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에 출전한 휠체어컬링 대표팀 '장윤정고백'이 캐나다를 상대로 완승을 거두며 이번 대회 이변의 역사를 써냈다.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이날 승리로 예선 라운드로빈 2승 3패를 기록했다.

휠체어컬링 대표팀(의정부 롤링스톤)은 8일 오전 10시부터 열린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9-4의 스코어로 완승을 거두었다. 특히 캐나다는 지금까지의 패럴림픽에서 단 한 번도 메달을 놓치지 않았던 국가였으니만큼, 그런 팀을 상대로 큰 점수차이의 승리를 거둔 것 역시 큰 의의를 갖는다.

캐나다는 2006년 토리노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소치까지 3연속 금메달을 기록했던 팀. 평창 패럴림픽 당시에도 당시 대표팀을 상대로 3·4위 결정전에서 만나 동메달을 따냈던 바 있던 캐나다는 평창 때의 멤버가 상당수 이번 베이징 레이스에도 승선한 바 있다. 그런 팀을 상대로 지난 대표팀의 복수를 짜릿하게 해낸 것.

캐나다의 후공 무색하게 했던 3연속 스틸
 
백혜진의 기선제압 투구 휠체어컬링 대표팀 '장윤정고백'의 백혜진이 8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예선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신중하게 투구하고 있다.

▲ 백혜진의 기선제압 투구 휠체어컬링 대표팀 '장윤정고백'의 백혜진이 8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예선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신중하게 투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휠체어컬링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 앞서 약간의 라인업 변화를 주었다. 리드 백혜진, 세컨드 윤은구, 서드 정성훈, 스킵에는 장재혁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지금까지의 경기에서 스킵이었던 고승남 선수가 핍스로 빠지면서 휴식에 들어갔고, 대신 윤은구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특히 정성훈 선수는 경기 시작 때 손바닥에 '가족♡'이라는 메시지를 적어놓고 '손하트'를 그려보내는 등, 멀리 베이징에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을 어김없이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드로우 샷 챌린지(경기 직전 선후공을 가리기 위해 스톤을 투구하는 것, 기자 말) 결과에 따라 캐나다가 첫 엔드 후공권을 가져갔다. 하지만 캐나다의 득점 시도를 장재혁 선수가 저지했다. 본인의 마지막 스톤에서 하우스 안 캐나다의 스톤을 더블 테이크아웃 하는 데 성공한 것. 캐나다는 하우스를 비워내며 1엔드를 넘겼다.

2엔드부터 한국이 상대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정재혁 선수의 마지막 스톤이 캐나다의 스톤을 쳐내고 하우스 입구에 있던 한국의 스톤 뒤로 숨어 들어간 것. 캐나다는 마지막 샷에서 이 스톤을 쳐내는 데 실패하는 실수를 범했다. 결국 한국이 한 점의 스틸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

이어 한국은 3엔드에도 지난 엔드와 비슷한 작전을 구사하며 한 점의 스틸을 가져간 데 이어, 4엔드에는 캐나다가 라스트 샷에서 히트 앤 스테이 전략에 실패하면서 하우스 안에 한국의 스톤 두 개만을 남겨놓는 실수를 범했다. 전반전에만 넉 점의 점수를 올린 한국은 전반 내내 캐나다를 끌고 다녔다.

전반전 내내 후공권을 쥐고 있었던 캐나다는 특히 스킵 샷에서 흔들림을 보였다. 이에 맞서 대표팀은 가드 스톤을 여럿 배치하고, 상대의 돌아 들어가는 샷이나 런백에서의 실수를 유도하는 등 '맞춤 플레이'를 펼치며 전반 리드를 이끌었다.

넉 점의 대량득점... 캐나다 자존심 무너뜨렸다
 
2승 거둔 '장윤정고백' 휠체어컬링 대표팀 '장윤정고백'이 8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예선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9-4로 승리 후 손바닥을 부딪치고 있다.

▲ 2승 거둔 '장윤정고백' 휠체어컬링 대표팀 '장윤정고백'이 8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휠체어컬링 예선 캐나다와의 경기에서 9-4로 승리 후 손바닥을 부딪치고 있다. ⓒ 연합뉴스

 
5엔드에는 캐나다가 2점의 득점을 성공한 가운데, 6엔드에 앞서 선수가 교체되었다. 정성훈 선수가 핍스 자리로 들어가고, 고승남 선수가 대신 정성훈 선수가 차지하고 있던 서드 자리에 들어갔다. 휴식을 취하고 나온 고승남 선수는 자신의 첫 엔드부터 좋은 샷을 구사했다.

첫 번째 스톤을 스톤들이 널려있던 하우스 안쪽 대신 바깥에 물리며 유효한 스톤을 만든 고승남 선수는 두 번째 스톤을 하우스 뒷편에 숨기는 데 성공하며 점수가 되는 스톤을 유도했다. 캐나다가 투구에서 계속해 실수를 범하자, 장재혁 선수가 이 스톤을 점수로 만들어냈다. 장재혁 선수는 하우스 안쪽에 두 개의 스톤을 더 밀어넣으면서 점수로 연결했다.

6엔드가 끝난 순간 하우스 안쪽에 배치된 대한민국의 스톤은 넉 개에 달했다. 캐나다의 승리 확률을 크게 떨어뜨리는 빅 엔드가 터져나온 것이었다. 4점을 단숨에 올린 한국은 스코어 8-2로 넉넉한 리드 차이를 벌렸다. 7엔드에도 캐나다는 두 점을 따라가는 데 그치며 한국의 승리 확률을 높였다.

하지만 캐나다 역시 8엔드까지 경기를 이어나가면서 막판 희망을 이어가려 시도했다. 하지만 넉 점의 리드차를 벌린 가운데, 한국이 해머를 쥐고 있는 상황에서는 승리를 거두기 어려웠다. 캐나다의 마지막 스톤 투구가 무위로 돌아간 가운데, 한국은 마지막 스톤을 투구하지 않고도 승리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9-4의 스코어, 올림픽 3연패를 거뒀던 국가를 상대로 '첫 국제무대 시즌'에 나선 팀이 거둔 대승이었다. 특히 전날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중국에게 빅 엔드를 헌납하며 패배를 거뒀던 선수들이었기에 역시 휠체어컬링 강호인 캐나다에게 따낸 승리가 더욱 의미있다. 

한국은 캐나다와의 승리로 2승 3패의 라운드로빈 성적을 기록한 데다, 강호를 꺾었다는 자신감 속에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대표팀은 잠시 후 오후 3시 35분부터 슬로바키아와의 라운드로빈 6차전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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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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