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팀 내 최고령 투수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연승을 내달렸다. 

김한수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5안타를 때리며 2-0으로 승리했다. NC의 외국인 원투펀치 에디 버틀러와 드류 루친스키가 차례로 등판한 두 경기에서 연승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삼성은 8위 KIA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6위 한화 이글스를 2.5경기 차이로 추격했다(14승23패).
 
삼성 윤성환, NC 상대로 시즌 첫 무사사구 완봉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윤성환이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두었다.

윤성환은 9이닝 동안 99개의 공으로 NC 타선을 제압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경기 시작 2시간 만에 삼성의 2-0 승리로 끝이나 올 시즌 최소 경기 시간을 기록했다.

사진은 4월 25일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와 삼성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윤성환의 모습.

▲ 삼성 윤성환, NC 상대로 시즌 첫 무사사구 완봉쇼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윤성환이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완봉승을 거두었다. 윤성환은 9이닝 동안 99개의 공으로 NC 타선을 제압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경기 시작 2시간 만에 삼성의 2-0 승리로 끝이나 올 시즌 최소 경기 시간을 기록했다. 사진은 4월 25일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와 삼성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한 윤성환의 모습. ⓒ 연합뉴스

 
삼성은 믿음직한 4번 타자 다린 러프가 1회 2사 후 결승 투런 홈런(5호)을 터트렸고 러프의 홈런에 앞서 2루타로 출루한 구자욱은 결승 득점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은 양 팀 선발 투수가 도합 191개의 공을 던지며 오랜만에 수준 높은 완투 대결을 펼쳤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승리를 챙긴 선수는 작년 시즌의 부진을 씻고 개인 통산 4번째 완봉을 기록한 삼성의 '조용한 에이스' 윤성환이었다.

삼성의 통합 4연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조용한 에이스

부산에서 태어나 대학교(동의대)까지 부산에서만 생활한 윤성환은 200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로 대구 연고의 삼성에 지명됐다. 윤성환은 루키 시즌부터 뛰어난 커브와 탁월한 제구력을 앞세워 삼성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4승7패1세이브17홀드 평균자책점4.84로 좋은 활약을 이어가던 중 KBO리그를 강타한 병역비리에 연루되면서 그대로 시즌을 마감했다.

시즌 종료 후 사회복무요원으로 입대해 병역의무를 마친 윤성환은 2007년 옆구리 부상으로 고생하면서도 3승8홀드1.04의 호성적으로 선동열 감독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당시 삼성은 풍부했던 불펜보다는 선발 투수가 더 급했고 윤성환은 2008년부터 선발 투수로 전격 변신했다. 물론 당시만 해도 팀에서 가장 안정적인 불펜투수였던 윤성환의 선발 변신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윤성환의 선발 변신은 대성공이었다. 윤성환은 선발 전환 첫 해부터 불펜의 '노예' 정현욱(삼성 불펜코치)과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0승을 올렸고 14승을 올린 2009년에는 아킬리노 로페즈, 조정훈과 함께 리그 공동 다승왕에 선정됐다. 2010년에는 어깨와 왼쪽 무릎에 부상을 당하면서 3승에 그쳤지만 2011년 다시 14승으로 부활하며 삼성 왕조 시대의 확실한 우완 에이스로 자리를 굳혔다.

부상으로 부진했던 2010년을 제외하면 윤성환의 커리어에서 가장 과소평가 받았던 시즌은 2012년이었다. 윤성환은 2012년 지독한 득점지원빈곤에 시달리며 9승에 그쳤지만 리그 6위에 해당하는 2.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하지만 규정이닝에서 9이닝이 부족했다). 윤성환은 그 해 한국시리즈에서도 2승 0.79로 삼성의 통합 2연패에 결정적인 활약을 펼치고도 타율 .348 1홈런7타점을 기록한 이승엽에 밀려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되지 못했다.

윤성환은 2013년과 2014년에도 각각 13승, 12승을 기록하며 삼성의 통합 4연패를 견인했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만 통산 4승을 기록했을 정도로 '빅게임 피처'로서 큰 경기에 더욱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2014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윤성환은 4년 80억 원이라는 거액에 삼성과 FA계약을 맺었고 2015년에도 개인 통산 최다 승수인 17승으로 에릭 해커, 유희관(두산)에 이어 다승 3위에 올랐다.
  
역투하는 삼성 윤성환 2019년 4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1회초 삼성 선발투수 윤성환이 역투하고 있다.

▲ 역투하는 삼성 윤성환 2019년 4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 1회초 삼성 선발투수 윤성환이 역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작년 최악의 부진 씻고 6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4회로 부활

윤성환은 2015 시즌 정규리그가 끝난 후 마카오 원정 도박의혹에 연루돼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12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도박사건 이후 팀을 떠난 임창용, 안지만과 달리 윤성환은 참고인 중지 처분을 받으며 삼성에 잔류했고 2016년 11승, 2017년 12승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왕조시대의 주역들이 차례로 팀을 떠나며 전력이 약해진 삼성에서 윤성환은 사자군단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윤성환은 두 번째 FA를 앞둔 작년 시즌 5승9패6.98로 데뷔 후 가장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24번 모두 선발로 등판했지만 퀄리티스타트는 단 5회에 불과했고 피안타율은 무려 .333에 달했다. 삼성이 작년 승차 없는 6위로 가을야구에 실패한 점을 고려하면 윤성환의 부진은 더욱 아쉬웠다. 작년 7월 8일 두산전에서 통산 125승을 올리며 삼성 프랜차이즈 최다승 기록을 세웠지만 윤성환의 작년 시즌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작년 시즌이 끝난 후 생애 두 번째 FA자격을 얻은 윤성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1년 10억 원에 삼성과 재계약했다. 일부 팬들은 올해로 39세가 되는 윤성환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것보다 젊은 투수들을 키우는 게 미래를 위해 더 좋은 선택이라며 윤성환과의 계약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윤성환이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노익장을 보면 윤성환과의 재계약은 지난 겨울 삼성이 가장 잘 한 일 중 하나가 됐다.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가 4월 초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윤성환은 5번의 등판에서 세 번의 퀄리티스타트를 포함해 1승3.54로 기대 이상의 투구를 선보였다. 그리고 8일 팀 타율 2위(.293), 팀 홈런 1위(47개)에 빛나는 NC를 상대로 9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안타 2개만을 허용하며 개인 통산 4번째 완봉승을 만들어냈다. 이날 윤성환을 상대로 안타를 때려낸 NC 타자는 양의지와 박석민밖에 없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해마다 한 번씩 완봉승을 기록했던 윤성환은 2015년9월2일 NC전 5이닝 강우콜드 완봉승 이후 1344일 만에 완봉승을 기록했다. 9이닝 완봉으로 따지면 2014년 9월 4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무려 1707일 만이다. 굳이 39세의 노장 투수인 점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팀 내 30이닝 이상 소화한 투수 중 가장 좋은 평균자책점(2.68)을 기록 중인 윤성환은 여전히 삼성 마운드의 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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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 완봉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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