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SK 와이번스의 5선발 자리에서 1선발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문승원

올 시즌 SK 와이번스의 5선발 자리에서 1선발급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문승원 ⓒ SK 와이번스

 
SK 와이번스의 팬들은 팀의 빈약한 타격에 매 경기 안타까움을 표현하기 바쁘다. 현재 SK의 팀타율은 0.239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선두에는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가 공동으로 올라있다. 타고투저가 극심한 KBO리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SK의 선두 질주의 원동력은 강력한 마운드에서 비롯됐다. SK의 팀 평균자책점은 3.82으로 4위를 기록 중이며, 특히 팀 선발 평균자책점은 3.07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섯 명의 SK 선발진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개막전부터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자리를 지켰다. 위력적인 선발진의 호투에 힘입어, SK의 타선이 평균적으로 한 경기에서 4점만 얻어준다면, 이는 SK의 승리공식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올 시즌 SK는 1점 차 접전 상황으로 끝마친 경기가 10경기 있다. 그리고 10경기 모두 승리하며 접전 상황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SK 와이번스가 모두 승리한 1점차 접전의 경기 일지

SK 와이번스가 모두 승리한 1점차 접전의 경기 일지 ⓒ 청춘스포츠

 
이는 단순히 SK만이 좋은 투수력으로 부진한 타격을 메워 높은 순위에 있다는 것을 대변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KBO리그의 경기 양상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부터 KBO리그는 기존의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하향 조정했다. 그리고 이 결정은 타격 지표에서 눈에 띄게 변화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당 득점은 9.65점으로 지난 시즌 같은 시기의 10.37점보다 낮은 수치이다. 단순히 경기당 단 1점만이 줄어든 게 아니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타격 지표만 봐도 이 1점 차이가 유의미 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올 시즌 현재까지 리그 평균 타율은 0.266이다. 지난 시즌 같은 시기의 기록은 0.279였다. 

특히 그 중, 주목해야 할 점은 장타력이 급감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의 리그 홈런 개수는 243개로, 38홈런을 쏘아올린 NC 다이노스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같은 기간 무려 357개의 홈런이 나왔고, 올 시즌과 비교한다면 100개가 넘는 차이가 난다. 또한, 당시 팀 홈런 1위는 59개의 홈런을 기록한 SK였다. 이외에 도루를 제외한 대다수의 타격 세부 지표에서도 지난 시즌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강한 타선'과 '많은 홈런'으로 강팀이 결정되던 지난 시즌과는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현재까지 팀 순위 상위 5팀인 SK, LG, 두산, NC, 키움의 공통점은 팀 평균자책점에서도 상위 5팀이라는 점이다. 즉,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처럼 마운드가 탄탄한 팀이 우위에 있을 수 있게 되었다.

투수력의 격차에서 오는 팀 순위의 차이로 인해 점점 양극화가 될 양상이 보인다. 현재, 1위 SK와 5위 키움과의 경기차는 단 2경기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에 반해 5위 키움과 6위 한화의 경기차는 4.5경기 차이다. 1위와 5위의 격차보다 5위와 6위의 격차가 더 크다.

이제야 30경기 남짓 치렀고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기에 쉽게 판단할 순 없다. 그러나 하위권 팀들의 투수력이 한 순간에 강해지지 않는 이상, 그들과 상위권 팀들의 양극화는 시즌이 지나며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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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김영현
야구 KBO리그 투수 SK와이번스 타고투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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