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 연합뉴스

 
2022년 시즌 초반부터 KBO리그에서 각종 기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기록에 도전하는 선수들도 계속 등장한다. 26일 경기에서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역대 3번째로 통산 1700탈삼진 기록을 작성했고, 27일 경기에서는 김광현(SSG 랜더스)이 아쉽게 국내 140승 기록에 실패했다(경기 결과 무승부).

또한 올해에는 3000타석 이상 통산 타율 역대 1위로 올라서는 기록도 탄생했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3000타석을 돌파했고, 결국 故 장효조 전 감독이 세웠던 통산 타율 0.331의 기록을 넘은 것이다.

사실 이정후는 데뷔 시즌부터 주전 외야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이를 빼앗기지 않았다. 덕분에 다른 또래 선수들에 비해 기록을 쌓을 기회를 일찍 얻었고, 경기력이 갈수록 향상되면서 그 기록의 적립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덕분에 이정후는 안타 적립에 있어서 역대 최연소, 최소 경기 부문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고 있다.

올 시즌 첫 결장... 안타깝게 전 경기 출전 도전은 실패

이정후가 시즌 전 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시즌은 데뷔 시즌이었던 2017년이 유일하다. 원래 개막전에 교체 출전할 때까지만 해도 이정후는 일단 다른 선배들과 경기를 나눠 맡을 것으로 보였으나 임병욱(상무)의 부상으로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기회가 빨리 주어진 만큼 이정후는 빠른 속도로 야구 역사에 기록을 남기고 있다. 고졸 신인으로는 역대 최초 144경기를 모두 출전하고 타율 3할을 기록했으며, 고졸 신인 최다 안타 및 최다 득점 기록까지 세우며 2017년 신인왕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정후는 이후 여러 가지 사정으로 시즌 전 경기 출전 기록을 추가하진 못하고 있다. 2018년에는 부상으로 인하여 시즌 109경기 출전에 그쳤으며 포스트 시즌에서도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정규 시즌 140경기에 출전했는데 출전하지 않았던 4경기는 컨디션 조절 차원의 휴식이었다. 타격왕을 차지했던 2021년에는 정규 시즌 123경기에 출전했는데, 이는 시즌 중반 2020 도쿄 올림픽에 출전한 여파로 가벼운 부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2022년에 시즌 전 경기 출전 기록 도전에 실패하게 된 이유는 안타깝게도 감기 몸살 때문이었다. 지난 26일 경기에서 이정후는 감기 몸살 증세가 심해 경기가 열렸던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나오지도 못했다.

사실 27일에도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었으나 선수 본인이 경기에 나가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다. 그리고 그러한 몸 상태로 이정후는 안타 2개를 추가했고 1회 팀의 첫 득점, 5회 추가 득점에 관여하며 팀의 7-0 대승을 이끌었다.

계속해서 따라오는 최연소, 최소 경기 안타 기록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팀에서 주전을 차지했던 덕분에 이정후는 안타 부문에 있어서 최연소 기록 및 최소 경기 기록을 계속해서 갈아 치우고 있다. 2년차 시즌인 2018년에 아시안 게임 금메달까지 획득하면서 최연소 기록 부문에서는 다른 후배 선수들이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로 그의 이름이 새겨지고 있다.

이미 신인 시즌에 100안타를 달성했고, 시즌 전 경기 출전 기록도 달성했다. 덕분에 3년차인 2019년에는 역대 최연소(21세 2일) 기록 및 최소 경기(369경기) 기록으로 500안타를 달성했다. 2021년 800안타 달성도 최연소(22세 10개월) 및 최소 경기(597경기) 신기록을 세웠으며, 2022년 900안타 달성도 최연소(23세 7개월) 및 최소 경기(670경기) 신기록을 세웠다.

4월 19일에는 통산 3000타석을 넘기면서 이 부문 통산 타율 기록도 당당히 1위에 올라섰다. 4월 27일 경기까지 통산 타율이 0.340에 달하는데, 2018년 타율 0.355 시즌과 타격왕을 차지했던 2021년 타율 0.360 시즌의 영향이 컸다.

통산 910안타를 기록하고 있는 이정후의 다음 목표는 이제 최연소 및 최소 경기 1000안타 기록이다. 현재 페이스로 부상이 없다면 아무리 늦어도 올해 안에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다. 다만 이정후가 항저우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 선발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아시안 게임 일정이 기록 달성 시점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히어로즈 타선에서의 이정후의 존재감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LG 트윈스 퓨처스 감독)의 재능을 물려 받았지만, 이후 본인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KBO리그 역사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고 있다. 이미 소속 팀 키움에서는 이정후가 경기에 나서느냐 아니냐에 따라 그 날의 경기 분위기도 크게 바뀌기도 하는 등 그 영향력이 크다.

이정후가 감기 몸살로 하루 쉬었던 26일 키움은 리그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게 2-5 역전패를 당했다. 그러나 이정후가 복귀했던 27일 경기에서 키움은 7-0으로 대승을 거뒀다. 그 7점 중 2점은 이정후의 2안타 출루 이후 이어진 득점이었다.

이정후는 외야수 골든글러브 4년 연속 수상으로 리그 정상급 외야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정후 개인의 선수 기록으로는 앞으로 큰 부상만 없이 오랫동안 활약한다면 박용택(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의 2504안타 기록을 뛰어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정후 커리어에 우승이 없다는 것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통하여 국제 대회 우승 이력은 갖췄으나, 프로 리그에서의 우승은 힘든 상황이다. 이정후가 활약하는 동안 히어로즈는 2019년 단 한 차례 한국 시리즈 준우승까지 차지한 적이 있었다(당시 이정후 플레이오프 MVP).

문제는 현재 키움의 팀 사정을 감안하면 이정후의 공격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는 타선의 모습이다. 지난 해 이정후가 기록한 홈런이 7개였는데, 문제는 이정후의 7홈런이 키움 타자들 중 3위였다는 사실이다.

지난 해 키움 선수들 중 홈런 1위는 박동원의 22홈런, 2위가 박병호의 20홈런이었다. 그런데 지난 겨울 박병호가 FA 계약을 통해 kt 위즈로 이적하면서 키움을 떠났고, 박동원도 25일 KIA 타이거즈로의 트레이드가 승인되면서 키움을 떠났다.

올 시즌 이정후는 벌써 4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박찬혁과 함께 키움 팀내 공동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정후의 타격 스타일이 홈런보다는 2루타 위주의 중장거리 타구를 많이 날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키움의 타선에서 해결사의 부재가 심각하게 드러나는 모습이다.

이정후가 도전할 수 있는 또 다른 기록들

어느덧 이정후는 프로 6년차 선수가 됐다. 2023년 시즌까지 마치고 나면 이정후는 KBO리그 서비스 타임 7년을 채우고 포스팅 시스템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며, 개정된 규약에 따라 8번째 시즌인 2024년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다.

이정후는 6년차인 2022년에 7억 5천만원에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2011년 류현진(현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세웠던 6년차 최고 연봉 기록(4억원)을 경신했고, 내년에는 김하성(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세웠던 7년차 최고 연봉 기록(5억 5천만원)도 무난히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비FA 선수들의 다년 계약도 활성화되면서 다른 방법으로 연봉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키움이 KBO리그 10구단 중 재정 규모가 가장 적은 구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키움과의 다년 계약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적은 편이다.

이정후는 경기력도 뛰어나지만,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다른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는 선수로 알려졌다. 이종범 감독의 영향을 받아 본인도 팬 서비스와 언행에 있어 평판이 좋은 편이며 다른 팀의 팬들에게도 많은 호감을 받는 선수다.

그렇기에 이정후가 쓰고 있는 야구 관련 기록들은 팬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통산 900안타까지 워낙 빠른 시기에 달성했기 때문에 1000안타는 물론 앞으로 더 많은 안타 기록들을 다른 선배들보다 빠른 속도로 뛰어 넘을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KBO리그 역대 최다 안타는 박용택이 세운 2504안타다. 이정후가 큰 문제 없이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면, 어쩌면 이 기록을 뛰어 넘을 가능성이 있는 선수로 기대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이정후의 향후 진로는 대한민국의 야구 팬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기에 충분하다.

물론 이러한 이정후의 진로는 올해도 그가 변함없이 경기력을 향상시키면서 끊임없이 기록을 써 내려갈 때의 희망적인 길이 될 것이다. 일단 만 23세의 나이에 최연소, 최소 경기 1000안타에 도전하고 있는 이정후가 그 기록을 올해 안에 달성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O리그 키움히어로즈 이정후통산타율1위 이정후최연소900안타 이정후도전기록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