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손흥민이 웨스트햄전에서 90분 풀타임동안 활약하며, 양 팀 최다인 키패스 4개를 기록했다.

▲ 손흥민 손흥민이 웨스트햄전에서 90분 풀타임동안 활약하며, 양 팀 최다인 키패스 4개를 기록했다. ⓒ 토트넘 트위터 캡쳐

 

체력이 방전됐음에도 손흥민(토트넘)의 투혼은 빛났다.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은 21일 오후 9시(이하 한국 시간) 영국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에서 웨스트햄에 1-2로 패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10승 6무 8패(승점 36)을 기록, 리그 3연패에 빠지며 중위권 탈출에 실패했다.
 
웨스트햄 수비 공략하지 못한 토트넘의 졸전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 2선은 손흥민-에릭 라멜라-루카스 모우라로 구성됐다. 허리는 탕귀 은돔벨레-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가 짝을 이뤘다. 포백은 세르히오 레길론- 에릭 다이어-다빈손 산체스-자펫 탕강가, 골문은 위고 요리스가 지켰다.
 
토트넘은 시작한 지 5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오른쪽에서 보웬이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안토니오가 시도한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재차 밀어넣었다.
 
토트넘의 경기력은 매우 답답했다. 공수 라인 간격을 극소하게 가져간 웨스트햄을 맞아 공간 창출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13분 역습 상황에서 한 차례 날카로운 장면을 만들었다. 라멜라가 전진 드리블로 수비 3명을 제치며 케인에게 패스했다. 케인의 오른발 슈팅은 아쉽게 골문을 벗어났다.
 
상대 중앙 공간에서 많은 공을 만지지 못한 손흥민은 주로 왼쪽으로 빠져나왔고, 슈팅보단 왼쪽에서 크로스와 패스를 공급하는 데 주력했다.
 
웨스트햄은 전반 38분 코너킥에서 도슨의 헤더슛으로 골문을 두들겼다. 토트넘의 첫 유효 슈팅이 전반 43분에서야 나올 만큼 무기력했다. 라멜라, 케인의 연속 슈팅이 파비앙스키 골키퍼에게 가로막히며 포문을 여는 데 실패했다.
 
토트넘 조세 모리뉴 감독은 후반전이 시작하자마자 맷 도허티, 가레스 베일을 교체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오히려 웨스트햄이 한 골을 추가했다. 후반 4분 토트넘 수비 사이로 침투한 린가드가 왼발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토트넘은 후반 19분 한 골을 만회했다. 베일이 올려준 크로스를 모우라가 방향 꺾는 헤더슛을 적중시켰다. 한 골이 더 필요한 모리뉴 감독는 승부수를 던졌다. 레프트백 레길론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 알리를 투입했다. 공격 지향적인 승부수로 흐름을 바꾸겠다는 의도였다.
 
토트넘은 골대 불운에 시달렸다. 후반 33분 베일의 하프 발리슛이 크로스바를 팅겨 나갔다. 추가시간에는 손흥민의 슈팅이 골대 오른쪽을 맞고 흘렀다. 결국 토트넘은 1-2로 패했다.
 
방전된 손흥민, 키패스 4개로 고군분투
 
전반기만 하더라도 토트넘은 리그 선두에 오르며 우승 가능성을 바라봤다. 하지만 들쭉날쭉한 경기력과 공수 밸런스 붕괴, 단조로운 선수비 후역습 전술은 끝내 발목을 잡았다.
 
하락세의 시작은 지난해 12월 리버풀과의 13라운드 패배다. 이 경기부터 리그에서만 3승 2무 7패에 머물렀다. 상위권을 맴돌던 토트넘의 순위는 어느덧 중위권까지 수직하락했다.
 
모리뉴 감독의 지도력은 다시 비판대에 올랐다. 수비에 치중하면서도 정작 토트넘의 후방은 매우 불안하다. 지난 11일 에버턴과의 FA컵에서는 무려 5골을 내주고 패한데 이어 14일 맨시티전 역시 0-3으로 대패하며, 수비 조직력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토트넘은 주중 유로파리그 볼프스베르거전에서 4-1로 승리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번 웨스트햄전까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리그에서만 3연패.
 
웨스트햄은 토트넘의 단조로운 전술을 완전히 파악하고 경기에 임했다. 손흥민과 케인의 동선을 효과적으로 억제한 것이 주효했다. 케인을 완전히 고립시켰고, 손흥민에게 슈팅 각도를 열어주지 않은 채 중앙을 좁혔다. 이렇다 보니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제한된 플레이를 펼쳐야 했다. 또, 평소보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특유의 다이나믹한 몸놀림과 스프린트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럼에도 손흥민은 여러차례 슈팅 기회를 동료들에게 열어주며 분전했다.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슈팅 2개, 키패스 4개, 드리블 성공 2회, 패스 성공률 87%를 기록했다.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기회를 창출한 손흥민이다.   
 
그러나 토트넘은 20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겨우 1골을 생산하는 데 그쳤다. 손흥민, 케인이 골을 넣지 못하면 승리하지 못하는 토트넘의 공식이 재현된 것이다.
 
손흥민은 이달 들어 브라이턴(90분), 첼시(90분), 웨스트 브로미치(89분), 에버턴(120분), 맨시티(90분), 볼프스베르거(45분) 등 매 경기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

모리뉴 감독은 지난 유로파리그 볼프스베르거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손흥민에게 45분만 뛰게한 뒤 교체 아웃시키며 체력을 안배했다. 하지만 피로 누적을 말끔히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 리그 12경기에서 고작 3승을 챙긴 토트넘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대로라면 유럽대항전 출전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손흥민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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