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과 라바리니 감독

승리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과 라바리니 감독 ⓒ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배구대표팀의 도쿄올림픽 진출을 향한 도전의 첫걸음이 될 2019 FIVB 여자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가 지난 22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표팀은 앞서 올림픽 체제를 갖추는 과정에서 사상 최초로 외국인 감독 스테파노 라바리니를 영입해 스타일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과거 김연경과 같은 날개 공격에 의존하던 방식과 달리, 세터의 빠른 점프 토스를 이용해 중앙과 전후좌우의 과감한 공격력을 끌어올리는 연습을 반복했다. 배구협회는 17일 VNL 1, 2주차 선수단을 발표했고, 레프트 강소휘(GS 칼텍스), 센터 정대영(한국도로공사)을 포함한 14명이 선발되었다.

VNL 첫 경기 상대로는 지난해 준우승 국가인 터키를 만났다. 합을 맞춰볼 시간이 부족했던 우리 대표팀이 터키를 꺾기는 쉽지 않았다. 1세트에서 강소휘(GS칼텍스)의 강한 서브로 상대의 수비를 흔들고, 이다영(현대건설)의 빠른 토스로 속공을 이용한 공격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하지만 세트 중반부에 터키의 빈 곳을 노리는 공격에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수비가 무너졌다. 이는 계속되는 실점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2세트는 대표팀이 앞으로 만들어가야 할 경기방식을 보여주면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초반 표승주(IBK기업은행)가 터키의 높은 블로킹에 맞서, 좋은 테크닉을 사용한 공격으로 득점을 해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2세트 시작부터 터키의 범실이 많아진 틈을 타 대표팀은 앞에 공격수 3명을 배치하고 후위에서는 강소휘가 공격을 만들어내고, 빠른 토스에 이동공격을 더하는 등 다채로운 공격을 시도하며 득점을 해갔다. 하지만 중후반부터는 터키의 계속되는 블로킹 공격과 신장 196cm의 공격수 카라쿠르트가 압도적인 연속 공격 득점을 성공시키며, 듀스 끝에 26-28로 터키에 세트 스코어 2점을 내줬다.

이어진 3세트에서는 이주아(흥국생명)의 투입과 선수의 계속된 이동공격 3득점으로 다시 사기를 찾는 듯 했다. 해당 득점은 안정적인 수비가 연결되면 빠른 점프 토스의 정확도가 높아지고, 이것이 라바리니가 추구하는 '스피드 배구'로서의 정확하고 다양한 공격을 가능케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나 경기가 진행 될수록 터키의 큰 신장을 이용한 높은 블로킹이 번번히 우리의 공격을 막았다. 그러던 와중 카라쿠르트의 페인트 공격에, 김희진(IBK기업은행)의 수비 실수가 나오며 반격 가능한 기회를 놓쳐 아쉬움을 자아냈다. 이후 계속되는 블로킹으로 인한 실점이 이어졌고 최종 스코어 19-25로 셧아웃 패배가 결정됐다.

세계랭킹 1위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는 1세트부터 서브 에이스와 좌우전후 가리지 않고 공격이 터졌다. 25-15로 1세트를 따냈지만, 2세트부터는 다시 불안한 리시브가 터져나왔다. 김수지의 중앙공격, 김희진과 강소휘가 좌우를 오가며 공격을 시도했지만 세르비아의 블로킹 높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블로킹에서 6-13로 밀리며 2~4세트를 내리 패하며 경기를 내줬다.

VNL은 올림픽 진출을 위한 모의고사라고 할 수 있다. 라바리니 감독 또한 승패보다는 서로를 알아가고, 어린 선수들의 경험을 이끄는 방향으로 대회에 참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무한히 반복할 수는 없다. 대표팀이 도쿄올림픽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높이, 스피드, 파워에 앞서는 유럽 선수들에 맞서야 한다.

높은 블로킹에 대한 대처방안이 바로 '리시브', 즉 수비라는 것을 첫 경기에서 보여줬다. 강소휘의 후위공격, 이주아의 이동공격 등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준 타이밍에서는 모두 안정적인 리시브가 기반이 되었다. 이처럼 우리 대표팀의 약점을 서브 리시브, 어택커버로 보완해야 하는 것이다. 충분히 커버 가능한 상황에서는 범실 없이 확실하게 받아 올려, 블로킹에 막히는 날개공격보다 중앙에서의 전략적 공격이 가능하도록 해야한다.

도쿄올림픽까지 만나야 하는 유럽 선수들의 신체조건은 우리 대표팀 선수들보다 공격, 블로킹에 훨씬 유리하다. 이에 맞서기 위해는 선수들의 끈질긴 수비가 필요하다. 또한 라바리니의 '스피드 배구'가 더해진다면 네트 앞 유럽의 벽은 언젠가 허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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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오소미
배구 여자배구 발리볼네이션스리그 VNL 도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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