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수원이 제주전에서 후반 15분에 터진 구대영의 득점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수원 삼성 수원이 제주전에서 후반 15분에 터진 구대영의 득점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이 제주 유나이티드를 제압하고, 상위 스플릿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수원은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19' 28라운드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올 시즌 10승 고지를 넘어선 수원은 승점 38(10승 8무 10패)를 기록, 상주 상무와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앞서며 6위로 도약했다. 반면 8연속 무승(5무 3패)의 부진에 빠진 제주는 승점 19(3승 10무 15패)에 머무르며 리그 11위를 유지했다.

수원 구한 구대영, 다이빙 헤더골로 승리 견인

이날 수원은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K리그 득점 선두 타가트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유주안이 메웠다. 바그닝요-유주안-한의권이 최전방 스리톱을 형성했고, 중원은 김종우-최성근으로 구성됐다. 좌우 윙백은 홍철, 구대영, 스리백은 구자룡-민상기-박형진이 포진했으며, 골문은 노동건이 지켰다.

이에 맞선 제주도 같은 3-4-3이었다. 오사구오나-마그노-윤일록이 최전방, 허리는 이창민-강윤성 라인이 가동됐다. 좌우 윙백은 박진포, 안현범으로 구성됐고, 스리백은 최규백-조용형-김원일이 섰다. 골키퍼 장갑은 오승훈이 꼈다.

전반은 지루한 공방전이었다. 슈팅수에서 수원이 2개, 제주가 1개에 그쳤다. 물론 조심스럽게 경기 운영을 펼친 것은 사실이나 공격력 또한 빈약했다.

전반 11분 바그닝요의 중거리 슛은 골대를 벗어나고, 12분 오사구오나의 헤딩슛은 골문 위로 떠올랐다. 전반 34분 한의권의 문전 슈팅이 수비를 맞고 굴절되며 골문을 빗나갔다. 이후 전반 36분에는 바그닝요가 문전을 침투하던 도중 조용형의 태클에 넘어져 페널티킥이 선언됐으나 VAR을 통해 취소됐다.

후반 들어 경기 양상은 급격히 반전됐다. 제주는 전반보다 공격의 비중을 높이면서 수원을 몰아쳤다. 후반 1분 안현범의 크로스에 이은 마그노의 헤더슛이 나왔다.

수원의 이임생 감독은 후반 12분 유주안 대신 테리 안토니스를 투입했다. 안토니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후반 15분 안토니스의 스루패스를 받은 김종우가 왼쪽에서 문전으로 패스했고, 한의권의 슈팅이 제주 수비수에 막히고 흘러나오자 구대영이 달려들어 다이빙 헤더로 마무리지었다.
 
 2019년 8월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제주 박진포(왼쪽)와 수원 구대영(오른쪽) 선수의 모습

2019년 8월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수원 삼성과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제주 박진포(왼쪽)와 수원 구대영(오른쪽) 선수의 모습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에 제주는 후반 18분 수비수 김원일 대신 미드필더 권순형을 투입해 4-3-3 포메이션으로 공격에 무게중심을 높였다. 수원도 후반 26분 바그닝요 대신 신세계를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제주은 미드필더 강윤성을 빼고 공격수 이근호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수원에는 수호신 노동건 골키퍼가 있었다. 후반 26분 윤일록의 중거리슛은 노동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제주는 후반 31분 마그노를 빼고 아길라르를 투입하며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그야말로 총공세였다.

후반 37분 아길라르가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오사구오나가 정확하게 머리로 연결하지 못했다. 후반 39분에는 권순형의 중거리슛이 수비를 맞고 굴절됐지만 이번에도 노동건 골키퍼가 선방했다.

타가트 부재 극복한 수원, 상위 스플릿 진출 꿈꾼다

수원은 앞선 4경기에서 1승3패로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었다. 무엇보다 경기력이 들쭉날쭉하고 기복이 심했다. 7월초 제주, 인천, 상주를 차례로 격파하며 3연승을 내달리는 등 상승곡선을 그렸지만 성남에 덜미를 잡혀 기세가 꺾였다.

다음 라운드에서 부담스런 대구 원정을 2-0 승리로 장식하며 분위기를 반전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후 포항, 인천에 홈에서 충격패를 당했다. 강원 원정에서 승리한 뒤 약체 경남에 패하는 등 롤러코스터 행보를 반복한 수원이었다.

현재 중위권 팀들의 격차가 크지 않은 데다 상위 스플릿 싸움이 치열한 시점에서 이번 제주전은 다시금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였다.

사실 주전 공격수 타가트의 부재로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올 시즌 수원은 타가트의 득점에 대부분 의존하며 승점을 쌓아가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가 없을 때 잇몸으로 버텼다.

이임생 감독의 조커는 안토니스였다.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긴급 수혈한 외국인 선수 안토니스는 지난달 30일 대구전에서 데뷔전을 치렀지만 부상으로 낙마했다. 그리고 이날 제주전에서 한 달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안토니스는 날카로운 패스로 선제골의 기점 역할을 해냈다.

그리고 노동건 골키퍼의 활약도 눈부셨다. 후반 들어 불안한 리드 속에서 중요한 순간 선방쇼를 펼치며 5경기 만에 무실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수원은 1-0 승리가 처음이다. 이임생 감독이 지향하는 공격 축구로 인해 언제나 뒷문이 불안하다는 문제를 노출한 바 있다. 그래서 이번 무실점 승리가 값진 이유다.

6위로 등극한 수원은 남은 5경기 결과에 따라 상위 스플릿과 하위 스플릿 두 갈림길에서 운명이 결정된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상위권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수원은 4위 대구와의 승점차를 2점으로 좁혔다. 이임생 신임 감독 체제로 첫 시즌을 맞이한 수원이 명가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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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제주 타가트 구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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