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골매 전국투어 콘서트 '열망'

송골매 전국투어 콘서트 '열망' ⓒ PRM

 
지난해 9월, 스웨덴의 혼성 그룹 아바(ABBA)가 40년 만의 신곡 'I Still Have Faith In You'를 발표했을 때, 전 세계 팝팬들은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느꼈다. 이렇다 할 음악 활동을 하지 않고 있던 원년 멤버들이 모두 뭉쳤다는 사실, 그리고 옛 추억을 그대로 소환하는 사운드와 목소리가 있었다. 'I Still Have Faith In You'는 올해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레코드상 후보에 지명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5월 30일, 우리나라에서도 그에 못지 않은 복귀 소식이 전해졌다. 80년대를 풍미한 록밴드 송골매가 39년 만의 재결합을 선언한 것이다. 밴드 송골매는 오는 9월 11일과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케이스포 돔(옛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 열망(熱望)을 열고 무대에 선다. 밴드의 주축인 보컬 구창모와 기타리스트 배철수가 다시 뭉쳤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송골매는 대학교 캠퍼스 문화에서 시작된 밴드다. 1979년, 한국항공대학교의 그룹  사운드 '활주로' 출신의 배철수를 중심으로 송골매가 결성되었다. 훗날 '블랙 테트라'의 보컬인 구창모와 김정선이 영입되면서, 밴드의 본격적인 전성기가 시작되었다. 2집에 실린 '어쩌다 마주친 그대'를 비롯하여,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모두 다 사랑하리', '처음 본 순간',' 빗물' 같은 명곡들을 배출했다.

송골매는 활동 기간 동안 다양한 음악적 시도를 선보였던 밴드이기도 하다. '난 정말 모르겠네'에서는 뉴웨이브 음악을 수용했고,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서는 디스코와 펑크(Funk)의 그루브를 내세웠다. 1984년, 4집 발매 이후 구창모가 팀에서 탈퇴했고, 송골매는 1990년 '모여라'가 실린 9집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종료했다.

구창모는 솔로 데뷔 이후에도 '희나리'를 히트시키면서 10대 가수상에 선정되는 등, 큰 성공을 누렸다. 배철수는 송골매 활동 말기인 그는 1990년 3월부터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디제이를 맡게 되었고,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팝 전문 DJ로 자리잡았다. 이후 배철수가 무대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없었다. 한편 2010년에는 송골매의 멤버인 이봉환, 김정선이 '송골매 디럭스'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재개하기도 했지만, 송골매의 두 주축인 구창모와 배철수가 없었기에 큰 반향은 없었다.

송골매의 재결합은 예전부터 여러 차례 예고되어왔다. 구창모는 2015년 KBS2 '불후의 명곡 - 전설을 노래하다'에서 "언젠가는 송골매의 재결합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배철수 역시 2020년, '배철수의 음악캠프' 30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록밴드로 시작했으니 방송 마지막도 록밴드로 끝맺음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의 호언은 2022년이 되어서 구체화되었다. 송골매의 전국투어 '열망'은 9월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 여러 지역에서 열릴 예정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무대 역시 계획에 있다. 수십년의 시간을 뛰어 넘어, 돌아온 그룹 사운드 시대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송골매 배철수 구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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