이들이 조별리그 최하위 단골손님, 확실하게 승점을 획득할 수 있는 '승점 자판기'로 인식할 수 있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보면 튀니지는 탄탄한 자국리그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축구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이를 통해 국가대표팀은 국내파와 해외파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고 아프리카 클럽축구에선 튀니지 클럽들이 리딩클럽으로 다수 즐비해있다.

이를 통해 튀니지는 월드컵에서 자신들의 방식대로 경쟁을 펼쳤다. 첫 출전한 1978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멕시코를 3대 1로 물리치고 아프리카 역사상 월드컵 첫 승을 기록했다. 이후에는 모두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매 경기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상대를 힘겹게 만들었다. 이는 기록에서도 나타나는데 월드컵 통산 15차례 경기에서 튀니지가 3골차 이상으로 패한 것은 2018 러시아 월드컵 벨기에전(2대 5 패배)가 유일하다.

이 저력은 지난 월드컵 예선 말리와의 결선 플레이오프에서 빛났다. 지난 4년 동안 튀니지는 축구협회와의 갈등으로 무려 3명의 감독(파오지 벤자르티, 알랭 지레스, 몬데르 케비에르)이 경질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진 가운데 올해초 열린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선 졸전 끝에 8강에서 탈락하게 된다. 이로 인해 튀니지의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해선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큰 현실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맞이한 말리와의 아프리카 예선 결선 플레이오프.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말리의 우세를 점쳤지만 튀니지는 다시 한번 저력을 발휘했다. 두 경기 모두 열세에 놓인 경기를 펼쳤지만 탄탄한 수비를 통해 개인기량이 뛰어난 말리 공격수들을 효과적으로 막아낸 뒤 빠른 역습을 구사하는 축구를 펼친 튀니지는 1차전에서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1대 0 승리를 거둔 데 이어 2차전에선 0대 0 무승부를 이뤄내 상대전적 1승 1무의 우위로 2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짓게 된다.

이 중심에는 잘렐 카드리 감독의 공이컸다. 튀니지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 국가대표팀 수석코치를 지내며 튀니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그는 부임 후 국내파와 해외파의 완벽한 조화를 이뤄냈고 튀니지 특유의 탄탄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을 극대화 시켜 실적을 냈다. 실제로 카드리 감독은 코로나19로 인해 임시로 지휘봉을 잡았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나이지리아전(1대 0 승), 말리와의 월드컵 예선 플레이오프, 지난 6월 열린 기린컵 우승 등 확실하게 결과물을 챙겨왔다.

탄탄한 수비 바탕으로 한 튀니지, 현실적인 목표는 '1승'

튀니지가 월드컵 본선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수비를 두텁게 한 뒤 빠른 역습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월드컵 본선진출을 이뤄낸 데 이어 지난 6월 일본에서 열린 기린컵에선 일본을 격파하고 우승을 차지하는 데 이른다.

이 중심에는 1998년생 24살의 수비수 문타세르 탈비가 선다. 말리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수비의 중심역할을 완벽히 해내며 월드컵 본선행에 상당한 공헌을 한 그는 지능적인 수비를 펼치면서 3백과 4백 모두에서 활약이 가능하다. 여기에 리딩 능력도 뛰어나 튀니지 역대 최고 수비수 라디 자이디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보인다.

그의 파트너로는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들이 포진한다. 기본적인 실력이 뛰어난 딜런 브론이 탈비와 짝을 이루고 아프리카 최고의 레프트백으로 평가받는 알리 말룰이 포진한다. 이밖에 피지컬이 뛰어난 나데르 간드리, 정확한 킥을 자랑하는 라이트백 함자 마슬루시 역시 눈에 띈다.

중원에선 엘리예스 스키리가 단연 눈에 띈다. 독일 FC쾰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는 그는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뛰어난 수비력을 선보이며 분데스리가에서도 수비력은 인정받은 선수다. 이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정확한 패스능력을 통해 빌드업에도 일가견이 있다. 그와 함께 공수 양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아이사 라이두니와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모하메드 벤롬단이 그와 호흡을 맞춘다. 이런 가운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의 2003년생 신예 한니발 메지브리의 출전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공격진에는 베테랑들이 포진한다. 튀니지의 메시로 불리는 유세프 음사크니는 현재 튀니지 선수중에 가장 많은 A매치 출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선 대회 직전 부상으로 낙마해 아쉬움을 남겼지만 이번 대회에선 승선이 유력한데 한 방 능력과 드리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그의 존재는 역습을 주 공격으로 펼칠 튀니지에겐 반드시 필요한 공격옵션이다.

그와 함께 공격을 이끌선수로는 지난 러시아 월드컵 파나마전 결승골로 40년 만에 튀니지의 월드컵 승리를 이끈 와흐비 카즈리와 나임 슬리티가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두 선수 모두 기술이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는다. 이밖에 최전방에는 부동의 주전 스트라이커 세이페딘 자지리가 나선다.

화려하지 않지만 다수의 선수들이 피지컬이 뛰어나고 기술이 좋은 선수들이 즐비해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국내파와 해외파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튀니지는 카드리 감독 부임 이후 월드컵 본선 진출, 기린컵 우승을 일궈내는 등 올해초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때와 달리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럼에도 튀니지의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은 낮은 것이 현실이다. 같은 조에 편성된 프랑스, 덴마크와 비교했을 때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인 튀니지가 이를 비집고 들어가기엔 너무 버거워 보인다. 여기에 그동안 월드컵에서 유럽팀을 상대로 3무 7패의 열세를 보인다는 점도 튀니지에겐 걸림돌이다.

이런 튀니지의 현실적인 목표는 호주를 제치고 조 3위자리를 수성하는 것이다. 지난 대회 파나마에 이어 1승을 노려볼 수 있는 호주가 같은 조에 편성되었다는 점은 튀니지에게 행운인데 이를 통해 탈꼴찌는 물론이거니와 튀니지 축구역사상 최초로 2대회 연속 승리에 도전한다.

튀니지(Tunisia)
FIFA 랭킹: 30위
역대 월드컵 출전 횟수: 6회(1978, 1998, 2002, 2006, 2018, 2022)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 9위(1978)
역대 월드컵 전적: 2승 4무 9패
감독: 잘렐 카드리(튀니지, 1971. 12. 14)

*튀니지 경기일정(한국시각)*
11월 22일 22:00 덴마크,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11월 26일 19:00 호주, 알 와크라 알 자누브 스타디움
12월 1일 00:00 프랑스,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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