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서 조니 오브라이언트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DB는 11일 오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4라운드 전주 KCC와의 홈 경기에서 82-74 8점 차 승리를 거두고 2연승을 질주, 고양 오리온과 함께 공동 5위가 됐다.

올 시즌 리그 최고의 스타플레이어인 허웅(33분59초, 15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과 레나드 프리먼(14분 13초, 11점 3리바운드), 이준희(19분 29초, 10점 1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러나 바로 이 선수, 오브라이언트를 빼놓고 이 경기를 논할 수 없을 정도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11일 KCC와의 홈 경기에서 더블더블 활약을 선보인 DB 외국인 선수 조니 오브라이언트

11일 KCC와의 홈 경기에서 더블더블 활약을 선보인 DB 외국인 선수 조니 오브라이언트 ⓒ KBL(한국프로농구연맹)

 
1쿼터에는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선발 출전 이후 1쿼터 8분 가까이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오브라이언트가 시도한 2점슛, 3점슛 모두 림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리바운드 5개를 기록하는 데 그쳤고, 결국 2분 6초를 남겨두고 프리먼이 오브라이언트의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교체 출전했다.

벤치에서 출발한 2쿼터에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프리먼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사이 오브라이언트는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고, 2분여를 남긴 시점에서 투입돼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1점 차의 근소한 리드로 전반을 마친 이상범 감독도 이 점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3쿼터였다. 3쿼터 중반 정호영이 3점슛을 만드는 과정서 어시스트를 기록하더니 허웅의 패스를 받아 본인의 손으로 직접 외곽포를 쏘아올리기도 했다. 리바운드 가담에 만족해야 했던 오브라이언트의 이날 첫 득점이었다.

4쿼터가 백미였다. 3점슛 3개를 포함해 무려 13점을 몰아넣었다. 1, 2쿼터만 해도 슛을 시도할 때마다 번번이 들어가지 않았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4쿼터 후반까지 KCC에 추격을 당하면서 쫓겼던 팀 입장에서도 오브라이언트의 활약이 반갑기만 했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DB의 승리로 마무리됐고, 25분 47초 동안 경기를 소화한 오브라이언트의 최종 기록은 18점 13리바운드 1어시스트였다.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32점)을 기록한 KGC전 못지 않은 활약이었다.

계속되는 동행... 6강 PO 경쟁 중인 DB에 보탬될까

올 시즌 DB는 외국인 선수로 그렇게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팀 중 하나로, 오브라이언트의 경우에도 부상으로 이탈한 얀테 메이튼의 대체 선수로 오게 됐다. 당시 오브라이언트와 DB는 계약 기간을 8주로 합의했고, 원래대로라면 지난 3일 수원 KT와의 원정 경기가 마지막 경기였다.

그러나 DB는 오브라이언트와 다시 한 번 손을 잡기로 결정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를 구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자가격리 및 리그 적응 기간 등을 고려했을 때 오브라이언트보다 더 뛰어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 시즌 평균 득점 12.1점, 야투율 40.4% 등 여러 지표를 살펴봤을 때 어떤 부문에서도 오브라이언트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자밀 워니(서울 SK), 오마리 스펠맨(안양 KGC), 앤드류 니콜슨(대구 한국가스공사) 등과 같은 수준급 외국인 선수에 비하면 아쉬움이 존재하는 게 사실이다.

그나마 계약 연장 이후 최근 3경기 중 2경기(8일 KGC전, 11일 KCC전)에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희망을 엿봤다. 분명 달라진 것은 맞다. 이제는 기복을 줄이면서 안정감까지 더하는 게 관건으로, 부족한 부분까지 보완한다면 DB의 외국인 선수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진급 선수들의 활약, 강상재의 가세 등으로 시간이 흐를수록 완전체에 가까워진 DB는 19일까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한다. 20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을 시작으로 후반기 일정에 돌입하는 DB에 오브라이언트가 큰 힘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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