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혼성 단체전, 25일 여자 단체전에 이어 남자 단체전에서도 대한민국 대표팀이 정상에 올라섰다.

오진혁(40·현대제철), 김우진(29·청주시청), 김제덕(17·경북일고)으로 구성된 양궁 남자 대표팀은 26일 오후 일본 도쿄의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양궁 남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대만을 세트스코어 6-0(59-55, 60-58, 56-55)으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베테랑 오진혁을 비롯해 세 명의 선수는 8강전, 4강전을 거치면서 침착하게 활시위를 당겼고 결승전에서도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하면서 이번 올림픽서 대한민국 선수단에 세 번째 금메달을 안겨주었다.

치열했던 한일전, '약 0.2cm 차이'로 결승전 진출
 
 26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결승. 우승 확정 후 김제덕, 김우진, 오진혁이 환호하고 있다.

26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단체전 결승. 우승 확정 후 김제덕, 김우진, 오진혁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8강전에서 인도를 만난 대표팀은 1세트부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김우진과 김제덕이 첫 번째 화살에서 10점을 명중시켰고, 오진혁의 화살도 9점에 꽂히면서 리드를 잡았다. 남은 한 번의 기회에서는 세 명의 선수가 모두 10점을 쏘면서 59-54로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 첫 화살에서 인도가 합계 29점을 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렸지만, 이에 질세라 대한민국 대표팀 역시 같은 점수를 기록했다. 김우진, 김제덕, 오진혁은 남은 한 번의 기회를 모두 10점으로 장식하면서 59-57로 2세트를 끝냈다.

3세트 초반 인도가 연이어 흔들리기 시작했고, 두 번째 화살에서 분위기 반전에 실패하면서 54점으로 3세트를 마무리했다. 인도보다 2점을 더 많이 얻은 대한민국이 56-54로 다시 한 번 승점 2점을 획득했고, 4강 진출을 확정했다.

8강에서 미국을 꺾은 일본이 4강전 대한민국의 상대가 됐다. 58-54로 1세트를 가져간 대한민국은 54-55로 2세트를 일본에게 내줬으나, 3세트에서 58-55로 승리하면서 결승전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그러나 위기에 몰린 일본이 4세트 첫 화살에서 10점을 연이어 명중시키면서 대한민국을 압박했고, 56-53으로 승리하며 승부를 슛오프로 끌고 갔다.

슛오프에서 3발을 쏜 대한민국과 일본 모두 28점을 기록했는데, 슛오프 규정상 10점으로 향한 '막내' 김제덕의 화살(0.33cm)이 일본의 10점짜리 화살(0.577cm)보다 과녁의 정중앙에 좀 더 가깝게 꽂히면서 극적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약 0.2cm 차이로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결승전 승리로 단체전 싹쓸이 성공... 이제는 개인전 금메달 노린다

결승전에서 대만과 맞붙은 대한민국은 1세트를 59-55로 마무리하면서 기분 좋게 스타트를 끊었다. 특히 첫 번째 주자로 나선 김우진과 '맏형' 오진혁이 두 발의 화살을 모두 10점에 명중시키면서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세트에서 승점 2점을 챙긴 대표팀은 2세트에서도 좋은 흐름을 유지했다. 1세트를 패배한 대만이 58점을 기록하면서 페이스를 끌어올렸지만, 만점을 쏜 세 선수가 60점을 합작하면서 대만의 추격을 저지했다.

3세트에서 메달 색깔이 결정됐다. 대만의 첫 화살을 보고 사선에 들어선 대표팀은 세 선수 모두 9점을 쏘면서 27-27을 만들었다. 두 번째 화살에서 김우진이 9점을, 김제덕이 10점을 쐈다. 그리고 마지막 주자 오진혁이 10점을 명중시키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양궁 대표팀은 2016년 리우 올림픽에 이어 남자 단체전 2연패를 달성했다. 김제덕은 혼성 단체전에 이어 2관왕의 기쁨을 맛봤고, 9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복귀한 오진혁은 양궁 최고령 금메달리스트로 등극했다.

이제 양궁 종목에서 남아있는 금메달은 남자 개인전과 여자 개인전, 단 두 개뿐이다. 단체전의 기쁨을 뒤로하고 다시 한 번 금메달에 도전하는 양궁 대표팀은 개인전까지 이번 대회 전 종목 석권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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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양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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