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한국 시각) 펼쳐진 FA컵 16강전에서 첼시가 리버풀을 상대로 윌리안, 로스바클리의 득점에 힘입어 2-0 승리를 거뒀다. 리그 최강팀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 의미가 있었지만 더욱 의미가 있었던 점은 바로 첼시의 젊은 자원들이 포텐을 터트리기 시작했다는데 있다.

첼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2007년 가엘 카쿠타의 영입당시 부정행위가 적발되어 영입금지 처분을 받았다. 여름과 겨울 이적시장 모두 활용하지 못하게 된 첼시는 각지에 흩뿌려 놓았던 어린 임대생들과 유스팀에서 전도유망한 선수들을 모두 끌어올리며 영입금지에 대한 대비를 진행했다.
 
 프랭크 램퍼드 첼시 감독이 4일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리버풀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5라운드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군중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프랭크 램퍼드 첼시 감독이 4일 영국 런던 스탬퍼드 브리지에서 열린 리버풀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5라운드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한 뒤 군중을 향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 AP/연합뉴스

 
여기에 램파드 감독이 부임과 동시에 과감하게 젊은 선수들을 기용하며 첼시의 화수분 정책이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영입이 금지된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지만 이 젊은 선수들은 팀에 빠르게 녹아들며 팀의 기동력을 높이고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처음부터 가장 큰 두각을 보인 선수는 마운트였다. 마운트는 램파드 감독이 더비 카운티에 감독으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임대생 신분으로 처음 사제지간의 연을 맺었다. 이후 램파드 감독이 첼시에 부임하며 동시에 원소속팀인 첼시에 복귀하게 된 마운트는 많은 출전 기회를 보장 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초반부터 많은 기회를 부여받으며 어엿한 로테이션 맴버로 자리를 잡은 마운트와는 반대로 이제야 빛을 본 케이스도 있다. 바로 길모어다. 길모어는 2017년 첼시 유스팀에 영입된 이후 꾸준히 자신의 실력을 갈고 닦았다. 하지만 워낙 어린 나이 탓에 바로 성인팀에 콜업되지 못했던 그는 2군과 유스팀에서 경력을 쌓은 뒤 이번 FA컵 16강전을 앞두고 1군에 소집되었다.

기존의 조르지뉴, 코바치치와 같은 자원이 건재한 상황에서 강팀인 리버풀을 상대로 너무 과감한 선택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었으나 길모어는 이번 경기에서 데뷔전 답지 않게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램파드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이런 어린 선수들은 팀의 기동성을 향상시키며 상대를 정신없게 만들고 있다. 이날도 중원에 배치된 마운트와 길모어가 꾸준하게 상대를 압박하며 리버풀 중원을 질식사 시켰다. 이들의 투쟁적인 모습에 리버풀의 중원은 원활한 공격 전개를 하지 못했다. 이 외에도 아브라함, 제임스, 오도이 같은 젊은 선수들 역시 첼시의 기동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첼시의 유망한 자원들이 끊임없이 두각을 나타낼 예정이다. 유스팀 자원들을 포기하지 않고 관리한 것이 드디어 빛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젊은 선수들이 하부리그나 해외 변방리그로 임대를 전전하다 재능을 꽃피우지 못해 '유망주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썼던 첼시는 완벽히 달라진 운영원칙에 의해 '유망주들의 기회의 땅'으로 변모하며 PL의 새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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