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가 안방에서 최하위 하나원큐를 꺾고 3연승을 내달렸다.

박정은 감독이 이끄는 BNK 썸은 10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하나원큐와의 홈경기에서 62-54로 승리했다. 시즌 개막 후 4승 13패의 성적으로 2021년 일정을 마감했던 BNK는 새해 들어 최근 3연승을 포함해 3승 1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4연패에 빠진 4위 삼성생명 블루밍스(7승 13패)와의 승차를 반경기로 좁혔다(7승 14패).

BNK는 4년 차 가드 이소희가 4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18득점 10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맹활약했고 센터 진안이 14득점 10리바운드 2스틸 2블록슛, 포인트가드 안혜지가 6득점 6어시스트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새해 BNK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일등공신은 역시 3연승 기간 동안 경기당 30분 이상의 출전시간과 함께 내외곽을 넘나들며 BNK를 이끌고 있는 베테랑 포워드 김한별이다. 

대형 트레이드로 영입한 김한별의 부진
 
 전반기의 김한별은 삼성생명 시절에 보여준 뛰어난 기량을 전혀 선보이지 못했다.

전반기의 김한별은 삼성생명 시절에 보여준 뛰어난 기량을 전혀 선보이지 못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여자프로농구에는 김단비(신한은행 에스버드)나 박혜진(우리은행 우리원)처럼 한 팀에서만 10년 넘게 활약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많다. 하지만 KB스타즈의 강이슬과 우리은행의 김정은, 신한은행의 이경은, 한채진, BNK의 강아정처럼 FA로 팀을 옮긴 선수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FA 이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트레이드는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특히 각 팀 전력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는 주축 선수들 간의 트레이드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좀처럼 대형 트레이드가 없는 여자프로농구에서 2021년 5월 삼성생명과 BNK, 하나원큐가 포함된 대형 삼각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삼성생명은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 MVP에 선정됐던 김한별과 2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BNK로 보내고 슈터 구슬과 1라운드 신인 지명권을 받았다. 삼성생명은 곧바로 트레이드로 영입한 구슬을 하나원큐로 보내고 지난 시즌 신인왕 강유림과 신인지명권 2장을 얻었다.

장기적으론 이 트레이드가 어떤 평가를 받을지는 알 수 없지만 당장 2021-2022 시즌 전력에 큰 효과를 봤다고 평가 받은 팀은 BNK였다. 안혜지와 이소희, 진안 등 젊은 선수들이 팀의 기둥으로 자리를 잡고 있던 BNK에 내외곽 플레이에 모두 능하고 우승경험까지 갖춘 베테랑 김한별이 가세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농구팬들이 BNK가 창단 후 첫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론이고 우승에 도전하기에도 손색 없는 전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본 결과 BNK의 전력은 농구팬들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젊은 가드 콤비 안혜지와 이소희, 센터 진안은 꾸준한 활약을 해줬지만 BNK에 부족한 '경험'을 채워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두 베테랑 김한별과 강아정의 부진은 예상 밖이었다. 물론 강아정이 발목, 김한별이 복부근육과 무릎에 부상이 있었지만 코트에 들어온 시간에도 두 선수는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이 많은 BNK에서 리더 역할을 해줄 거라 기대했던 김한별은 전반기 내내 출전시간 20분을 채 넘기지 못하면서 박정은 감독과 BNK팬들을 실망시켰다. 결국 비 시즌 동안 가장 확실한 전력 보강을 했다고 평가 받았던 BNK는 2021년을 4승 13패의 아쉬운 성적으로 마쳤다. BNK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기는커녕 하나원큐에게 최하위 자리를 내줄 것을 걱정해야 할 처지로 전락하며 우울하게 새해를 맞았다.

최근 3경기서 BNK의 에이스로 맹활약
 
 김한별은 최근 3경기에서 모두 30분 이상의 출전시간을 기록하며 BNK의 3연승을 견인했다.

김한별은 최근 3경기에서 모두 30분 이상의 출전시간을 기록하며 BNK의 3연승을 견인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BNK는 1월 1일 신한은행과의 새해 첫 경기에서도 리바운드에서 25-36, 3점슛 성공률에서 38.9%-50%로 열세를 보이면서 61-72로 패하며 시즌 14번째 패배를 당했다. 김한별은 이날 경기에서 일찌감치 파울트러블에 걸리며 22분 동안 2득점 4리바운드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렇게 최악의 시즌을 보내며 30대 중반을 넘긴 나이를 실감하던 김한별은 5일 하나원큐와의 원정경기부터 완전히 달라진 플레이를 선보였다.

김한별은 5일 하나원큐와의 경기에서 31분 30초를 소화하며 20득점 15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로 맹활약하며 BNK의 75-74 역전승을 이끌었다. 3개의 3점슛은 모두 림을 외면했지만 75%(6/8)의 2점 성공률과 88.89%(8/9)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효율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특히 김한별은 71-71 접전 상황에서 결승 자유투와 쐐기 골밑슛으로 연속 4득점을 기록하며 승부처에서 경기를 지배했다.

김한별은 이틀 후 '친정' 삼성생명을 만난 홈경기에서도 11득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BNK의 연승에 기여했다. 이날 김한별은 필드골 성공률이 30.77%(4/13)에 그쳤을 정도로 슛감이 좋지 않았지만 진안보다 더 많은 리바운드, 안혜지보다 더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높은 팀 공헌도를 보였다. 5일 하나원큐전과 7일 삼성생명전은 김한별이 BNK라는 팀에 완전히 녹아 들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들이었다.

BNK와 김한별은 다시 이틀을 쉬고 10일 하나원큐를 안방으로 불러 5일 만에 리턴매치를 치렀다. 그리고 5일 전 1점 차로 접전을 벌였던 것과 달리 이날 BNK는 2쿼터부터 리드를 지키며 8점 차의 무난한 승리를 따냈다. 이날 정확히 30분을 소화한 김한별은 12득점 15리바운드 5어시스트 1스틸로 내외곽을 넘나들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김한별은 최근 3경기에서 14.3득점 12.7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김한별은 지난 시즌 KB와의 챔피언 결정전에서 5경기 평균 20.8득점 7.8리바운드 5.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삼성생명을 우승으로 이끌고 챔프전MVP에 선정됐다. 이번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BNK에 어우러지지 못하던 김한별은 4라운드 중반부터 출전시간이 늘어나면서 개인과 팀 성적이 함께 올라가고 있다. BNK가 남은 9경기에서도 김한별이 건강하게 경기당 30분 안팎의 출전시간을 소화할 수 있다면 창단 첫 봄 농구 진출도 충분히 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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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삼성생명 2021-2022 여자프로농구 BNK 썸 김한별 3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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