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팀들이 J리그 팀들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리그 팀들이 J리그 팀들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 K리그


 
지난 19일 수원삼성과 빗셀고베의 경기를 끝으로 K리그 4룡(전북, 울산, 서울, 수원)의 ACL 첫 경기가 마무리 됐다. K리그 팀들이 ACL 첫 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1승 1무 2패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여기에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4경기 중 3경기가 J리그 팀들을 상대로 한 것이었고 이들을 상대한 K리그 팀들(전북, 울산 수원)은 1무 2패로 압도적인 열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더구나 세 팀 모두 홈에서 진행한 경기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처참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조별예선에서 J리그 팀들을 상대로 4승 1무 3패를 기록하며 선전했는데, 올 시즌은 출발이 너무 좋지 않다.

J리그는 지난 시즌부터 10년간 약 2조 원에 달하는 중계권 계약을 체결하며 재정적인 여유가 생겼다. 이는 각 구단이 가용할 실탄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했고, 이는 공격적인 투자로 이어졌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무제한으로 풀었다. 이로인해 다양한 국적의 유능한 선수들의 J리그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스타성을 겸비한 이니에스타, 베르마엘렌과 같은 유명 선수들은 물론 아시아 각국의 유망한 자원들이 대거 J리그로 넘어가며 재정, 선수단 구성과 같은 리그의 양적인 성장을 이룩하는데 성공했다.
 
 과연 K리그 팀들은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부활에 성공 할 수 있을까?

과연 K리그 팀들은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부활에 성공 할 수 있을까? ⓒ K리그


 
축구란 종목 특성상 11명이 유기적인 플레이를 보여야 하기에 전술을 구성하는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유럽의 빅클럽들이 유능한 감독에 연간 몇백억 씩을 투자 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J리그 역시 감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팀 감독의 면면을 보면 경력이 정말 화려하다.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A리그 챔피언을 거쳐 호주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했다. 한국인들에게 손흥민과 박주호의 스승으로 알려져 친숙한 빗셀고베의 토어스텐 핑크 감독은 함부르크, FC바젤 등을 이끌며 유럽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 외에도 J리그는 유능한 자국 감독들과 외국인 감독들이 뒤섞이며 다양한 전술의 각축장으로 바뀌었다. 이는 자연스레 경기의 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J리그의 뚝심 국제무대 경쟁력으로 이어져

2003년 AFC 챔피언스리그가 개편 된 뒤 2007년(우라와 레즈), 2008년(감바 오사카)에 챔피언 자리를 거머쥔 J리그 팀들은 이후 피지컬을 중요시 하는 K리그와 중국 슈퍼리그 팀들에 치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여기에 조별 예선이 동아시아와 서아시아로 나뉘어 치러지게 되면서 J리그의 초 약세가 시작 될 것이라는 평가도 많았다.

하지만 J리그 팀들은 이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자신만의 패스축구를 구사하며 조직력을 끌어 올렸다. 여기에 더해 앞서 언급했던 질적 양적 성장이 합쳐지며 J리그의 시너지는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는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동아시아의 챔피언 자리를 지켜내는 결과로 이어졌다.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한 K리그 장기적인 플랜을 짜야할 때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비상을 이끌고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비상을 이끌고 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 K리그


 
2009년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매해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팀을 배출하며 "가성비는 역시 K리그"라 불리었던 K리그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 슈퍼리그의 공격적인 투자에 고전하던 K리그는 최근 J리그의 재부상이 이어지며 아시아 무대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 J리그의 부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J리그는 꾸준한 투자와 더불어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만의 축구를 꾸준히 이어갔다. 여기에 자신들의 축구를 업그레이드 시켜줄 유능한 선수들과 감독을 영입하는데 시간과 정성을 아끼지 않았다. 반면 K리그는 꾸준한 투자 감소와 유망한 선수들의 이탈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선수단 구성은 생존에 급급해 프렌차이즈 스타와 노장의 대우에 인색하다. 더불어 감독을 선임할 때도 전술이나 전략을 보기보단, 유명세를 보고 판단할 때가 적지 않다. 

하지만 K리그에도 긍정적 사례는 있다. 가깝게는 강원FC의 김병수 감독과 기성용이 그 예다. 감독의 능력이 하나의 팀을 넘어 리그에 어떠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지, 한명의 유명한 선수가 영입설 하나만으로 리그를 들었다 놨다 할 수 있는지를 우리는 분명 확인했다.

최근 K리그의 관중이 늘어나고 치열한 순위 싸움이 이어지며 리그가 재미있다는 평가가 있지만 이는 국가대표 팀의 선전과 리그 내 최상위권 팀들의 부진이 한 몫 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당장 눈앞의 성과에 취해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성과는 한순간에 신기루처럼 사라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AFC챔피언스리그 K리그 J리그 빗셀고베 수원삼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