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연맹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남과 가시마의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를 당한 경남 선수들이 허탈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걸어 나오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남과 가시마의 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를 당한 경남 선수들이 허탈한 표정으로 경기장을 걸어 나오고 있다 ⓒ 김병윤

 
축구에서는 90분 경기동안 '천변만화'가 펼쳐져 다음 상황을 전연 예측할 수 없다. 따라서 축구는 어렵기도 하고 또한 그 어느 스포츠보다 이변이 많이 연출된다. 이 같은 진리 아닌 진리를 따른 팀이 있다. 그 이변의 희생양은 바로 경남 FC다. 경남 FC는 9일 창원 축구 센터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E조 3차전 일본의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경기에서 2-3으로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경남 FC는 어떤 팀인가. 2018 K리그1 승강에 성공하여 최우수선수(MVP)와 득점왕을 거머쥔 말컹(25, 현 허베이 화샤)을 앞세워 2018 K리그1에서 단번에 종합 순위 2위에 뛰어 오르는 돌풍을 일으킨 팀이다. 이런 경남 FC가 ACL에 도전해 시도민 구단으로서 대구 FC의 뒤를 이어 승리를 기록할 문턱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경남 FC와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맞대결 승부에 변수는 많았다. 그 중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우천과 강풍에 가까운 바람은 승부를 더욱 예측하기 어렵게 했다. 이로 인하여 전술, 전략의 변화는 불가피했다. 하지만 가시마 앤틀러스는 의외로 변화없이 일본 특유의 패스 축구로 경기 시작과 함께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갔다. 실로 그라운드 여건상 패스 축구 구사는 의외였다. 이에 전반 중반까지 수세를 면치 못하던 경남 FC는 강한 투지와 많은 활동량으로 경기의 실마리를 찾으며 점유율을 높여 갔다.
 
 2019년 4월 9일(한국시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예선 3차전 경남 FC와 가시마 엔틀러스의 경기. 경남의 쿠니모토 선수(가운데)가 공을 두고 경합하고 있다.

2019년 4월 9일(한국시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예선 3차전 경남 FC와 가시마 엔틀러스의 경기. 경남의 쿠니모토 선수(가운데)가 공을 두고 경합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일방적으로 기울었던 경기에 균형을 맞춘 경남 FC는 길레르미 네게바(27, 브라질)와 쿠니모토 다카히로(22, 일본)를 내세워 양쪽 측면을 끈질기게 공략하는 공격을 펼쳤다. 반면 가시마 앤틀러스는 공격 선봉에 용병 세르지뉴(24.브라질)와 베테랑 엔도 야스시(31)를 공격 선봉에 내세워 집요한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경남 FC는 K리그1 6라운드까지 드러낸 전반전 무득점의 결정력 부족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가시마 앤틀러스는 경남 FC의 흐트러짐 없는 2, 3선간의 촘촘한 수비에 막혀 득점에 성공하지 못한 채 팽팽한 접전끝에 결국 양팀 모두 무득점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은 경남 FC 쪽에 승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운도 따랐다. 전반전과 마찬가지도 강풍에 가까운 바람을 등지고 경기를 펼치게 된 것이다. 이에 경남 FC는 적극적인 전략의 공격축구로 전환 후반 시작과 함께 경기를 지배하며 선취골을 터뜨렸다. 후반 11분 쿠니모토가 오른쪽 측면에서 안으로 파고들며 왼발 크로스를 시도했고, 가시마 앤틀러스 수비수 이누카이 토모야(26)의 골문 앞 헤더 볼처리 실수로 볼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가 선취골을 뽑으며 승기를 잡았다.

행운과 천운 모두 날린 경남

경남 FC에는 실로 귀중한 자책골이었다. 기세가 오른 경남 FC는 공세를 늦추지 않고 후반 20분 쿠니모토의 왼쪽 측면 프리킥에 이어 고경민(32)이 뛰어들며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절묘하게 볼 방향을 바꾸는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볼은 포스트를 때리며 골문을 벗어났고 23분 김승준(25)의 슈팅은 또 한번 가시마 앤틀러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가까스로 실점 위기를 넘긴 가시마 앤틀러스였지만 경남 FC의 계속되는 공격에, 결국 후반 26분 쿠니모토의 코너킥을 조던 머치(28, 잉글랜드)가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추가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스코어는 2-0였고 경기 내용이나 분위기 등, 모든 면에서 경남 FC의 승리는 낙관적이었다. 오직 관건은 남은 시간 승리를 위한 경기운영뿐이었다. 축구에는 '3골 차이는 뒤집어 질 가능성이 낮지만 2골 차이는 얼마든지 뒤집어질 수 있다'라는 속설이 존재한다.
 
 2019년 4월 9일(한국시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예선 3차전 경남 FC와 가시마 엔틀러스의 경기. 경남의 머치 선수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4월 9일(한국시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예선 3차전 경남 FC와 가시마 엔틀러스의 경기. 경남의 머치 선수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 만큼 2골차 리드 상황은 승리를 보장해 주지 않는다. 이는 1골을 허용했을 때 심리적으로 불안감을 느끼는 가운데 쫓기는 입장으로 분위기가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무엇보다 요구되는 점은 2골 차이의 리드 상황에서의 효율적이고도 효과적인 경기운영이다. 이 점을 직시했을 때 경남 FC의 침착성과 템포까지 아우르는 경기운영 미흡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 급기야 경남 FC에 악재가 찾아왔다.

후반 30분 가시마 앤틀러스의 왼쪽 측면 얼리 크로스에 가까운 볼을 수비하던 송주훈(25)의 헤더 실수로 경남 FC는 가시마 앤틀러스에 추격 의지의 불씨를 살려줬다. 그렇지만 또다시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행운이 경남 FC에 찾아왔다. 후반 39분 가시마 앤틀러스의 이누카이 토모야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경남 FC가 수적 우위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경기 종료 시간을 불과 5분여 남은 상황, 경남 FC에는 절대적으로 승리를 위한 경기운영이 필요했다. 한 경기에서 승리를 위한 행운이 3번씩이나 주어진다는 것은 어렵고 힘들다. 그래서 이는 경남 FC에 두 번 다시 주어지기 힘든 천운과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경남 FC는 이 절호의 기회에서 승리를 위한 경기 운영에 변화를 주지 않은 채, 수적 우위만을 믿고 경기 시간 84분 동안 운영해온 경기 방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그 결과 경기 종료를 앞둔 추가시간 1분과 3분 가시마 앤틀러스의 가나모리 다케시(25)와 세르지뉴에게 연속해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2골 실점 상황은 송주훈의 자책골 상황과 다를 바 없었다. 이 실점으로 경남 FC는 가시마 앤틀러스의 똑같은 플레이 패턴 4번(1번은 무산)으로 3실점 다 잡았던 경기를 내주며 2무1패(승점2)를 기록해 조 3위로 밀려났다.

시도민 구단으로서 가시마 앤틀러스를 잡고 조 1위를 확보하며 ACL 16강 진출의 원대한 꿈을 향해 달리던 경남 FC였다. 하지만 경남 FC는 16강 진출을 확신할 수 없게 됐다. 경남 FC의 믿을 수 없는 역전패의 원인에는 방심, 경험, 집중력 부족 이전에 경기운영의 아쉬움이 더 컸다. 경남 FC가 던져준 교훈은 타 팀에 '반면교사'가 아닐 수 없다.    
 
 2019년 4월 9일(한국시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예선 3차전 경남 FC와 가시마 엔틀러스의 경기. 가시마의 세르징요 선수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2019년 4월 9일(한국시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2019 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예선 3차전 경남 FC와 가시마 엔틀러스의 경기. 가시마의 세르징요 선수가 득점 후 세리머니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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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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