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4명의 선수가 시장에 나온 2022 FA 1호 계약 주인공은 한화 이글스의 주전 포수 최재훈이었다.

한화는 27일 오후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최재훈과 5년 총액 최대 54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33억원, 옵션 최대 5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어 "주전 포수로서 팀 내 입지와 영향력을 고려,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는 판단으로 발빠르게 내부 FA 최재훈과 협상해 계약을 이끌어냈다. 팀에 대한 애정이 깊은 최재훈 역시 계약서에 사인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FA 계약을 마무리한 이후 기념 촬영을 진행한 정민철 단장(왼쪽)과 최재훈(오른쪽)

FA 계약을 마무리한 이후 기념 촬영을 진행한 정민철 단장(왼쪽)과 최재훈(오른쪽) ⓒ 한화 이글스


트레이드부터 FA까지, 팀의 중심으로 거듭난 최재훈

2017년 4월, 최재훈은 신성현(두산 베어스)과 1:1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당시 차일목, 조인성 등 베테랑 포수를 정리함과 동시에 세대교체를 꾀했던 한화 안방의 사정을 고려하면, 한화로선 최재훈 카드가 '즉시전력감'이나 다름이 없었다.

실제로 이적 직후 주전 포수 중책을 맡게 된 최재훈은 두산 시절보다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커졌고, 올해까지 매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수비는 물론이고 단점으로 지적됐던 공격력까지 보완해 나가면서 점점 완성형 포수에 가까워졌다. 지난해에는 데뷔 첫 3할 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부임한 올 시즌에는 포수 포지션으로선 조금 이례적인 2번 타순에 배치됐다. 정은원-최재훈 테이블세터로 상위타선의 공격력을 더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었고, 결과적으로 최재훈은 그 믿음에 부응하는 모습이었다.

허관회 등 백업 포수들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당장 최재훈을 대체할 포수가 보이지 않았던 만큼 올겨울 한화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최재훈과의 재계약이었다. 게다가 안방 보강을 원하는 팀들이 영입전에 뛰어들 경우 상황이 더 복잡해질 수 있어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다행히 선수 측도, 구단 측도 일사천리로 계약에 합의하는 것을 원했고 예상보다 빠르게 도장을 찍었다. 최재훈은 계약 이후 "좋은 조건을 제시해주신 구산에 감사드린다. 처음에 트레이드 됐을 때 향후 10년은 뛰겠다고 팬들에게 말씀드린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빠르게 집토끼 단속 마친 한화, 대어급 FA 정조준?

아직 외국인 투수 킹험과 카펜터의 재계약 여부가 불확실하고, 페레즈를 대신할 새 외국인 타자도 찾아야 한다. 국내 선수들과의 연봉협상도 남아있다. 그래도 한화 입장에서는 주전 포수를 재계약함으로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올 시즌부터 확실한 리빌딩 작업에 돌입한 만큼 내년 시즌에도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가을야구를 목표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외부 FA를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노시환, 하주석, 정은원 등 주전 선수가 정해져 있는 내야진에 비하면, 외야진이 다소 헐거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새 외국인 타자의 포지션에 따라 유동적일 수는 있겠지만, 야수진 사정을 놓고 본다면 외야진 보강이 시급하다.

게다가 박건우와 김재환(이상 두산), 박해민(삼성 라이온즈), 김현수(LG 트윈스) 등 내로라하는 FA 외야수들이 대거 협상 테이블에 앉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다. 공수 양면에서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어 내부 FA 단속을 마친 한화가 좀 더 욕심을 낼 가능성이 열려 있다.

FA 1호 계약이 이뤄졌기 때문에 서로 눈치를 보기에 바빴던 다른 팀들 역시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 FA를 단속해야 하는 팀은 물론이고 SSG 랜더스, KIA 타이거즈 등 외부 FA 영입에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팀들 역시 바빠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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