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17년째를 맞는 베테랑 내야수 박석민이 NC와 2번째 FA 계약을 체결했다.

NC 다이노스 구단은 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FA내야수 박석민과 계약기간 2+1년에 총액 최대 34억 원의 조건에 FA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21년까지 16억 원의 연봉을 보장 받은 박석민은 옵션을 채우고 3년째 계약이 실행되면 최대 18억 원을 추가로 수령할 수 있다. NC구단 입장에서는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저하)가 우려되는 노장 선수에게 안전장치를 걸어뒀고 박석민으로서는 계약기간 동안 강한 동기부여의 계기가 생겼다.

2016 시즌을 앞두고 4년 96억 원이라는 대형 FA계약으로 NC 유니폼을 입은 박석민은 첫 해 32홈런 104타점을 기록한 후 2년 동안 주춤했다. 하지만 계약 마지막 해였던 작년 시즌 19홈런 74타점으로 부활의 징조를 보이면서 좋은 조건에 2번째 FA계약을 따냈다. 박석민은 계약을 마친 후 "실력으로 베테랑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는다. 팀에서 기대하는 중심타자 역할을 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골든글러브 2회 수상에 빛나는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3루수 
 
 NC 다이노스 박석민

NC 다이노스 박석민 ⓒ 연합뉴스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박석민은 대구고 시절부터 지역을 대표하는 강타자로 인정 받았다.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연고팀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됐다. 하지만 당시 삼성에는 훗날 라이온즈의 감독을 지낸 김한수라는 걸출한 3루수가 있었고 박석민은 입단 후 2년 동안 75경기에서 타율 .173 1홈런 7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상무에 입대했다.

2008년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박석민은 주전 3루수 김한수가 2007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면서 자연스럽게 3루 자리를 물려 받았다. 당시 삼성은 선동열 감독의 급진적인 세대 교체로 박석민을 비롯해 최형우(KIA 타이거즈), 채태인(SK 와이번스)가 2008 시즌부터 주전으로 도약했다. 2008년 14홈런, 2009년 24홈런을 기록하며 삼성의 중심타자로 자리 잡은 박석민은 2010년 타율 .303 15홈런 64타점으로 생애 첫 3할 타율을 기록했다.

2011년에는 타율이 .278로 떨어졌지만 생애 최다인 86타점을 기록한 박석민은 류중일호의 첫 우승을 이끌었고 삼성의 통합 4연패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실제로 박석민은 주전으로 도약한 2008년부터 삼성이 정규 리그 5연패를 차지한 2015년까지 8년 연속 두 자리 수 홈런과 60개 이상의 타점, 그리고 5번이나 3할 타율을 기록하는 꾸준한 활약을 이어갔다. 3루 수비에서도 다소 둔해 보이는 체구에 비해 의외로 뛰어난 민첩성을 자랑했다.

2015 시즌 타율 .321 26홈런 116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2년 연속 골든 글러브를 수상한 박석민은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다. 삼성에 잔류할 거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박석민은 의외로 삼성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시장에 나왔다. 리그 최고의 3루수가 시장에 나오자 NC에서는 옵션 10억을 포함해 4년 총액 96억 원이라는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해 골든글러브 3루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2016 시즌 NC가 자랑한 '나테박이'의 일원으로 활약한 박석민은 정규리그에서 타율 .307 32홈런 104타점을 기록하며 '거물 FA'로서의 위용을 과시했다. 박석민은 LG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 결승 홈런 2개를 터트리며 시리즈 MVP에 올랐지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는 1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사실 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NC타선은 박석민뿐 아니라 거의 전원이 집단 빈타에 시달렸다).

계약기간 마지막 해에 반등하며 두 번째 FA계약 체결

NC는 2016 시즌을 끝으로 에릭 테임즈(워싱턴 내셔널스)가 미국으로 돌아갔지만 5년 연속 3할 타율과 3년 연속 25개 이상의 홈런을 때린 든든한 3루수 박석민이 있기에 중심타선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석민은 2017년 타율 .245 14홈런 56타점, 2018년 타율 .255 16홈런 55타점으로 부진했다. 2017년 NC의 팀 타율이 .293, 꼴찌로 추락했던 2018년에도 팀 타율이 .261였던 점을 고려하면 박석민의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2019 시즌을 앞두고 타고투저 현상을 줄이기 위해 공인구의 반발력을 낮췄고 이는 많은 타자들의 성적, 특히 장타력 하락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박석민은 옆구리 부상에 시달리며 2018년 3루수로 출전한 경기가 26경기에 불과했을 정도로 3루수로서의 경쟁력을 많이 잃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박석민은 2019 시즌에도 다시 반등하긴 힘들 거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작년 시즌에는 '홈런왕' 김재환(두산 베어스)을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공인구 변화의 영향을 받아 장타 하락을 경험했다. 하지만 박석민은 오히려 2018년보다 타율이 1푼2리 상승했고 홈런 3개, 타점 19개, 득점 9개가 늘어나면서 투고타저 시즌에 타격 성적이 상승하는 반전을 만들어냈다. 2018년 최하위였던 NC가 1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중심타선에서 제 역할을 해준 박석민의 역할이 매우 컸다.

NC는 올해 25년 만에 탄생한 포수 타격왕 양의지가 건재한 가운데 부상으로 23경기 출전에 그쳤던 간판타자 나성범이 건강하게 복귀할 예정이다. 작년 트리플A에서 14홈런 64타점을 기록했던 외국인 선수 애런 알테어에 대한 기대도 크다. 여기에 NC 이적 후 4년 동안 3번이나 팀을 가을야구로 이끈 박석민이 작년 만큼의 생산력을 유지한다면 NC는 어느 팀에게도 뒤지지 않는 강력한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한편 NC는 같은 날 이동욱 감독과 2년 6억 원(계약금 1억+연봉 2억5000만)의 조건에 2년 재계약을 맺었다. 2018년 10월 초대 사령탑 김경문 감독(국가대표 감독)의 뒤를 이어 NC의 2대 감독으로 부임한 이동욱 감독은 작년 시즌 최하위였던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이동욱 감독은 계약 후 "다이노스가 강팀으로 면모를 다져 우승권 진입이라는 목표에 도전해 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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