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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가 운영하는 광주청년드림은행에서 제작한 일러스트.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가 운영하는 광주청년드림은행에서 제작한 일러스트.
ⓒ 광주청년드림은행, 일러스트 작가 윤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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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서 투자(빚투) 안 하면 바보라고 하더라고요."

광주에 사는 대학생 대현(가명)씨는 최근 불어난 대출로 고민에 빠져있다. 처음에는 친구들에게 투자 권유를 받았다. 알트코인(비트코인의 대안으로 도입된 암호화폐)에 투자하기만 하면 돈이 복사되듯 늘어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투자에 동참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대현씨는 수업을 듣고 남는 시간에 월급 60만 원을 받고 치킨집 아르바이트를 했다. 정기적인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쉽게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생활비를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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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친구들과 알트코인에 대한 이야기를 한 직후 카드사에서 문자가 왔다.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금리를 2% 할인해주겠다는 내용의 문자였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들어가 보니, 대부분의 코인들이 20~30% 상승 중이었다. 알트코인에 몇 시간만 돈을 넣어두어도 하루 종일 일해서 버는 6만 원보다 큰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카드론을 통해 연 이율 19.9%로 300만 원을 대출받았다. 1년 이자가 19.9%니까, 하루에 20% 버는 알트코인에 투자하면 이자는 큰 문제가 아닐 거라고 판단했다. 대출 과정은 쉽고 간편했다. 깔끔한 인터페이스를 갖춘 카드사 어플의 지시를 따르기만 하면 됐다. 오가는 숫자가 가볍게 보여, 돈에 대한 감각이 무뎌졌다. 

하지만 대현씨는 코인 투자에 실패했다. 첫날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3일 투자'도 장기 투자라는 코인판에서 이리저리 종목을 바꾸던 중 하락장을 맞았다. 초조한 마음에 현금서비스로 100만 원을 받아 추가 투입했지만, 결국 원금의 대부분을 잃었다. 당장 한 달 뒤에 갚아야 하는 현금서비스를 상환할 돈이 없었다. 

결국 대현씨는 저축은행에서 연 이율 18%로 800만 원을 추가로 대출받았다. 자산은 커녕 월급 60만 원을 제외하고는 그 어떤 소득도 없었지만, 저축은행 측은 그 어떤 확인 절차도 없이 비대면으로 대출을 승인해 주었다. 대출받은 돈으로 장기카드대출과 현금서비스를 상환했다. 그런데 그 사이 대현씨가 팔고 나온 알트코인이 29% 상승했다. 

손해 봤다는 기분이 든 대현씨는 남은 돈을 모두 알트코인에 넣었다. 이제서야 존재를 알게 된 근로자 햇살론을 통해 연 이율 7.4%로 700만 원을 추가로 대출받아서 투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폭락장이 왔다. 이후 알트코인들은 상승하지 않았다. 지루한 횡보가 지속되었다. 조급한 마음에 주목받는 종목으로 돈을 옮기길 반복하자, 손해만 더 늘었다. 

올해 6월 대현씨는 남은 투자금을 정리한 후 코인 시장에서 빠져나왔다. 이때까지 그가 잃은 돈은 월급과 대출금을 합해 약 2100만 원에 달했다. 이중 1900만 원이 3차례에 걸친 대출에서 발생했다. 앞으로 갚아야 할 돈만 1500만 원이 넘었다. 

대현씨는 괴로움과 불안감에 시달렸다. 특히 이 모든 과정이 스스로의 선택에서 비롯되었다는 자책감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겨워졌다. 부모님께 이야기하지도 못했다. 늘 기대하는 눈빛을 내비쳐 왔던 두 분이 실망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대출 권하는 사회, 이대로 괜찮을까

광주에는 지역 청년들의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민단체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아래 광주 청지트)'가 있다. 대현씨는 광주 청지트에서 1:1 내지갑상담을 받았다. 내지갑상담은 청지트가 고안한 청년 맞춤형 재무상담이다. 

대현씨는 청지트 상담사와 함께 대출 상환 계획을 수립했다. 안정적인 부채 상환을 위해 소비 유형을 분석한 후 소비 계획도 마련했다. 그러나 월 60만 원으로 만들 수 있는 변화는 많지 않았다. 당장 근로자 햇살론에 매달 14만 원, 저축은행에 매달 30만 원을 상환해야 했다. 

결국 대현씨는 휴학을 결심했다. 더 긴 시간 일해서 빚을 갚은 후 학교로 돌아올 계획을 짰다. 조금 더 학교를 다닌 후 취업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부채 때문에 온전히 공부에 집중하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취업 준비를 멈추고 돈을 벌기로 했다. 단기적인 일자리를 구하는 것보다 취업 준비를 통해 안정적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더 좋다는 걸 알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부채상환금이 시야를 좁게 만들었다. 

최근 대현씨처럼 무리한 '빚투'에 나섰다가 곤경에 처한 청년들이 늘고 있다. 지난 27일 금융감독원이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대의 은행 대출 잔액은 2017년 1분기 16조 400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43조 6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2018년 1분기 전년 대비 17.7%였던 20대의 은행 대출 증가율은 올 1분기에는 33.3%가 됐다.  

지난 6월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부실위험 등 악성대출 가능성이 높은 20대 카드론 대출잔액이 8조 원 수준으로 전년 말 대비 1조 1410억 원(16.6%) 증가했다. 카드론은 은행에서 대출이 잘 나오지 않는 소상공인과 청년들이 주로 이용한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고, 절차와 조건이 은행 대출에 비해 간소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2의 '카드대란'을 우려하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카드대란'은 지난 2002년 카드사가 보유한 부실채권이 급증하면서 수백만 명의 신용유의자(옛 신용불량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광주 청지트 주세연 센터장은 "급여가 100만 원이 넘지 않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들도 신용카드 발급과 2000만 원 가량의 신용대출이 너무나 쉽게 가능하다"며 "대출의 목적과 상환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진행되는 지금의 대출 실태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 센터장은 또 "비대면으로 편리함을 앞세운 모바일 대출들이 적극 도입되면서 무분별한 대출이 실행되고 있다"며 "일을 통해 버는 소득보다 투기를 통해 얻는 소득이 더 커 보이는 지금, 혼란스러운 상황을 틈 타 손해를 입거나 피해를 보는 이들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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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 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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