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데뷔 첫해부터 그라운드 안팎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던 '추추트레인' 추신수를 내년에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추신수의 소속팀 SSG 랜더스는 16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추신수가 연봉 27억 원에 2022시즌 재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올 시즌과 같은 연봉에 도장을 찍은 추신수는 이미 미국으로 건너간 상태로, 현지시간 기준으로 15일 팔꿈치 인대 수술을 진행했다. 내년 스프링캠프에 맞춰서 팀에 합류할 예정이며, 현재 계획대로라면 개막전 엔트리 합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시즌 팀 사정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후배들을 이끌면서 무사히 시즌을 완주한 추신수(오른쪽)

올 시즌 팀 사정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후배들을 이끌면서 무사히 시즌을 완주한 추신수(오른쪽) ⓒ SSG 랜더스

 
최고령 20-20 달성, 실력으로 증명한 해외파 추신수

지난 겨울, 추신수가 KBO리그에 입성한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뉴스거리였다. 귀국길부터 자가격리 해제 후 첫 행보, 시범경기와 정규시즌 개막전까지 많은 기자들이 그의 일거투일투족을 따라다니기에 바빴다.

예상했던 것에 비해서 시즌 초반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고 부진이 장기화되자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던 추신수는 '베테랑'답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KBO리그에 적응해 나갔다. 기량을 맘껏 뽐내기 시작한 그는 7월이 되기도 전에 두 자릿수 홈런 및 도루를 기록했다.

조금씩 정상 궤도에 진입하던 추신수와 달리 팀 사정은 썩 좋지 않았다. 5월 말 국내 선발 문승원과 박종훈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하고, 이후 한방을 갖춘 타자들도 기복을 보이면서 전반기 내내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그의 꾸준한 활약이 더 돋보였다. 

팀과 선수 모두 여름을 지나 날씨가 조금씩 쌀쌀해지자 스퍼트를 내기 시작했고, SSG는 5강 경쟁 대열에 합류할 수 있었다. 20-20까지 홈런 1개만을 남겨두던 추신수도 마침내 10월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20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KBO리그 역대 최고령' 20-20을 달성했다.

비록 정규시즌 최종일에 진행된 KT 위즈와의 홈경기서 패배해 팀의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됐으나 추신수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선수단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외국인 선수 영입을 비롯해 스토브리그 기간 동안 어느 정도 전력 보강이 이뤄진다면 내년에는 SSG가 5강 이상의 성적을 낼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인프라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했던 추신수, 모교인 부산고등학교를 방문했을 당시 모습

인프라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했던 추신수, 모교인 부산고등학교를 방문했을 당시 모습 ⓒ SSG 랜더스


누구보다 한국 야구에 진심인 추신수

유니폼을 입고 뛴 것만큼이나 그라운드 밖에서도 추신수는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오랜 미국 생활을 통해 인프라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 한국 야구의 인프라에 대해 누구보다 더 강하게 목소리를 냈던 인물이 바로 추신수였다.

'한국 야구의 메카'라고 불리는 잠실 야구장 원정 라커룸의 열악함을 지적했으며, 좋은 리그와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현실을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적잖은 연봉을 받고 SSG 유니폼을 입게 된 추신수는 후배들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부산고등학교 등 자신의 모교를 방문해 장학금을 전달하는가 하면, 사비로 팀 내 후배들에게 야구 장비를 선물해주기도 했다. 

추신수의 재계약 소식은 SSG 입장에서도, 또 조금이라도 변화의 움직임을 가져가야 할 KBO리그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적잖은 나이임에도 1년 더 SSG와 동행을 이어가기로 한 추신수의 2022년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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