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키움 박병호

타격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키움 박병호 ⓒ 키움 히어로즈

 
2020 KBO리그 3위 키움 히어로즈가 좀처럼 1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키움은 지난 주말 9위 SK 와이번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1승 2패 루징 시리즈에 그쳤다. NC와의 승차는 6.5경기 차로 벌어졌다. 

최근 키움의 정체에는 4번 타자 박병호의 공수 부진이 큰 영향을 끼쳤다. 3연전 동안 박병호는 10타수 2안타 타율 0.200 1홈런 1타점으로 부진했다. 

1승 1패 호각인 가운데 위닝 시리즈가 걸렸던 19일 경기는 박병호의 아쉬운 수비가 치명적이었다. 키움이 3-1로 앞선 9회말 2사 만루에서 SK 대타 최항이 친 땅볼 타구를 1루수 박병호가 포구에 실패하면서 2타점 동점 우전 적시타가 되었다. 

박병호가 백핸드 캐치를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막아 앞에 떨어뜨렸으면 그대로 키움의 승리로 경기가 종료될 수도 있었다. 결국 이날 키움은 3-4로 역전패를 당했다. 1루수 수비가 준수하다고 평가받는 박병호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박병호은 올시즌 현재 타율 0.229 17홈런 46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847을 기록 중이다. 홈런과 타점은 이름값에 어느 정도 부합하지만 저조한 타율은 어색하기까지 하다. 그의 타율은 규정 타석을 채운 54명의 타자 중 53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공갈포'에 가까운 박병호의 기록으로 인해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를 나타내는 WAR(케이비리포트 기준)도 1.1에 그치고 있다. 고척돔이 홈인 키움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66경기를 치러 정규 시즌의 절반인 72경기에 접근했음을 감안하면 그의 WAR이 예년에 비해 얼마나 낮은지 가늠할 수 있다. 

▲ 키움 박병호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키움 박병호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키움 박병호 최근 3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박병호의 타격의 정확성 상실은 '볼삼비'라 불리는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그는 타율 0.280 33홈런 98타점 OPS 0.958 WAR 5.14로 홈런왕을 차지한 바 있다. 이해 117개의 삼진을 당하는 동안 78개의 볼넷을 얻었다. 삼진 대비 볼넷의 비율이 0.67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81개의 삼진을 당하는 사이 42개의 볼넷을 얻었다. 같은 비율이 0.52로 나빠진 것이다. 그의 삼진은 리그 최다 1위에 해당한다. 거포에게 삼진은 필요악과 같은 것이지만 올해는 심각하다. 

박병호의 부진은 또 다른 지표로도 드러난다. 지난해 그는 22개의 2루타를 기록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고작 4개에 불과하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10개 안팎의 2루타로 시즌을 마감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지난해는 시즌 전체를 통틀어 병살타가 7개였지만 올해는 이미 7개로 지난해와 같아졌다. 향후 남은 시즌을 감안하면 15개 안팎의 시즌 병살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의 한 시즌 최다 병살타는 2014년의 13개였다. 
 
 타격의 정확성 저하가 심각한 키움 박병호

타격의 정확성 저하가 심각한 키움 박병호 ⓒ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거포지만 기복이 있는 편이다. 한 번 감을 잡으면 홈런을 마구 몰아치지만 일단 페이스가 떨어지면 슬럼프가 길어지곤 한다. 1986년생으로 만 34세 시즌을 치르는 그가 에이징 커브에 접어든 것이 아니라면 1군에서 제외되어 재정비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는 키움은 최근 브리검이 부상을 털고 복귀하고 새로운 외국인 타자 러셀도 7월 말에 합류한다. 하지만 박병호의 부진이 계속되면 NC를 추월해 정규 시즌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다. 박병호가 보란 듯이 불방망이를 되찾아 키움을 창단 첫 정규 시즌 1위 및 한국시리즈 직행으로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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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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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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