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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만든 지 8년이 됐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입안자들은 이 제도를 계승했을 뿐 아니라 확대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이를 위해 학종을 옹호하는 다양한 논리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논리들은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연속 기사 '학종의 거짓말'을 통해 학종 확대론자들이 주장해온 주장들이 사실적 근거가 없음을 총 8번에 걸쳐 밝히고자 한다. 이 기사는 그 다섯번째 글이다. [편집자말]
서울대학교 정문
 서울대학교 정문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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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는 전체 모집인원의 약 50%를 선발하는 학생부 종합전형을 시행하고 있다. 명칭은 '수시 일반전형'이다. 서울대는 이러한 전형이 생긴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특목고와 자사고에 엄청난 특혜를 주어왔다.

수능에 응시하는 전국 고등학생에서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이 차지하는 비중은 5.2% 수준(2017년)이지만, 이들은 서울대 합격자의 64%를 차지한다. 반면에 수능 응시생의 거의 95%를 차지하는 일반고 출신은 이 전형의 합격자 중 고작 35%를 차지할 뿐이다. 서울대의 이와 같은 전형결과가 "불공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학종 확대론자들은 다음과 같이 주장하면서 서울대를 옹호했다.

'서울대 학종에는 '수시 일반전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균형선발(지균)'도 있다. 그리고 서울대는 지균을 통해 일반고를 배려해왔다. '수시일반전형'과 '지균'을 합해서 서울대 학종 전체를 보면 일반고와 특목고 자사고 합격자의 비중이 비슷한 균형을 이룬다. 그러므로 서울대 '수시일반전형'만을 학종으로 계산하는 것은 학종 선발 결과를 왜곡하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이었던 권오현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정시모집을 확대하면 서울 특정 지역이나 자사고·특목고의 합격생이 크게 늘어날 것이며...(중략)...정시 비중을 늘리면 일반고를 배려하기가 힘들다." (한겨레신문 2016년 4월 17일)

즉, 정시는 일반고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서울대는 수시를 통해서 일반고를 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수시일반전형에는 특목고와 자사고 합격자가 훨씬 더 많다. 따라서 결국 권오현 교수가 말하는 "일반고에 대한 배려" 주장은 '지역균형 선발'을 통해서 일반고를 많이 뽑아주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역균형에서 일반고 합격자는 얼마나 될까?

2021학년도 서울대는 '지역균형'으로 총 738명 선발했다(서울대 전체의 21.7%). 이 중 696명, 94.3%가 일반고 출신 합격자다(일반고에 자립형 공립고등학교 포함). 따라서 이 자료만 보면 서울대는 '학종 지역균형'은 일반고를 대단히 배려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서울대가 학종 지역균형을 통해서 "일반고를 배려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우선, 서울대 지역균형은 학종으로 인해서 생긴 것이 아니다. 서울대의 지역균형은 학종이 있기 훨씬 이전인 2006학년도부터 시행된 전형이다. 지역균형을 학종 방식으로 바꾼 것은 2013학년도부터다. 따라서 서울대 지역균형은 학종 이전의 지역균형과 학종 지역균형으로 구분된다.

그리고 학종 지역균형 이전에도 지역균형의 합격자는 일반고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오히려 서울대 지역균형은 학종방식으로 바뀐 다음부터 일반고의 합격자 비중이 학종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다. [표 1]은 2006년부터 2021학년도까지 서울대 지역균형 합격자 중에서 일반고 출신의 비중을 보여준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합격자 중 일반고 비중 변화
 서울대 지역균형선발 합격자 중 일반고 비중 변화
ⓒ 서울대학교 모집결과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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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2012학년도까지는 학종 이전의 지역균형이고 2013학년도부터는 학종 지역균형이다. 학종 이전의 지역균형에서 일반고 합격자는 7년간 평균 99.5%였다. 반면 지역균형이 학종 방식으로 변경된 이후 일반고 합격자 비율은 평균 94.2%로 줄었다. 즉, 서울대는 지역균형을 학종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일반고를 배려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반고의 합격자 비율을 평균 5.3% 하락시켰다.

그런데 왜 지역균형을 학종으로 바꾸면서 합격자 중에서 일반고의 비율이 하락한 것일까? 그리고 학종 이전의 지역균형에서는 어떻게 일반고 비중이 99.5%에 이를 수 있었을까? 이것은 전형방식의 변화를 보면 이해가 된다.

학종 이전의 지역균형은 2단계로 선발했다.

⦁ 1단계 : 내신성적 (100)
⦁ 2단계 : 내신성적(75)+서류(12.5)+면접 구술(12.5)

따라서 학종 이전의 지균에서는 내신성적이 결정적인 요소였다. 그리고 이때에는 일반고의 합격률이 평균 99.5%다. 반면에 학종 지균은 다음과 같이 선발한다.

⦁ 서류 평가+면접 평가를 종합해서 일괄 선발

그리고 여기서 서류평가는 학생부+자기소개서+추천서 등 제출된 서류를 종합해서 정성평가로 채점한다. 이렇게 되면 내신성적의 반영비율이 얼마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내신성적도 서류평가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류평가는 종합적인 정성평가여서 그만큼 대학에서 소위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면접도 그 반영비율이 얼마인지 알 수 없고, '대학의 재량'에 따라 비중이 얼마든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이 서울대가 지역균형의 선발방식을 학종으로 바꾸면서 합격자 중에서 일반고의 비율은 평균 5.3% 줄어들었고, 그만큼의 비율은 고스란히 자사고 출신에게 돌아갔다.

만일 서울대가 지역균형을 학종으로 변경하지 않고 이전과 같이 1단계에서 내신성적 100%로 선발했다면 일반고의 합격자 비중은 94.2% 수준이 아니라 99.5% 수준을 유지했을 것이다.

따라서 서울대가 학종을 도입하면서 가져온 결과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전체모집인원의 50%를 선발하는 학종 수시일반을 통해서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에게 특혜를 주어왔고, 전체 모집 인원의 20%를 선발하는 지역균형도 학종으로 변경함으로써 일반고 합격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축소시킨 것이다. 

결국, 서울대는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서 고교 서열화를 부추기고, 대입제도의 불공정성을 극대화하는 첨병의 역할을 해온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이현은 공항중학교 교사로 재직했고, 전교조 가입으로 해직됐다. 1994년 복직했지만, 경제적 형편으로 인해 곧 학교를 그만두고 학원 강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에는 스카이에듀라는 수능업체의 대표를 지냈다. 2014년 사교육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2015년 재단법인 우리교육연구소를 설립했으며, 이후 우리나라 교육정책 전반에 대해 "사실적 근거"에 기반한 연구와 "합리적 대안" 모색을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 글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일부 수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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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공립중학교 교사 전교조 해직교사 (전)학원 강사 및 스카이에듀 대표이사 (현 )교육비평 발행인 (현) 재단법인 우리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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