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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만든 지 8년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입안자들은 이 제도를 계승했을 뿐 아니라 확대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이를 위해 학종을 옹호하는 다양한 논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논리들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연속 기사 '학종의 거짓말'을 통해 학종 확대론자들이 주장해온 주장들이 사실적 근거가 없음을 8편에 걸쳐 밝히고자 한다. 이건 첫 번째 글이다. [기자말]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표.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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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내내 대입제도의 공정성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는 '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제도가 있다. 사실 비교적 최근에 대학입시를 직면한 사람이 아니라면 학생부 종합전형은 생소한 개념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학생부 종합 전형(아래 '학종')은 교사와 학생이 작성한 '서류'를 가지고 대학입학 합격자를 가리는 전형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서류는 학생부+자기소개서+교사 추천서 등 3가지다.

학생부의 내용에는 내신성적(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성적)뿐 아니라 '교사가 학생에 대해 관찰한 결과를 서술식으로 써주는 세부능력 특기 사항'도 포함되고, 그 외 비교과 활동 기록이 포함된다. 비교과 활동 기록이란 '교내 경시대회 수상실적', '동아리활동 기록', '봉사활동 기록', '진로 관련 활동 기록', '학생회 등의 자율활동 기록', '독서 활동 기록' 등을 말한다.

이렇게 학생부의 교과성적과 비교과 기록을 모두 반영하고, 여기에 자기소개서와 추천서까지 반영하기 때문에 이 전형을 학생부 종합전형이라고 한다. 자기소개서는 학생 스스로 5000자 이내로 작성해서 제출한다. 추천서는 보통 교사가 써주는데 1500자 이내다(추천서는 2022학년도부터, 자기소개서는 2024학년도부터 폐지된다).

이러한 세 가지 서류에 대해 대학이 '정성평가'를 통해 항목별 점수를 부여하고 그 점수의 총합에 따라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대학에 따라서는 2단계에서 면접을 하기도 한다).

[학종이 비판받는 이유 ①] 서류의 신뢰성 문제

그런데 이러한 학종에 대해 '공정성'과 관련된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크게 보면 두 가지다.

첫째, 대학합격을 결정하는 '서류'의 신뢰성과 공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둘째, 대학에서 평가하는 과정도 신뢰성과 공정성이 보장이 안 된다는 것이다. 학생부 서류는 내신성적과 수상실적을 제외하면 모두 교사와 학생이 "주관적으로 작성한 내용"들이다. 따라서 이렇게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류에 대해 신뢰성과 공정성 시비가 생겨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피한 일이다.

우선 '서류'는 네 가지에 의해서 크게 영향을 받는다. 첫째는 부모의 능력, 둘째는 학교의 능력, 셋째 학교 내 학생의 위치, 넷째는 교사의 성의와 능력이다.

'부모의 능력'은 동아리 활동이나 자율활동(학생회장 등),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진로 활동 등에 기록될 내용에 영향을 준다(부모의 능력에는 돈뿐 아니라 부모의 인맥, 그리고 학생의 기록을 만들기 위해서 부모가 투자할 수 있는 시간도 포함된다).

또한, 경제력과 정보력이 뒷받침되는 경우, 아예 고 1학년 때부터 비싼 컨설팅을 통해서 학생의 '스펙관리'를 받고 마지막에 자기소개서 첨삭과 면접 준비까지 부모가 개입한다.

돈이 많고 특별한 학교일수록 다양하고 풍부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러한 프로그램은 학생의 학생부 활동 내용의 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여기에는 교육비도 큰 영향을 준다. 예를 들면 자사고나 특목고 등 학생 1인당 교육비가 많이 책정되는 학교들의 경우, 창의적 체험활동비용이 일반 공립학교보다 최대 11배가 더 많다(창의적 체험활동은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자율활동, 진로활동을 말한다).

'학교 내 학생의 위치'는 특히 일반고에서 문제가 된다. 일반고의 경우 고1 때 내신성적 상위권에 드는 학생들을 집중적으로 '관리'한다(거의 모든 사립고등학교에서는 공공연하게 이들을 위한 특별반을 운영한다). 소위 '전교권' 학생들의 학생부를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 학교의 모든 자원이 집중되는 것이다. 그리니까 전교권에 들지 못하면 학생부 기록과 관련해서 중요한 학생으로 대접받지 못한다.

마지막으로 '교사의 성의와 능력'에 따라서 학생부에 기록되는 내용의 양과 질에 큰 차이가 난다. 기껏 성의없이 한 줄 써주고 마는 교사를 만나면 그 학생은 '좋은 기록'을 남기기 어렵게 된다.

이런 이유로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 자료인 '서류' 자체가 믿을 수 있는 것이냐, 공정하게 작성되느냐에 대한 비판이 계속해서 제기되어 왔다.

[학종이 비판받는 이유 ②] 대학 평가의 신뢰성 문제

대학 측이 평가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신뢰성과 공정성 시비가 계속됐다. 우선 대학들은 대부분 평가항목이 무엇인지, 각각의 배점이 얼마나 되는지, 각각 채점 기준은 무엇인지 공개하지 않는다(그래서 '깜깜이 전형'이라고도 불린다).

또한, 평가받은 학생들의 점수가 얼마인지도 공개하지 않는다. 그래서 합격한 학생도 자신이 합격한 이유를 알지 못하고, 불합격한 학생도 왜 불합격했는지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없다.

대학 측 평가가 전혀 객관적이지도 않고 신뢰할 만하지도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는 '평가 시간'에 있다. 대학이 평가하는 학생의 서류 분량은 다음과 같다.
 
- 학생부: A4용지 20페이지 (과거에는 30페이지를 넘는 경우도 많았다.)
- 자기소개서: 5000자
- 추천서: 1500자
  

이 서류들에 대해서 대학은 16~18개에 이르는 평가항목에 따라 각 항목별로 A,B,C....식으로 점수를 매기고 나중에 점수로 환산한다. 그런데 이 정도 분량의 서류를 항목별로 채점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채점은 고사하고 이 정도 분량을 차근차근 읽어보기 위해서는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교육부 감사결과를 보면 학생 1인당 평균 서류평가 시간은 최대 21.23분, 최소 8.66분이다. 그리고 분석대상 대학교들의 평균 시간은 13.38분이다(출처: 교육부 학생부종합전형조사단, '2016~2019학년도 13개 대학 학생부종합전형 실태조사', 11쪽). 그 많은 분량의 서류를 평가하는데 평균 14분도 걸리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 많은 학생의 서류는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는다'는 뜻이다.

결국, 학종은 핵심 자료인 '만들어진 서류'도 신뢰하기 어렵고, 그에 대한 대학 측의 평가도 신뢰할 수 없는 전형이며, 이런 이유로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대입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온 것이다.

학종으로 선발하는 비율... 상위권 대학의 문제

그러면 학종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 2020학년도를 기준으로 학종으로 모집하는 비율은 전국적으로 24.5%다(출처 : 대교협 2020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주요사항).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소위 상위권 대학에서는 학종으로 선발하는 비율이 훨씬 더 높다는 데 있다. 서울대는 전체의 78.5.%를 학종으로 선발했다(지역균형과 기회균형을 제외한 학종선발은 전체의 약 50%). 연세대는 31.8%, 고려대 61.5%, 서강대 55.1%, 성균관대는 47.6%를 학종으로 선발했다(2020년 기준, 각 대학 입시요강).

앞서 지적한 것처럼 학종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의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 등 교육정책의 입안자들은 지속적으로 학종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사회적 비판여론에 떠밀려 2018년 대입제도 공론화 이후 "일부 대학 정시 30% 권장",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일부 대학 정시 40%" 식으로 찔끔찔금 정시 확대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그들은 지금도 여전히 학생부종합전형을 최대한 유지하는 방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이 내세우는 주장은 학생부종합전형은 '일부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장점이 많은 대입 전형방식'이라는 거다. 예를 들면, 이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학종의 합격자 중에는 읍·면 출신 학생이 많다." (지역균형에 기여한다.)
"학종의 합격자 중에는 저소득층 학생이 많다." (사회통합에 기여한다.)
"학종의 합격자 중에는 일반고 학생이 많다." (고교 서열화 완화에 기여한다.)
"수능이 확대되면 사교육비가 증가한다." (수시모집과 학종이 사교육비 감소에 기여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들은 사실적 근거와 거리가 멀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모두 '거짓'이다.

* 다음 글들에서는 학종 확대론자들이 주장해온 위의 내용들이 거짓임을 실제 근거를 통해서 밝힐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현은 공항중학교 교사로 재직했고, 전교조 가입으로 해직됐다. 1994년 복직했지만, 경제적 형편으로 인해 곧 학교를 그만두고 학원 강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에는 스카이에듀라는 수능업체의 대표를 지냈다. 2014년 사교육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2015년 재단법인 우리교육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이후 우리나라 교육정책 전반에 대해 "사실적 근거"에 기반한 연구와 "합리적 대안" 모색을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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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공립중학교 교사 전교조 해직교사 (전)학원 강사 및 스카이에듀 대표이사 (현 )교육비평 발행인 (현) 재단법인 우리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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