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류현진도 '쿠어스필드의 악몽'은 떨쳐내지 못했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 4이닝 9피안타(3피홈런)1볼넷4탈삼진7실점으로 부진했다. 류현진의 시즌성적은 9승2패 평균자책점1.83으로 나빠졌고 경기는 5회에만 8득점을 올린 콜로라도가 13-9로 승리하며 다저스전 12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한편 템파베이의 트로피카나필드에서는 텍사스 레인저의 추신수와 템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이 '코리안리거 맞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4타수1안타1볼넷1타점을 기록한 추신수가 4타수 무안타2삼진에 그친 최지만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는 텍사스가 5-0으로 승리를 거둔 가운데 추신수와 최지만의 시즌 타율은 각각 .285와 .264가 됐다.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가 2019년 5월 7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6회 3사후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자료사진) ⓒ AFP/연합뉴스

 
'천적' 아레나도 넘지 못했지만 타선의 도움 받아 리드 유지 

역시 쿠어스 필드는 '투수들의 무덤'이었다. 6월 4경기에서 16K 완투승을 포함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0.87(31이닝3실점)로 호투하던 워커 불러는 28일 쿠어스필드에서 5.2이닝 동안 13개의 안타를 맞으며 7점을 헌납했다. 물론 경기는 홈런 6개를 터트린 타선의 폭발 덕분에 다저스가 12-8로 승리했지만 7실점은 뷸러의 빅리그 데뷔 후 한 경기 최다실점 기록이었다.

쿠어스필드에서 통산 1승3패7.56에 그치고 있는 류현진 역시 2017년9월30일 이후 637일 만에 오르는 쿠어스필드 마운드가 상당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다저스는 유격수 크리스 테일러와 좌익수 맷 비티의 타순을 바꾼 것을 제외하면 지난 23일 경기와 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콜로라도 역시 유격수만 브랜든 로저스에서 게럿 햄슨으로 교체했을 뿐 23일과 같은 타순으로 류현진을 상대했다.

다저스는 1회초 공격에서 다니엘 머피의 연속 실책과 크리스 테일러의 적시타를 묶어 3점을 선취했다. 1회 타석에서 8개의 공을 본 류현진은 1회 선두타자 찰리 블랙먼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이안 데스몬드를 중견수 플라이, 데이비드 달을 삼진으로 잡으며 위기를 넘기는 듯했지만 2사 후 '천적' 놀란 아레나도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어진 머피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추가 실점 없이 1회를 마쳤다.

1회 아레나도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점을 허용했지만 류현진은 2회 마운드에서 냉정을 잃지 않았다. 알렉스 버두고의 호수비 도움을 받아 선두타자 크리스 아이아네타를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류현진은 1사 후 라이언 맥마흔에게 시즌 7번째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햄슨과 투수 안토니오 센자텔라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볼넷으로 출루한 맥마흔을 잔루로 만들었다.

류현진은 3회 두 번째 타석에 서는 콜로라도 상위 타선을 상대해 블랙먼을 삼진, 데스몬드를 좌익수 플라이, 달을 3루땅볼로 처리하며 단 8개의 공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다저스는 4회 버두고의 투런 홈런으로 다시 류현진에게 3점의 리드를 만들어줬고 류현진은 4회 투구에서 무사 1,3루 위기를 허용했지만 아이아네타를 2루 직선타, 맥마흔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득점권 괴물'의 위용을 이어갔다.

5회 홈런2방 포함 연속 5안타 맞으며 무너진 류현진

하지만 류현진은 승리투수 요건이 걸려 있던 5회 대타 팻 빌라이카에게 투런 홈런, 데스몬드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동점을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이어진 무사 2루 위기에서 달에게 다시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허용하며 4이닝 7실점으로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한 채 마운드를 조 켈리에게 넘겼다. 다저스는 5회에만 8점을 허용하며 9-13으로 패했고 류현진은 4월 2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이후 약 두 달 만에 시즌 2패째를 당했다. 

류현진이 쿠어스필드에서 약한 건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올 시즌 워낙 좋은 성적을 올린 류현진이기에 '쿠어스필드 징크스'도 말끔하게 씻어주길 기대하는 야구팬들의 바람이 매우 컸다. 하지만 역시 쿠어스필드는 류현진에게 '악몽의 땅'이었다. 4이닝 동안 홈런 3방을 맞으며 7실점한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이 1.26에서 1.83으로 치솟았다. 워낙 벌어둔(?) 것이 많아 여전히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한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사실 류현진은 4회까지 팀 타선과 수비의 도움을 받으며 2실점으로 그럭저럭 좋은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5회 선두타자 햄슨에게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도 2루타를 허용했고 대타 발라이카에게 초구에 홈런을 맞으면서 멘탈이 흔들리고 말았다. 다저스 벤치에서는 일찌감치 이를 감지하고 릭 허니컷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류현진은 5회에만 홈런2방을 포함해 연속 5안타를 맞으며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류현진은 쿠어스필드에서의 통산 성적이 1승4패9.15로 더욱 나빠졌다. 더욱 슬픈 사실은 류현진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콜로라도가 해발고도가 낮은 새 구장으로 옮기지 않는 한 매년 쿠어스필드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는 점이다. 올스타전 선발 경쟁에서도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에게 한 발 뒤처지게 된 류현진은 오는 7월 6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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