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로 뭉친 벤투호의 강력함이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5일 밤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5-0 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3승 1무의 성적을 기록해 조 1위자리를 유지하면서 최종예선 진출의 9부능선을 넘게되었다.

돋보인 후반 집중력

지난 4경기를 치르면서 한국은 10득점을 기록했지만 스리랑카전(8-0)을 제외한 나머지 3경기(투르크메니스탄-북한-레바논)에서 단 2골에 그쳤다. 특히 북한-레바논과의 2연전에서 한 골도 넣지못한체 무승부를 거뒀는데 아무리 원정경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골 결정력 부재에 발목이 잡힌 한국은 이로인해 월드컵 2차예선서부터 험난한 여정을 펼쳐야만 했다.

5일 열린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 초반에서도 대표팀의 결정력 부재는 그대로 나타났다. 전반 9분 황의조의 선제골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지만 전반 12분 정우영의 프리킥과 18분 손흥민의 슈팅이 빗나간데 이어 20분 이재성의 슈팅은 수비에 막히면서 추가골에 실패했다.

여기에 상대 골키퍼 선방도 추가골을 막았다. 전반 31분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감아찬 슈팅이 바바예프 골키퍼에게 막힌것을 시작으로 곧이어 이어진 기회에서 남태희-권창훈-황의조가 원터치 패스를 통해 만든 득점기회에서 남태희의 슈팅, 전반 38분 홍철의 프리킥, 전반 43분 권창훈의 슈팅까지 여러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그때마다 바바예프 골키퍼의 선방이 나왔다.

이 흐름을 깬 건 남태희의 추가골이었다. 전반 추가시간 권창훈의 슈팅이 바바예프 골키퍼에게 막히고 공이 흘러나오자 빈 공간으로 침투하던 남태희가 밀어넣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은 2-0의 점수를 벌리며 전반전을 끝낼수 있었다.

기세를 탄 한국은 후반전 3골을 터뜨리며 다득점 경기를 만들어냈다. 후반 11분 코너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올려준 볼을 정우영이 헤딩으로 내주자 이를 김영권이 득점으로 연결시킨 한국은 6분 뒤 권창훈의 추가골로 4-0으로 달아났다. 이어 후반 27분에는 손흥민-권창훈으로 이어진 공격기회에서 황의조가 득점으로 마무리 지으며 5번째 득점을 성공시켰다.

후반전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득점 상황에서 보여준 집중력이었다. 전반전 21번의 슈팅을 했음에도 마무리에 문제를 드러내며 2골에 그친 한국이었지만 후반전은 8번의 슈팅으로 3골을 성공시키는등 효율적인 경기를 펼쳤다.

좌우 풀백들의 활약,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다

이날 가장 돋보인 선수는 손흥민과 황의조였다. 상대수비의 견제에서도 한 단계 높은 수준의 기량을 유감없이 증명한 손흥민은 이날 가장많은 6번의 드리블 성공을 비롯 4번의 피파울, 11번의 볼 경합을 성공하는 등 공격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했다. 후반전 터진 3골에선 모두 그의 패스와 슈팅이 시발점이었다.

황의조는 전반 9분 선제골에 이어 후반 27분에는 멀티골을 넣으며 경기의 시작과 끝을 완성시켰다. 황의조가 가장 돋보인 부분은 볼터치 횟수인데 출전 선수 중 가장 적은 30번의 볼터치 가운데서 6개의 슈팅과 2개의 키 패스를 성공시켰다.그만큼 공격에서 상당히 순도 높은 활약을 펼친 것이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전방에서 강한 압박을 구사해 상대의 실수를 야기하는 등 한국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에 앞장섰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 두 선수의 활약이 승리의 밑바탕이 되었지만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은 좌우 풀백으로 출전한 홍철-김문환의 활약이었다. 두 선수는 경기내내 공격진영에서 활약하며 2선에 손흥민을 비롯해 남태희, 권창훈, 이재성과 좋은 호흡을 선보였고 한국의 공격이 물꼬를 트는데 일조했다.

홍철은 전반 9분 황의조의 선제골을 어시스트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오버래핑과 크로스로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전반 38분 프리킥 상황에서 직접 슈팅을 시도했고, 곧이어 이어진 코너킥 기회에서 정확한 킥으로 손흥민에게 슈팅기회를 만들어주는 등 장점인 날카로운 킥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문환은 전반 9분 상대 배후공간을 침투하는 플레이에 이은 크로스로 코너킥을 만들어 내 선제골에 밑바탕을 깔았다. 그는 양팀 통틀어 가장 많은 4회의 태클 시도를 모두 성공하며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홍철과 김문환 모두 몸상태에 대한 우려를 지웠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지난 3월 한일전에서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닌 탓에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홍철은 최근 소속팀 울산 현대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고, 이는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결과로 이어졌다. 홍철은 이 경기를 통해 벤투 감독이 자신을 꾸준히 신뢰하는 이유를 여실히 증명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김문환은 올시즌을 앞두고 미국 프로축구(MLS) LA FC로 이적했으나 부상을 입으며 5월에 들어서야 데뷔전을 치르는 등 대표팀 합류전까지 단 세 경기에 출전해 경기력과 몸상태에 대한 우려를 들게했다. 그러나 75분 동안 공수를 넘나드는 활약에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음을 증명하며 벤투 감독의 선택에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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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대한민국 투르크메니스탄 손흥민 황의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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