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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만든 지 8년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입안자들은 이 제도를 계승했을 뿐 아니라 확대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이를 위해 학종을 옹호하는 다양한 논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논리들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연속 기사 '학종의 거짓말'을 통해 학종 확대론자들이 주장해온 주장들이 사실적 근거가 없음을 총 6번에 걸쳐 밝히고자 한다. 이 기사는 그 네 번째 글이다. [편집자말]
학종 확대론자들은 "일반고는 수능보다 학종이 유리하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은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이 공부를 잘하니까 수능에서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정의당의 심상정 의원도 이런 논리로 수능 중심의 정시확대를 반대했다.

게다가 일선 일반고 교사들의 현장 경험에 비추어봐도 이런 주장은 타당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수능시험에서는 일반고 학생들의 경쟁력이 약한 것이 분명해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나마 학종 덕분에 일반고 출신 학생들이 주요 대학에 진학할 기회가 생긴다고 판단하는 교사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학종 확대론자들의 이와 같은 주장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주요 대학의 입시 결과에 따르면, 일반고 학생들은 학종보다 수능전형에서 경쟁력이 더 높기  때문이다. 특히 상위권 대학으로 가면 일반고 출신의 경우 학종보다 수능에서 훨씬 더 강한 경쟁력을 보인다.

아래 [표 1]은 2019년 11월 교육부가 발표한 13개 대학의 학종에 대한 감사결과 내용이다. 
     
ⓒ 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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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일반고 출신은 학종 합격자 중에서 63.8%를 차지하지만, 수능에서는 69%를 차지한다. 이것은 일반고 출신의 경우 학종보다 수능에서 경쟁력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당연히 경쟁력이 높은 방식이 더 유리한 방식이다.

반면에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은 학종 합격자 중에서 27.9%를 차지하지만, 수능 전형에서는 그보다 낮은 26.8%를 차지한다. 그 비율의 차이는 크지 않지만,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의 경우 학종이 수능보다 경쟁력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2019년 교육부의 감사대상 13개 대학 중에는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이 "선호하지 않는 대학들"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표2]에 교육부 감사대상 13개 대학의 명단이 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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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과 수능 중에서 어떤 전형이 일반고에 더 유리하냐 혹은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에게 더 유리하냐를 보기 위해서는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는 최상위권 내지는 상위권 대학의 결과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은 대학들의 경우에는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의 지원 자체가 없거나 적기 때문이다.

아래의 [표 3]는 서강대와 성균관대 그리고 서울대의 학종과 수능전형에서 특목고와 자사고 합격자의 비율과 일반고의 비율을 비교한 것이다(2017학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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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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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의 경우 일반고 출신 합격자의 비율은 학종에서는 43.4%, 수능에서는 63.1%다(2017학년도 기준). 따라서 일반고의 경우 학종보다 수능에서 훨씬 더 큰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 합격자의 비율은 학종에서는 55.9%지만 수능에서는 34%에 불과하다. 일반고와 정반대로 특목고와 자사고는 학종에서 훨씬 더 큰 경쟁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성균관대도 일반고 출신 합격자의 비율은 학종에서 58.7%, 수능에서는 그보다 높은 64.5%다. 반대로 특목고와 자사고는 학종에서는 39.1%지만, 수능에서는 32.7%로 그 비율이 줄어든다(2017학년도 기준).

서울대도 마찬가지다. 서울대 학종은 기회균형, 지역균형, 수시일반전형 등 세 종류가 있다. 이 중에 위 자료는 서울대 전체의 약 50%를 선발하는 "학종 수시일반전형"과 "정시 수능 일반전형" 합격자 분석한 것이다.

서울대 발표자료에 따르면, 일반고 합격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학종에서는 34.2%에 불과하지만 수능 전형에서는 합격자의 54.7%가 일반고 출신이다(2017학년도 기준).

반면에 특목고와 자사고 출신들은 수능 합격자의 43.9%를 차지할 뿐이지만, 학종에서는 64.2%를 차지한다.

그런데 혹시 위의 서울대의 정시 합격자 결과는 2017학년도에만 나타난 특별한 사례는 아닐까? 그렇지 않다.

서울대가 학종이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2015학년도부터 정시모집에서 일반고는 매년 특목고와 자사고보다 더 많은 합격자를 배출해왔다. ([표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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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주요 대학 결과를 보면 일반고 출신들은 학종보다는 수능에서 경쟁력이 더 높고, 특목고와 자사고는 학종에서 경쟁력이 더 높다. 특히 서울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소위 최상위권 또는 상위권 대학에서는 이러한 경향이 더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따라서 일반고는 "수능이 불리하고 학종이 유리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일까? 상식적으로 판단하면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의 수능성적이 더 좋은 것이 맞지 않나?

그 이유는 '학생 수의 규모'에 있다. 특목고나 자사고 학생들이 평균적으로 일반고 학생들에 비해서 수능성적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학교의 학생 규모는 전체 고등학생의 5.2% 밖에 안 된다. 반면에 일반고는 거의 95%를 차지한다(2017학년도 대입 기준).

따라서, 예를 들어 수능 상위권 고득점자가 일반고의 경우 전체 학생의 5%이고, 특목고 자사고는 일반고보다 8배가 더 많은 40%가 수능 상위권 고득점자라고 하더라도, '상위권 학생의 수'는 일반고가 훨씬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결국, 학종 확대론자들은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이 일반고보다 수능성적이 높을 것이다"라는 상식적 판단을 이용해서 일반고는 "수능은 불리하며, 학종이 유리하다"고 "거짓 주장"을 해온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의 학종"에는 "지역균형"도 있는데, 지역균형선발 결과를 학종 분석에서 제외한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라는 반론도 존재한다.

서울대 지역균형은 "일반고를 배려하는 전형"이기 때문에 그 합격자 중에는 일반고 출신 비율이 높고, 지역균형과 수시 일반전형을 합치면, 서울대 학종에서 일반고 출신의 비율이 특목고 자사고와 비슷한 균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서울대에서도 이러한 주장을 한 일이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서울대의 거짓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살펴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현은 공항중학교 교사로 재직했고, 전교조 가입으로 해직됐다. 1994년 복직했지만, 경제적 형편으로 인해 곧 학교를 그만두고 학원 강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에는 스카이에듀라는 수능업체의 대표를 지냈다. 2014년 사교육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2015년 재단법인 우리교육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이후 우리나라 교육정책 전반에 대해 "사실적 근거"에 기반한 연구와 "합리적 대안" 모색을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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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공립중학교 교사 전교조 해직교사 (전)학원 강사 및 스카이에듀 대표이사 (현 )교육비평 발행인 (현) 재단법인 우리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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