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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코노미스트의 말에 의하면 주식투자는 물 위에 떠 있는 게임이라고 한다. 물 위에 잘만 떠 있으면 언젠간 바다에 도달할 수 있다고. 그런데 대부분이 더 빨리 가려고 욕심을 내다 무리하여 중간에 빠진다고. 무리하지 않는데 나의 처절한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기자말]
초심자의 행운이 위험한 것은 그 행운의 반복이 사람을 낙관적으로 만드는 동시에 아쉬움을 갖게 한다는 데 있다. '그때 천만 원을 넣었으면...', '그때 일억을 넣었으면...' 하는 일확천금의 꿈을 주입받게 되는 건 시간 문제. 그리고 그런 낙관주의적 편향에 의해 마련된 실패의 장은 제법 따가운 아픔을 남긴다.

이번엔 평범한 직장인이 급등주에 빠지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여실히 드러내 보고자 한다. 역시나 내 이야기다. 멋모르고 날뛰었던 나란 인간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
 
왜 그랬을까...
▲ 급등주에 빠진 직장인 왜 그랬을까...
ⓒ 남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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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한 번. 급여라는 이름의 돈을 드문드문 받는 탓인지, 직장인에게 급등주로 번 돈은 찬란함 그 자체였다. 그래서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환상의 불꽃에 너도나도 뛰어든다. 불나방의 퍼레이드.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이럴 때면 떼로 몰려다니기도 한다. 날개가 타들어가도 서로 으쌰으싸를 외치며 불길을 참아낸다. 어이없는 다짐과 의리. 그 순간만큼은 그 무엇보다 중요했던 투자 포인트였다. 

평범한 직장인이 급등주 추종자가 되면 자연스레 일어나는 일들이 있다. 우선적으로 시세의 급등락은 직장인의 손에서 일을 놓고 스마트폰을 쥐게 한다. '손이 가요 손이 가~' 누구나 아는 그 맛난 과자보다 더 자주 손이 간다. 자연스레 따라오는 배터리 방전은 덤. 평소엔 이틀도 지속되던 배터리가 하루를 넘기지 못한다.

그렇게 자주 스마트폰을 쥐게 되면 자연히 눈치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무리 주식 창에 시선을 빼앗겨도 다른 사람의 시선은 단번에 알아챈다. 태생이 직장인인지 뒤에도 감각의 눈을 달고 다른 사람의 시선과 마주치면 찌릿함을 느낀다. 그럴 때면 자연스레 아랫배가 묵직해짐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나게 된다. 그리고 제 2의 근무지인 화장실을 찾는다.

급등주처럼 날뛰는 감정 
 

볼일 볼 동안만 시세를 보겠다던 다짐은 화장실 문을 잠그는 순간, 어느새 밀려든 궁금함과 욕심이라는 마음에 감금당한다. 그리고 로댕 아저씨의 생각하는 사람을 연출한다.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당연지사. 집중하지 못한 탓에 나와야 할 것은 나오지 앉고 한숨만 나온다. 무릎과 허리가 아파온다. 이 사태를 깨달았을 땐 이미 늦었다. 그렇게 뜻하지 않은 변비가 찾아온다.

그리고 찾아오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나도 몰랐던 '나'들(나의 복수형)이다. 급등 종목을 보유한 나와 종목이 급락한 날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아침, 점심, 저녁의 모습이 다르기도 하고 급등 종목을 잘 매도했는데 더 오르는 날엔 뭔가 신경질적이 되거나 해탈한 듯한 분위기를 풍기기도한다. 짐작할 수 없는 감정의 막춤은 한 개인을 살짝 미쳐 보이게 만든다고나 할까.

자꾸만 토론하고 싶어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불안한 마음에 가만있지 못하고 종목 토론방을 기웃거리게 만드는 것. 종목을 비관하는 사람의 글에 '싫어요', 종목을 낙관하는 사람의 글엔 '좋아요'를 누름으로써 아주 합리적인(?) 비판과 아주 객관적인(?) 공감을 표시한다. 그리고 믿고 싶은,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와 근거 없는 주장에 기대 마음을 다독인다.

그런 일상의 반복은 어느새 긴장의 장력을 느슨하게 만든다. 자꾸만 스마트폰으로 가던 손도 뜸해지고 감정의 날뜀도 시큰둥해진다. 무감각. 이는 다소 위험한 단계로 2~3% 주가 변동에 대해 무덤덤해지고 5~10% 정도의 등락은 있어야 비로소 변화를 느끼게 된다. 그러다 물리기라도 하면 손을 놓게 되는 때가 오는데, 이 단계로 접어들면 주식은 해서는 안 될 것의 분류에 들어가고, 드물지만 '주식하지 마라'는 가훈으로 승화되기도 한다.

이는 보통 일련의 과정을 거치지만,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뭐가 됐든 확실한 것은 일상이 점점 어긋난다는 사실이다.

급등주에 투자해 단기적인 성과를 바라는 것은 럭비공이 어디로 튈지를 예상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자신의 눈에 슬로우 모션 카메라를 장착하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은 일임에도 그걸 자꾸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마음만 먹으면 잘 할 수 있다"는 성실한 직장인은 조급하게 밖으로 내몰린다. 일 생각 밖으로, 사무실 밖으로, 내 경제적 한계 너머로...

막막함을 푸는 공식

종종 타이밍과 운빨이란 공식으로 풀이 과정 없이 정답을 찍곤 한다. 하지만 막막함이라는 문제를 푸는 공식은 '시도와 학습'뿐이다. 그러니 이 명확한 공식으로 풀이 과정을 또박또박 적어 보는 수밖에 없다.

이는 영 엉뚱한 오답을 내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노력해도 정답은 찾지 못할지 모르지만, 노력하지 않으면 오답이 터져 나오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이런 게임에선 풀이과정 자체가 채점의 영역이 되게끔 해야 한다. O, X 퀴즈를 제외하곤, 천지가 오답이고 주관식 문제임을 기억한다면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 모든 시간을 지나고 나면 생겨나는 딱 하나의 순기능을 얘기하고 마무리해야겠다. 바로 회사 일을 정말 열심히 하게 된다는 거다. 당연하게도 먹고사니즘은 일확천금보다 더 절실하다.

힘든 오늘의 회사 생활이 수익이란 꽃을 피우기 위한 비료와 이슬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힘듦을 이겨낸 그 성실함으로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길 바란다. 월급은 노력에 대한 제법 확실한 수익을 보장한다는 사실도 다시 한번 곱씹으면서 말이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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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렀지만 넌 또 모르잖아"라는 생각으로 내일의 나에게 글을 남깁니다. 풍족하지 않아도 우아하게 살아가 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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