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이후 2주가 훌쩍 지났음에도 정상 궤도에 진입하지 못했던 박민우(NC 다이노스)가 살아났다. 팀도 원하는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NC는 21일 오후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원정 경기서 7-4로 승리를 거두고 시즌 14승(29패)째를 기록, 전날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했다.

김시훈과 임기영, 선발 매치업에서는 KIA의 우위가 점쳐지는 경기였다. 20일 경기서 2점 차로 KIA에 패배한 NC로선 반드시 반격이 필요했는데, 예상과 달리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으면서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민우가 있었다.
 
 21일 광주 KIA전에서 안타를 치고 출루한 이후 기뻐하는 NC 박민우

21일 광주 KIA전에서 안타를 치고 출루한 이후 기뻐하는 NC 박민우 ⓒ NC 다이노스


경기 내내 박민우의 방망이가 뜨거웠다

2번 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 박민우는 1회초 첫 타석부터 상대 선발 임기영의 투심을 받아쳐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리드오프 손아섭의 2루타를 시작으로 무려 4타자 연속 안타를 기록한 NC는 2점을 뽑아내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추가 득점이 나온 3회초, 출발점은 박민우의 안타였다. 임기영과 5구 승부 끝에 우전 안타로 출루해 두 타석 만에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했다. 1루에 나간 이후 박건우와 양의지가 차례로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닉 마티니의 투런포로 홈을 밟았다.
 
4회초 KIA 벤치가 빠르게 움직이면서 1사 3루에서 좌완 투수 김정빈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앞선 두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냈던 박민우를 의식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김정빈의 초구를 공략한 박민우가 2루타를 만들면서 NC가 1점을 더 보탰다. 사실상 승부의 추가 일찌감치 NC 쪽으로 기울어지는 순간이었다.

21일자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된 KIA 외국인 투수 로니 윌리엄스가 6회초 구원 등판한 가운데, 1사 1루서 박민우가 로니를 상대로 다시 한 번 2루타를 기록했다. 박민우가 복귀 이후 1경기에 4안타 이상을 생산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박건우의 희생플라이와 양의지의 1타점 적시타로 7-0까지 달아난 NC는 경기 후반 구원 투수들의 실점으로 3점 차까지 추격을 당하기도 했지만, 9회말 베테랑 투수 원종현이 3점 차의 리드를 지켜냈다.
 
 21일 광주 KIA전서 선발로 출전해 수비를 소화하고 있는 NC 박민우의 모습

21일 광주 KIA전서 선발로 출전해 수비를 소화하고 있는 NC 박민우의 모습 ⓒ NC 다이노스


건재함 과시한 박민우, 꾸준한 활약 필요하다
 
정규시즌 개막 전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5강 이상의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은 팀 중 하나가 NC였다. 여러 이유가 존재했지만, 5월 초에 돌아오는 주전 야수들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그중에서도 내야진에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박민우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그러나 크게 달라진 게 없었다. 여전히 팀 순위는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고, 한창 좋았을 때의 박민우는 아니었다. 특히 2010년대 중반 이후 꾸준히 3할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했던 것과 달리 술자리 파문으로 이탈하기 전이었던 지난해부터 하락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지금까진 그 흐름이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

부진한 성적과 일탈로 최악의 한해를 보낸 박민우는 출장 정지 징계로 인해 FA(프리에이전트) 자격도 획득하지 못한 채 허무하게 2021시즌을 마무리했다. 2022 FA 시장서 대어급 야수들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점을 고려했을 때, 가장 좋은 '시기'를 놓친 셈이다. 시즌 막바지까지 뚜렷한 반등이 없다면 시장의 혹독한 평가를 피해가기 어려워 보인다.

팀으로서도 박민우의 활약이 절실하다. 현실적으로 중위권 팀들과 격차가 벌어졌더라도 아직 시즌이 끝났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지금은 1승씩 차곡차곡 쌓아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팀의 재정비를 위해서라도 잦은 패배는 도움이 될 게 없다.

아무리 손아섭, 박건우가 분전하더라도 결국 박민우가 살아나야 공격이 잘 풀리고 경기의 흐름까지 원활하게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을 21일 KIA전에서 보여주었다. 건재함과 더불어 꾸준함이 요구되는, 박민우의 2022시즌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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