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티켓 사냥' 스타트... 여자배구 대표팀 양효진, 진천선수촌 기자회견(2019.12.30)

도쿄 올림픽 '티켓 사냥' 스타트... 여자배구 대표팀 양효진, 진천선수촌 기자회견(2019.12.30) ⓒ 박진철 기자

 
한국 구기 종목의 도쿄 올림픽 출전 여부가 새해 벽두부터 줄줄이 확정된다. 남녀 배구와 남자 축구가 첫 스타트를 끊는다.

도쿄 올림픽에서 경기를 펼치는 '단체 구기 종목'은 총 8개 종목이다. 야구, 축구, 배구, 농구, 핸드볼, 하키, 7인제 럭비, 수구다. 남녀를 분리하면, 총 16개의 단체 구기 종목에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다.

2일 현재 기준으로 한국 단체 구기 종목 중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이미 획득한 종목은 남자 야구, 여자 핸드볼, 남자 럭비 3곳뿐이다. 또한 출전권 획득에 실패해 탈락이 확정된 종목은 여자 야구(소프트볼), 남자 하키, 여자 하키, 여자 럭비 4곳이다.

나머지 9개 종목은 앞으로 열릴 최종 예선전 등에서 도쿄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도전한다. 남녀 축구, 남녀 배구, 남녀 농구, 남자 핸드볼, 남녀 수구가 해당된다.

여자배구 '3회 연속'... 남자배구 '20년 만에' 올림픽 출전 도전

남녀 배구는 오는 7일부터 12일까지 똑같은 기간에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전(대륙별 예선전)'에 출전한다. 남자배구 대표팀은 중국 광둥성 장먼, 여자배구 대표팀은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결전을 치른다.

남녀 모두 오로지 우승 팀에게만 도쿄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진다. 우승하지 못하면 올림픽 출전은 완전히 좌절된다.

여자배구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엔 총 7개 팀이 출전한다. 대회 방식은 조별 예선 리그, 4강, 결승으로 3단계에 걸쳐 우승 팀을 가린다. 한국 여자배구는 조별 리그 B조에 편성됐다. B조는 한국(세계랭킹 9위), 카자흐스탄(23위), 이란(39위), 인도네시아(117위)가 포함됐다. A조는 홈팀인 태국(14위), 호주(30위), 대만(32위)이 속했다. 

한국의 조별 리그 경기 일정은 7일 오후 5시 30분(아래 한국시각) 인도네시아, 8일 오후 5시 30분 이란, 9일 오후 5시 30분 카자흐스탄과 맞대결한다. 한국과 태국이 12일 결승전에서 도쿄 올림픽 티켓을 놓고 끝장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여자배구가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할 경우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 이후 '3회 연속 올림픽 출전'을 달성한다. 여자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한국 구기 종목 사상 최초로 메달(동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또한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4위를 차지했고, 김연경은 한국 선수로서 올림픽 배구 사상 최초이자 유일하게 '올림픽 MVP'를 수상했다.

남자배구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은 총 8개 팀이 출전한다. 대회 방식은 여자배구와 똑같다. 한국 남자배구는 조별 리그 B조에 편성됐다. B조는 호주(세계랭킹 15위), 한국(24위), 카타르(33위), 인도(131위)가 포함됐다. A조는 이란(8위), 중국(20위), 대만(34위), 카자흐스탄(39위)이 속했다.

남자배구는 세계적 수준인 이란을 비롯, 장신 군단 호주, 홈팀 중국 등 강호들과 험난한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러나 남자배구 대표팀은 '20년 만에 올림픽 출전'이라는 기적을 일궈내겠다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남자배구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출전 이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남자축구 '죽음의 조'-여자축구 '북한 불참' 변수

남자 축구는 8일부터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이 걸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대회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도쿄 올림픽 최종 예선전을 겸해서 열린다. 여기에서 본선 티켓을 획득하지 못할 경우, 한국 남자 축구는 도쿄 올림픽에서 볼 수 없게 된다.

이번 대회에 걸린 올림픽 본선 티켓은 3장이다. 그러나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하기 때문에 아시아 팀이 가져가는 출전권은 총 4장인 셈이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이 4강에 진출하지 못할 경우는 3위 안에 들어야 하고, 일본이 4강에 진출하면 4강 진출만 해도 본선 티켓을 획득한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남자 축구 대표팀은 올림픽 본선 티켓을 넘어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8일부터 26일까지 태국에서 열린다. 총 16개 팀이 출전해 조별 예선 리그, 8강, 4강(준결승), 결승전 순으로 진행한다. 조별 리그는 4팀씩 4개 조로 나뉘어 풀리그를 펼친다. 각 조 1~2위가 8강에 진출한다. 한국은 C조에 편성됐다. 문제는 C조가 '죽음의 조'라는 점이다. C조는 한국, 우즈베키스탄, 이란, 중국이 포함됐다. 우즈베키스탄은 직전 대회인 2018 AFC U-23 챔피언십 우승 팀이다. 이란과 중국도 껄끄러운 상대다. 조별 예선 통과부터 부담이 적지 않다.

한국의 조별 리그 경기 일정은 9일 밤 10시 15분(아래 한국시각) 태국 송클라 틴술라논 스타디움에서 중국, 12일 오후 7시 15분 같은 장소에서 이란, 15일 오후 7시 15분 태국 빠툼타니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격돌한다.

한국 남자 축구가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할 경우 '9회 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직전 대회인 2016년 리우 올림픽까지 8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했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축구 올림픽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하게 메달(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여자 축구는 2월 3일부터 9일까지 한국 제주도에서 도쿄 올림픽 아시아지역 예선전 3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A조에서 미얀마(3일), 베트남(9일)과 대결한다. B조는 중국, 호주, 태국, 대만이 풀리그를 벌인다.

당초에는 A조에 유력한 1위 후보인 북한이 포함되면서 남북 대결이 예정됐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북한이 '불참'을 통보하면서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은 A조 2위 이내에 들어야 3월 6~11일에 벌어지는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 플레이오프에서 B조에서 올라온 팀과 2번 맞대결을 갖고, 그 승자가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한다.

여자농구, 4팀 중 3위만 해도 티켓... 남자농구 '최고 험난'

여자 농구는 2월 6일부터 9일까지 중국 광둥성 포산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에 출전한다. 포산 대회에는 스페인(세계랭킹 3위), 중국(8위), 영국(18위), 한국(19위) 4팀이 출전해 풀리그를 펼친다. 그리고 3위까지 도쿄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한다.

4팀 중 3위만 해도 올림픽 본선 티켓을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게 한다. 다만, 한국이 상대할 3팀 모두 세계랭킹이 한국보다 높을 뿐만 아니라 난적들이다.

남자 농구는 한국 단체 구기 종목 중 도쿄 올림픽 출전권 획득이 가장 험난한 상황이다. 남자 농구는 한참 뒤인 6월 23일부터 28일까지 리투아니아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에 출전한다. 리투아니아 대회에는 총 6팀이 출전하고, 오로지 우승 팀에게만 도쿄 올림픽 본선 티켓이 주어진다.

이 대회에서 A조는 리투아니아(세계랭킹 8위), 베네수엘라(20위), 대한민국(30위), B조는 폴란드(13위), 슬로베니아(16위), 앙골라(32위)가 편성됐다. 모두 한국보다 강팀들이다. 그리고 조별 리그, 4강, 결승전까지 올라가서 우승을 해야만 본선 티켓을 얻을 수 있다.

남자 농구와 여자 농구도 도쿄 올림픽 출전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한 기간이 너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남자 농구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출전 이후 무려 24년 동안(5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에도 출전하지 못할 경우 '불출전 기간'이 더욱 늘어나게 된다.

여자농구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 이후 12년 동안(2회 연속)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여자 농구는 1984년 LA 올림픽에서 은메달, 2000년 시드니 올림픽 4위 등으로 뛰어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번 도쿄 올림픽 출전권 획득으로 과거의 영광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대한체육회·방송사, 구기 종목 도쿄행 티켓 '촉각'
 
 김연경 선수, 진천선수촌 훈련 모습 (2019.12.30)

김연경 선수, 진천선수촌 훈련 모습 (2019.12.30) ⓒ 박진철 기자

 
남자 핸드볼은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노르웨이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에서 본선 티켓에 도전한다. 그러나 강팀들이 많아 험로가 예상된다.

남녀 수구는 2월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도쿄 올림픽 아시아 예선전에서 1차로 본선 티켓에 도전한다.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전은 여자 수구는 3월 15일부터 이탈리아, 남자 수구는 3월 29일부터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각각 열린다.

대한체육회는 단체 구기 종목의 도쿄 올림픽 출전권 획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선수 인원이 많은 단체 구기 종목의 출전 수가 줄어들면, 한국의 전체 선수단 규모와 임원·트레이너 등 지원 인력도 그만큼 감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방송사도 마찬가지다. TV 광고 등 '올림픽 특수'를 노려야 하는 입장에서 국민적 인기가 높은 단체 구기 종목이 한 팀이라도 더 출전하는 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문제는 한국 단체 구기 종목들이 올림픽 메달은 고사하고, 출전 자체가 갈수록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는 올림픽 출전 자체만으로도 해당 종목이 '세계적 수준'임을 인증받는 일이 되고 있다.

도쿄행 티켓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남녀 배구와 남자 축구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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