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18-9로 대승했다. 롯데 선발 프랑코는 5이닝 3실점 5K로 분전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날 승리의 비결은 타선 폭발이었다. 롯데 타선은 19개의 안타(2홈런)을 때려내 18득점을 올리는 등 두산의 마운드를 뒤흔들었다. 특히 상위 타선의 활약이 돋보였는데,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선수는 4번 타자 정훈이었다.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5타수 4안타 5타점 1홈런으로 불붙은 방망이를 선보였다. 출발부터 깔끔했다. 1회말 무사 1, 2루 상황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뒤이은 타석에서는 땅볼로 물러나긴 했지만, 롯데의 빅이닝이었던 5회말에는 밥상을 차리는 역할을 했다. 두 번의 타석에서 모두 좌전 안타로 출루하며 득점 기회를 마련했고, 이는 빅이닝의 계기가 됐다.
 
7회말에는 4번 타자로서의 위엄을 과시했다. 앞선 세 명의 타자가 모두 안타로 출루해 만들어진 만루의 기회를 정훈은 홈런으로 보답하며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사직 구장의 좌측 담장을 넘기는 시원한 아치였다. 폭발적인 타격감을 뽐낸 정훈의 활약에 힘입어 롯데는 상위권 두산을 상대로 값진 승리를 거뒀고, 더불어 연승을 이어가게 됐다.
 
 이탈한 이대호를 대신해 중심 타선을 이끌고 있는 정훈

이탈한 이대호를 대신해 중심 타선을 이끌고 있는 정훈 ⓒ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빈자리를 완벽히 메우는 정훈
 
올 시즌 '7강 3약' 판도로 흘러가는 KBO리그에서 롯데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지난달 감독 교체라는 강수를 뒀지만, 9일 현재 10위에 머물러 있고, 팀 승률은 4할이 채(0.391) 되지 않는다. 불안한 마운드, 침묵하는 타선으로 인해 하위권을 전전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침체된 타선이 뼈아픈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대호가 이탈하면서 팀의 타선은 무게감을 더욱 잃었다. 올 시즌 35경기에 출장해 타율 0.328 28타점 8홈런 OPS 0.930으로 베테랑으로서 팀의 타선을 이끌었던 이대호가 지난달 18일 허리 통증으로 인해 1군에서 말소됐고, 아직까지 1군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훈이 이대호를 대신해 중심 타선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올 시즌 48경기에 출장한 그는 타율 0.301(183타수 55안타) 6홈런 31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장타 갈증에 시달렸던 롯데에 희망(장타율 0.464)이 돼주고 있다. 또한 타석 당 투구 수가 4.29개로, 좋은 컨택 능력(컨택률 82.0%)을 기반으로 투수들과 끈질기게 승부를 펼치고 있다.
 
특히 이대호를 대신해 4번 타자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시즌 초반 리드오프로 경기에 나섰던 정훈은 최근 들어 4번 타자로 출전하기 시작했는데, 4번에서 타율 0.368(38타수 14안타) 1홈런 OPS 0.926을 기록하며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득점권에서도 타율 0.340 2홈런 27타점 OPS 1.028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중심 타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정훈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은 1.32로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다. 
   
 정훈은 롯데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까

정훈은 롯데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까 ⓒ 롯데 자이언츠

    
팀의 반등 이끌까
 
마산 용마고를 졸업한 정훈은 아마추어 시절 두각을 나타내던 선수는 아니었다. 때문에 신인 드래프트에서 외면을 당했지만, 현대 유니콘스에 신고 선수(현 육성 선수)로 입단하며 프로 진출을 노렸다. 하지만 1년 만에 방출당하며 쓴맛을 봤다.
 
그러나 정훈은 포기하지 않았다. 군 복무를 마친 후 초등학교 코치로 활동하다 2009년 말에 롯데 자이언츠에 신고 선수로 다시 입단했다. 이후 그는 2010시즌에 바로 정식 선수로 전환됐고, 이듬해에는 타율 0.303 3홈런으로 가능성을 증명했다.
 
2012시즌부터 꾸준히 모습을 드러낸 정훈은 지난해에는 민병헌 대신 리드오프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타율 0.295 11홈런 58타점)하며 진가를 뽐냈다. 무엇보다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과 2016시즌 이후 오랜만에 규정타석을 채운 시즌이었기에, 그에게는 의미 있는 한 해였다.
 
이대호, 안치홍이 이탈한 롯데 입장에선 정훈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과연 정훈은 롯데의 반등을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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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gur145145@naver.com
롯데 자이언츠 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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