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온두라스를 완파하며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하지만 조별리그 마지막까지 토너먼트 진출 여부를 알 수 없었던 상황. 그와 반대로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프랑스, 멕시코 등의 강국을 꺾고 가장 완벽한 성적으로 토너먼트에 진출하였다. 과연 일본 축구는 전성기를 맞이한 것일까.

다음은 지난 30일, 가이나레 돗토리와 후지에다 MYFC 등에서 활약한 일본 프로 축구선수 출신이자, 현재 J1 프로구단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고 있는 한국인 정민구씨와 비대면으로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요코하마FC에서 지도자 연수 중인 정민구씨(왼쪽) .

▲ 요코하마FC에서 지도자 연수 중인 정민구씨(왼쪽) . ⓒ 정민구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일본과 인도네시아, 국내에서 축구선수 생활을 하였고, 현재는 경기도 화성에서 유소년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정민구라고 합니다."
 
- 현재 일본에 지도자 연수 차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곳에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축구에 관하여 조금이나마 더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J1리그 요코하마 FC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고 있습니다. 요코하마 FC가 다소 생소하신 국내 축구 팬 분들께 간단히 소개해드리자면 최고령 현역 축구선수 미우라 카즈요시가 활동하고 있는 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현재 저는 이곳에서 스쿨(취미반)부터 U18 팀까지, 성인 팀을 제외한 전연령과 함께 하면서 선수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특히 U18 팀 같은 경우에는 한국과 어떤 다른 훈련들을, 어떤 목적으로 진행하는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습니다."   
 
미야하라 유지(오른쪽에서 두번째) 코치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정민구씨 .

▲ 미야하라 유지(오른쪽에서 두번째) 코치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정민구씨 . ⓒ 정민구

  
- 감바 오사카 구단의 미야하라 유지 수석코치와 각별한 인연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미야하라 유지 코치라면 꽤 큰 구단의 코치인데, 어떤 인연인가요?
"일본에서 생활한 것을 계기로 일본 사람들과 공유하고 지낸지 벌써 약 15년 정도가 됐습니다. 선수 생활 전후로 늘 사람 관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만나뵌 분들 모두에게 늘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했는데 그런 모습을 현지에서 좋게 봐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 덕분에 정말 많은 분들께 도움을 받아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현재 감바 오사카 수석 코치로 계신 미야하라 유지 코치님께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번 연수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죠. 사실 이번에 J리그 U18 구단 연수 뿐만 타구단 프로팀 연수도 계획 중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아쉽게 무산이 되었습니다."

 - 이제 본격적으로 올림픽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 팀이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데 현지 반응은 어떤가요?
"현지 방송에서 현재 일본 대표팀이 역대 올림픽 최고 멤버라는 것을 계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전 선수 11명 중 7명이 유럽에서 뛰고 있습니다. 특히 요시다 마야와 토미야스와 같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일본은 엄청난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고, 공격수 쿠보까지도 대활약을 보여주면서 모두가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고 있는 분위기 입니다."

- 우리도 현재 토너먼트에 진출했지만, 일본에 비해 부족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고 보시나요? 
"축구는 90분이라는 긴 경기 시간 중 아주 작은 것으로 인해 승부가 갈린다고 봅니다. 일본은 11명 전원이 볼을 가지고 있을 때 볼 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공수 전환 속도가 매우 빠르며, 수비 시 압박 속도와 조직력이 매우 좋습니다.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고 전체적으로 준비가 많이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많은 분들께서 일본과의 리그 규모 차이, 유소년 시스템의 차이를 언급하시는데, 전문가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유소년 선수에 대한 부분을 먼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요코하마 연수를 통해 알게 된 것은, 일본 축구가 기술과 공을 소유했을 때의 판단력을 얼마나 강조하는지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현지 코칭 스태프와 미팅을 통해 한국 유소년 클럽들은 선수들에게 좋은 피지컬과 스피드를 강조함에 반해, 일본 구단들은 기술과 판단력을 강조한다는 것을 듣게 되었습니다. 비교적 작은 신체조건이라는 단점을 오히려 활용한 것입니다. 
리그 규모 같은 경우에도 큰 차이가 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프로리그는 역사가 30년 이상이나 되었지만 승강제가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마저도 1,2부와 3,4부가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적인 부분들이 차이를 만들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이런 시스템적 차이를 따라잡기 위해선 어떤 현실적인 방안이 있다고 보시나요?
"10년 이상 일본 축구와 교류하다보니 현지 아마추어 구단이 프로구단으로 승격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또한 일본 현지에서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이 어떤 리그에 있든, 자신의 지역 팀을 열렬히 응원하여 경기장이 항상 붐비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그와 반대로 우리나라는 있던 팀들도 해체가 되고, 일부 인기 팀들의 경기장에만 관중들이 모이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우리도 지역 팀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을만한 방안을 모색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는 그런 방안 모색을 위한 노력들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 (인터뷰 당일 기준) 내일 멕시코와의 경기가 있습니다. 어떤 부분을 지켜봐야할까요?
"일본과 멕시코의 경기를 봤을 때, 멕시코 선수들의 기술이 좋고 속도가 매우 빠른것을 보았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이 빠른 속도에 대비를 잘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아주 만약에 우리가 이번 대회에서 일본을 상대하게 된다면 어떤 부분을 준비해야한다고 보시나요?
"일본은 공격시 수비지역에서 빌드업을 통해 도안 리츠와 쿠보 등 공격 자원에게 연결하는 속도가 매우 빠른 팀입니다. 일본 선수들이 가진 주무기인 패스연결이 원할하게 이뤄질 수 없도록 최전방부터 준비된 압박 플레이로 상대를 괴롭힌다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단 운영을 꿈꾸고 있는 정민구 씨 ,

▲ 구단 운영을 꿈꾸고 있는 정민구 씨 , ⓒ 정민구

 
- 마지막으로, 이번 연수 활동을 통해 장단기적으로 달성하고 싶으신 목표에 대해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프로 팀에서 지도자가 아닌 프론트로서 구단을 운영해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국내외적 네트워크가 중요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공부하면서 네트워크를 늘려갈 계획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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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FC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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