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롯데 1군 사령탑으로 부임한 서튼 감독

지난 11일 롯데 1군 사령탑으로 부임한 서튼 감독 ⓒ 롯데 자이언츠

 
2021 KBO리그는 유례없는 7강 3약 체제다. 1위 SSG 랜더스부터 7위 키움 히어로즈까지 3경기 차 이내에 7개 팀이 촘촘히 모여있다. 반면 '3약'으로 분류되는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는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밀려나 있다.  

특히 최하위 롯데의 부진이 심각하다. 롯데는 15승 27패 승률 0.357로 1위 SSG에 9.5경기 차로 뒤져있다. 7위 키움에 6.5경기 차, 9위 한화에도 2경기 차인 롯데는 탈꼴찌조차 만만치 않아 보인다. 

롯데는 지난 11일 전격적으로 허문회 감독을 경질하고 퓨처스 감독이었던 서튼 감독을 1군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지난해 7위, 올해 최하위 추락에 대한 책임을 안고 허문회 감독은 2019년 10월 롯데 사령탑 부임 이후 1년 7개월 만에 물러나게 되었다. 

문제는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서튼 감독 체제 이후 성적이 더 나쁘다는 점이다. 12경기에서 3승 9패 승률 0.250으로 해당 기간 리그 승률 최하위다. 그에 앞서 30경기에서 12승 18패 승률 0.400을 기록했던 허문회 감독 체제하의 승률보다 저조하다. 최근 롯데의 경기는 무기력으로 일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서튼 감독 부임 이후 롯데의 승률
 
 서튼 감독 부임 이후 롯데 승률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서튼 감독 부임 이후 롯데 승률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서튼 감독이 불운하게도 '최악의 시점'에서 지휘봉을 잡았다는 시각이 있다. 팀이 최하위로 추락했으나 시즌 초반이라 '리빌딩'을 선언하기에는 지나치게 이르다. 자칫 팬들에게 '시즌 포기'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2020시즌부터 올해 5월까지 허문회 감독이 만들어온 팀 구성을 시즌 도중에 하루아침에 뒤엎는 것도 큰 부담이다. 유망주의 기용을 최소화하고 철저히 베테랑 주전들 위주의 운영 방식을 고수해온 것이 허문회 감독의 최대 약점 중 하나였다. 주전은 아무리 부진해도 무한 신뢰를 보였다. 그만큼 허문회 감독과 베테랑 주전들의 사이는 좋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튼 감독은 베테랑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해야만 앞으로 나갈 수 있다. 

부질없는 가정이지만 지난해 내내 프런트와 불협화음을 빚었던 허문회 감독을 스토브리그에 경질하고 서튼 감독에 시즌 준비를 맡겼다면 롯데의 순위는 달라질 수도 있었다. 시즌 초반의 부임은 서튼 감독에게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감독 대행이 아닌 정식 감독으로 선임되었으나 계약 기간은 내년 시즌까지로 상당히 짧다. 2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서튼 감독이 2군에서 지켜본 선수들을 1군에 올려 기회를 부여하며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나균안을 선발 투수로, 지시완을 주전 포수로 기용하고 있다. 5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대형 신인 나승엽도 1군에서 뛰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서튼 감독의 기용은 바람직했음이 입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롯데의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당장 뒤바꿀 만큼 맹활약하는 새 얼굴은 아직껏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튼 감독 부임 이후 주전 포수가 된 롯데 지시완

서튼 감독 부임 이후 주전 포수가 된 롯데 지시완 ⓒ 롯데 자이언츠

 
대다수 전문가는 롯데의 전력 구성이 당장 상위권을 노리기는 어렵다 해도 최하위인 현재 순위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중위권 싸움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전력을 가지고도 전혀 힘을 쓰지 못한 채 최하위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서튼 감독은 KBO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거쳤으며 지난해부터 롯데의 퓨처스리그 감독을 맡아 KBO리그 및 롯데 선수단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 향후 서튼 감독이 롯데의 탈꼴찌와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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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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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객원 필진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롯데자이언츠 서튼 허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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