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린저는 21일 경기에서 28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전자랜드의 모트리를 압도했다.

설린저는 21일 경기에서 28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전자랜드의 모트리를 압도했다. ⓒ KBL

 
그야말로 단선생(KGC전신 KT&G에서 활약한 단테 존스의 별명)의 재림이다. 

안양 KGC 인삼공사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KGC는 지난 2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라운드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97-77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전자랜드는 모트리를 앞세워 6강 PO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 했지만 28점을 쓸어담은 설린저 활약을 넋 놓고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번 시즌 KGC는 외국인 선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2010년 NBA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4순위로 피닉스 선즈에 지명되어 NBA 통산 7시즌 261경기를 소화한 얼 클락을 내외곽을 휘젓는 스코어러의 모습을 생각하고 영입했지만, 슈팅 일변도의 단조로운 플레이만 고집해 김승기 감독의 근심을 샀다.

클락을 퇴출시킨 뒤 지난 시즌 KGC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크리스 맥컬러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기복 있는 플레이와 골밑 공헌이 떨어져 로테이션 팀 수비를 펼치는 데 있어 과부하가 왔다.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했다면 맥컬러를 계속 안고 갔겠지만 KGC는 올 시즌 기량이 급성장한 변준형의 상무 입대가 예정되어 있는데다 한국 나이로 30대 중반이 된 오세근의 에이징 커브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었다.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이재도와 전성현의 활약을 플레이오프까지만 보여주기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KGC는 챔피언을 목표로 칼을 빼들었다. 지난 8일 NBA에서 3시즌간 주전으로 뛰면서 두자릿수 평균 득점을 기록한 자레드 설린저 영입했다고 밝혔다. 이름값으로 볼 때 역대 최고 수준이었지만 최근 1년 반 동안 소속팀이 없어 경기 체력과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세간의 우려가 기우였음이 밝혀지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설린저는 데뷔전이었던 11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17점 7리바운드로 맹활약을 하면서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이후 매경기 20득점 이상 기록하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안양 KGC는 2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부산 KT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6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있다. 설린저는 적응기간 펼쳐진 KT와의 경기에서 25점을 넣었지만 브라운 수비에 막혀 41.7%의 저조한 야투 성공률을 기록했고 팀도 역시 졌다. 브라운에게 쓴맛을 본 설린저가 오는 23일 경기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후문이다. 

설린저 개인의 활약을 넘어 팀과의 시너지 효과도 점차 나오고 있다. 안양 KGC는 '설린저 효과'로 2016~17시즌 이후 4년 만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노리고 있다. 설린저가 지금 같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먼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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