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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가 운영하는 광주청년드림은행에서 제작한 일러스트.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가 운영하는 광주청년드림은행에서 제작한 일러스트.
ⓒ 광주청년드림은행, 일러스트 작가 윤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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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남원 출신인 도현(가명)씨는 청소년 시절 아버지에게 심한 가정 폭력을 당했다. 때문에 전남 모 대학에 진학한 이후에는 아예 가족과 관계를 끊었다. 혈혈단신, 타지에서의 대학 생활은 그에게는 버거운 일이었다. 무엇보다 기본적인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대학에 진학한 2013년부터 2021년 3월까지 12차례에 걸쳐 총 1800만 원의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도현씨에게 대학은 미래의 희망을 상징했다. 어떻게든 대학을 졸업해야만 삶이 나아진다고 믿었다. 그래서 국문학과 독문학을 복수전공하며 열심히 학업에 임했다. 그러나 그는 2021년 현재에도 여전히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상태다.

불법대출인 줄 모르고... 징역형 판결

대학을 다니는 동안에도 그의 삶에는 안정이 없었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휴학과 복학을 반복했다. 돈을 벌기 위해 대형마트에서 1년간 일하기도 했다. 2019년 10월까지 공장 등을 전전했고, 작년에 잠깐 대학을 다닌 후 올해 초에는 광주에 왔다. 학자금 대출로 마지막 학기 학비는 마련했지만, 생활비가 없었다. 현재 도현씨는 아르바이트 면접 등을 보면서 일거리를 찾고 있다.

대학교를 다니던 중 우울증 진단을 받은 도현씨는 4급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았고, 아직 병역 문제도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는 보증금 50만 원에 월 26만 원을 내고 허름한 원룸에 머물고 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있을 건 다 있어서" 그나마 만족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교를 홀로 다니는 동안 도현씨는 여러 차례 대출을 받았다.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당장의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대출처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에 '내구제 대출'을 받았던 적도 있다. 나를 구제하는 대출이라는 뜻을 가진 내구제 대출은 대출 희망자가 본인 명의 휴대폰을 개통하여 업자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도현씨는 업자의 요구대로 휴대폰을 개통해서 넘겼다. 업자는 해당 휴대폰을 판매한 후 도현씨에게 현금을 건넸다. 그러나 이를 통해 얻게 된 돈은 소액이었고, 매달 통신사로부터 통신요금과 기기값이 청구되었다.

이후 대학생도 가능한 신용대출을 알아보던 도현씨는 사기 대출에 연루되기도 했다. 돈이 필요한 다른 대학생들을 모집해오면 대출을 실행해줄 수 있다는 업자의 말을 믿고 대출 희망자를 모집했다. 또 본인 명의 통장을 업자에게 빌려주었는데, 해당 통장이 대포통장으로 이용되었다.

결과적으로 도현씨는 업자로부터 약속받은 대출을 받지 못했다. 몇몇 희망자를 알선해준 일로 얻게 된 이득도 없었다. 그러나 사기 대출 사건과 관련하여 조사 대상이 되었다. 도현씨는 통장을 빌려준 일과 대출 희망자를 모집해서 업자에게 연결시켜준 일이 범죄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현재 도현씨는 주기적으로 보호관찰소에서 관리받고 있다.

청년의 삶, 어디까지 내몰릴 수 있나

얼마 전 도현씨가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에 찾아왔다. 광주에는 지역 청년들의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민단체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아래 광주 청지트)'가 있다. 도현씨는 광주 청지트에서 1:1 내지갑상담을 받았다. 내지갑상담은 청지트가 고안한 청년 맞춤형 재무상담이다.

도현씨의 고민은 역시 부채 문제였다. 단기카드대출 37만 3천 원, 밀린 카드값 273만 원, 통신사 소액결제 90만 원까지 약 400만 원을 갚지 못하고 있었다. 모두 생활비가 빠듯할 때 우선적으로 발생하는 생계형 부채들이었다.

여기에 취업 후 상환에 해당하는 학자금 대출 1800만 원을 더해 부채만 약 2200만 원이었다. 하지만 도현씨에게는 이렇다 할 저금이 없었다. 지금 당장 벌어들이는 돈도 없기 때문에 연체가 지속될 수밖에 없었다. 상담사는 도현씨가 추후 채무조정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상세히 안내했다.

더 심각한 건 마음의 병이었다. 고단했던 지난 삶에서 비롯된 심리적인 외상이 도현씨를 힘겹게 했다. 멈추지 않고 나아가기에는 많이 지친 상태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도현씨에게는 잠시 숨을 고르고 쉬어갈 여유가 없었다. 당장 일을 하지 않으면 부채 문제가 더 악화되고, 생활이 빠듯해지기 때문이었다.

도현씨는 당분간 광주에 남아 일자리를 알아보고 돈을 모아 급한 부채를 해결하기로 했다. 이후에는 마지막 학기 등록금을 납부하고 대학을 졸업할 계획이다.

광주 청지트 주세연 센터장은 "이 사례는 사회적 안전망 없이 홀로 선 청년의 삶이 얼마나 어렵고 또 어디까지 내몰릴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기초적인 생활권에 해당하는 생계급여, 주거, 의식주 어느 것 하나 보장해줄 수 없는 안전망 없는 사회 구조가 금융소외청년들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센터장은 또 "한 청년이 금융소외에 이르는 상황은 총체적이다. 그가 처한 환경 때문에 특정 선택지를 강요받거나 힘겨운 사건을 겪기도 한다"며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에 최선을 다해도 무엇 하나 쉽지 않은 삶에 대해서도 많은 분들이 주목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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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 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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