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나이트> 드라마 포스터

▲ <문나이트> 드라마 포스터 ⓒ 디즈니+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마블코믹스 원작의 슈퍼히어로 프랜차이즈 세계관인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는 현재 디즈니+를 이용해 영화 외에 드라마까지 범위를 넓히는 중이다. 디즈니+를 통해 처음 공개된 <완다비젼>을 비롯해 <팔콘과 윈터솔져> <로키> <호크아이>는 모두 기존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에 등장한 '친숙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반면에 3월 30일부터 디즈니+에서 매주 한 편씩 공개하는 6부작 드라마 <문나이트>는 최초로 '낯선' 캐릭터인 문나이트가 등장한다. 제작을 맡은 케빈 파이기는 "<문나이트>는 디즈니+에서 마블 시리즈를 제작하게 됐을 때 가장 먼저 다루고 싶었던 캐릭터 중 하나"였다며 "<문나이트>는 잔혹하다. 기존 마블 작품들과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작품을 소개한다.

디즈니+가 국내 언론에 선공개한 <문나이트> 1, 2화엔 케빈 파이기의 말 그대로 기존 마블 작품들에서 볼 수 없는 색다른 매력이 가득하다. 먼저,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도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인공 '문나이트'가 이집트 신화 속 달의 신인 '콘슈'의 힘을 사용하는 캐릭터이기에 메가폰은 이집트 출신의 감독 모하메드 디아브가 잡았다. 그는 <타임루프: 벗어날 수 없는>(2017), <싱크로닉>(2019)을 연출하고 마블 시리즈 <로키> 2시즌에 참여한 바 있는 저스틴 벤슨, 아론 무어헤드 콤비와 함께 <문나이트>를 나누어(1, 3, 5, 6화-모하에드 디아브 연출/ 2, 4화-저스틴 벤슨, 아론 무어헤드 연출) 작업했다. 
 
<문나이트> 드라마의 한 장면

▲ <문나이트> 드라마의 한 장면 ⓒ 디즈니+


제작진은 이집트 역사와 신화를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각본은 물론 이집트 학자들과 이집트 출신의 예술 감독들과 긴밀히 협업하며 캐릭터, 세트 등에 심혈을 기울였다. 프로덕션 디자인에 참여한 카림 엘 하킴은 "번호판부터 티셔츠까지 모든 것이 아랍어로 되어있을 뿐 아니라 시장에서 파는 음식과 과일, 그리고 냄새까지 완벽하게 사실적이다"고 전한다.

또 다른 특별한 점은 주인공 스티븐(오스카 아이작 분) 안에 여러 인격체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평범한 박물관 기념품샵 직원인 스티븐의 육체를 달의 신 '콘슈'의 선택을 받아 복수의 임무를 수행하는 전직 용병 '마크', 뛰어난 지식을 보유한 '미스터 나이트', 어둠이 깨운 초월적 히어로 '문나이트'가 공유하며 이야기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끌고 간다. 

해리성 인격장애를 앓는 데다 타인의 눈엔 보이지 않는 '콘슈(목소리 연기는 <아마데우스>(1984)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는 F. 머레이 아브라함이 담당했다)'와 대화하는 통에 주인공 스티븐은 상당한 연기력이 필요하다. 마블은 <스타워즈> 시리즈, <인사이드 르윈>(2014), <엑스맨: 아포칼립스>(2016), <듄>(2021), <카드 카운터>(2021) 등 다양한 영화를 넘나들며 연기력을 인정받은 오스카 아이삭에 주인공을 맡겼다. 오스카 아이삭은 마치 <베놈> 시리즈의 주인공처럼 원맨쇼에 가까운 연기를 재미있게 보여준다. 의상부터 캐스팅까지 <문나이트>의 많은 작업에 참여한 오스카 아이삭은 총괄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다.
 
<문나이트> 드라마의 한 장면

▲ <문나이트> 드라마의 한 장면 ⓒ 디즈니+

 
문나이트와 맞붙는 빌런 '아서 해로우' 역엔 슈퍼히어로물엔 절대 나오지 않을 것 같았던 배우 에단 호크가 출연한다. 그는 지난 22일 국내 언론과 가진 화상 간담회에서 처음으로 마블 작품에 참여한 계기를 "오스카 아이삭의 출연" 때문이라며 "지난 20년 동안 마블 영화를 많이 봤는데 배우로서 '이런 놀이터에서 연기하는 건 어떤 경험일까' 막연하게 생각한 적이 있다. 오스카와 이야기하며 내가 만약 마블 영화에 출연한다면 이 작품을 통해서, 지금 이 시점에 하는 게 맞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라고 설명했다.

에단 호크는 단순히 선악으로 구별할 수 없는 인물이자 수많은 추종자를 거느린 미스터리한 영적 집단의 지도자 아서 해로우에 현실감과 입체감을 불어넣었다. 물론, 슈퍼히어로 장르 특유의 과장된 연기를 보는 즐거움도 크다. 여담을 소개하자면 에단 호크는 배우 인생 처음으로 대본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했다고 한다. 감독 모하메드 디아브와 배우 오스카 아이삭에 따르면 에단 호크가 캐릭터를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길 원했기에 일부러 대본을 읽지 말길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문나이트> 드라마의 한 장면

▲ <문나이트> 드라마의 한 장면 ⓒ 디즈니+

 
<문나이트>는 케빈 파이기가 "잔혹하다"고 공언했듯이 작품 곳곳에 호러적 색채가 물씬 배어있다. 여기에 액션과 유머가 골고루 섞여 있다. 디즈니+로 공개하는 마블 드라마 가운데 처음으로 선보이는 캐릭터이다 보니 캐스팅도 화려하다.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급으로 채워진 <닥터 스트레인지>(2016)를 연상케 하는 무게감이 느껴진다.

내용도 흥미롭다. 이미 악의 길을 간 자만 처벌한다는 콘슈와 달리, 악을 행하기도 전에 뿌리부터 잘라내 버리겠다면서 흡사 정의의 여신인 양 팔에 저울 문신을 하고 영혼의 심판에 나서는 아서 해로우엔 필립 K. 딕의 소설과 동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에서 다룬 바 있는 시스템의 범죄 예측이 겹쳐진다. 인물을 소개한 1화와 상황을 설명하는 2화에 이어 본격적인 이야기로 접어드는 3화부터 결과를 위해 폭력의 사용을 정당화하는 아서 해로우와 이에 맞서는 분열적 캐릭터 문나이트의 대결이 어떻게 펼쳐질지 무척 궁금하다.
문나이트 오스카 아이삭 에단 호크 케빈 파이기 무하메드 디아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