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1실점으로 좋은 투구를 펼치고도 4이닝 만에 교체됐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광현은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서 4이닝2피안타3볼넷2탈삼진1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김광현의 뛰어난 위기관리능력과 1회말에 터진 폴 골드슈미트의 결승홈런, 5회 폴 데용의 쐐기홈런에 힘입어 세인트루이스가 4-1로 승리했다.

김광현은 4회 무사 만루 위기를 적시타 없이 1실점으로 막아내는 등 4회까지 66개의 공을 던지며 비교적 좋은 투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의 4회말 공격 김광현 타석에서 1사 1,3루의 득점 기회가 왔고 마이크 쉴트 감독은 김광현을 교체하는 대타 작전을 사용했다. 승패 없이 마운드를 내려오게 된 김광현은 3.29였던 시즌 평균자책점을 3.06으로 낮춘 것에 만족했다.

1회 위기 넘긴 후 2,3회 삼자범퇴 행진

당초 6일 오전 8시45분부터 시작되는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었던 김광현은 5일 경기의 더블헤더 2차전이 비로 연기되면서 6일 더블헤더 1차전에 등판하게 됐다. 메이저리그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더블헤더를 7이닝까지만 진행한다. 김광현 입장에서는 체력관리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초반부터 전력투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 조건은 메츠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도 마찬가지다.

발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야디어 몰리나가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가운데 김광현은 지난 4월3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이어 다시 한 번 백업포수 앤드류 키즈너와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세인트루이스가 몰리나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이 출전한 가운데 이에 맞서는 메츠는 김광현을 상대로 스위치 히터 2명을 포함해 7명의 우타자를 배치했다. 

7이닝으로 진행되는 더블헤더 1차전 경기에 선발 등판한 김광현은 1회 선두타자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1루수 플라이로 가볍게 처리했다. 1사 후 메츠의 간판타자 피트 알론소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 김광현은 이어진 마이클 콘포토와의 승부에서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내주며 1사1,2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김광현은 케빈 필라를 인필드플라이, 제프 맥닐을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첫 위기를 실점 없이 넘겼다.

세인트루이스가 1회말 공격에서 2사 후 골드슈미트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린 가운데 김광현은 2회 선두타자 제임스 맥켄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1사 후 조나단 비야를 초구에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김광현은 8번 타자 알버트 알모라 주니어까지 2루 땅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무엇보다 1회 19개였던 투구수를 2회 단 7개로 줄인 것이 고무적이었다.

2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덕분에 투수 타석부터 3회를 시작하게 된 김광현은 3회 선두타자 스트로먼을 3루수 플라이로 가볍게 처리했다. 1사 후 린도어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한 김광현은 첫 타석에서 안타를 허용했던 알론소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첫 타석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다시 한 번 세 타자로 가볍게 이닝을 끝냈다. 

무사만루를 최소실점으로 막은 위기관리능력

3회말 공격에서 선두타자로 나온 김광현은 좌익수플라이로 물러났지만 세인트루이스는 3회 2사 후 연속 3안타를 때려내며 스코어를 2-0으로 벌렸다. 하지만 김광현은 4회 선두타자 콘포토에게 볼넷, 필라에게 내야안타, 맥닐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순식간에 무사만루의 큰 위기를 맞았다. 맥캔의 3루 땅볼 과정에서 한 점을 내준 김광현은 비야를 루킹 삼진, 알로마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대량실점 위기를 한 점으로 막는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했다.

세인트루이스는 4회말 1사 1,3루의 득점기회를 잡았고 지난 필라델피아전과 마찬가지로 김광현 타석에 맷 카펜터를 대타로 투입했다. 7이닝 경기인 만큼 쉴트 감독이 4회를 승부처로 판단한 것이다(하지만 카펜터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로써 김광현은 4이닝 동안 66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3볼넷2탈삼진1실점으로 시즌 4번째 선발 등판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로 보면 충분히 더 던질 수 있었지만 선수기용은 전적으로 감독의 몫이다.

김광현은 이날 3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1회 1사1,2루와 4회 무사만루의 위기를 자초하고 말았다. 여기에 4회에는 마운드 방문 횟수를 두고 심판과 양 팀 벤치의 실랑이도 있었다. 하지만 김광현은 자칫 평정심을 잃을 수도 있는 큰 위기에도 멘탈이 흔들리지 않고 침착한 투구로 무사만루에서 단 하나의 적시타도 허용하지 않고 최소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4회 우승과 수 많은 국제대회 출전으로 다져진 김광현의 '경험'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백업포수 키즈너와의 호흡이 잘 맞아가고 있다는 점도 매우 고무적이다. 물론 메이저리그 최고의 포수 몰리나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지만 어떤 포수와 호흡을 맞춰도 일정한 투구내용을 선보인다는 것은 김광현이 그만큼 뛰어난 투수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다만 김광현이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선발 투수가 되기 위해서는 갑작스런 제구난조 같은 약점들은 반드시 고쳐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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