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왼발이 다시 한 번 일을 냈다. 손흥민은 9일(현지시각)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경기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1-0 승리를 견인했다.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그의 18번째 골이자 챔피언스리그 2호골이다.

이번에도 마침표를 찍은 건 왼발이었다. 특히 손흥민의 완벽한 양발 컨트롤이 빛나는 장면이었다. 후반 33분 에릭센의 로빙패스를 이어받은 손흥민은 골라인을 넘어가려는 볼을 아슬아슬하게 오른발로 살려 놓았다. 이후 왼발로 수비를 제친 후 다시 왼발로 골문을 겨냥했다. 강하고 낮게 깔린 볼은 에데르송 골키퍼가 반응할 시간조차 없이 그의 무릎 밑을 스쳐 지나갔고 이내 골망을 흔들었다. 만약 손흥민이 오른발만 고수하는 성향의 선수였다면 슈팅 기회도 만들어내기 힘든 각도였다.

이전부터 손흥민은 'EPL 최고 양발잡이 피니셔'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오른발과 왼발의 사용이 능숙하다. 특히나 올 시즌에는 주포인 오른발보다 왼발이 더 매서운 양상이다. 시즌 개막 후 총 18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이 중 왼발로 10골, 오른발로 8골을 집어넣었다. 리그에서는 왼발로 5골, 오른발로 7골을 득점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양발로 나란히 1골씩 터뜨렸다. FA컵과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는 왼발로만 각각 1골과 3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 도움도 6개를 기록하고 있는 손흥민은 이 역시도 왼발과 오른발을 가리지 않았다. 왼발로 2번, 오른발로 4번 동료들에게 정확한 패스를 배달했다. 이로써 현재까지 24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손흥민은 왼발과 오른발로 각각 12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리게 됐다. 실로 '완벽한 양발잡이'의 칭호에 걸맞는 퍼포먼스다.
 
 올 시즌 손흥민의 부위별 득점기록

올 시즌 손흥민의 부위별 득점기록 ⓒ 청춘스포츠

 
케인의 부상으로 손흥민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진 토트넘으로서는 남은 일정에서 그의 양발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 이 날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케인이라는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빠진 상태로 맨시티와 남은 2연전을 치러야하기 때문이다.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과 리그에서의 순위 경쟁을 위해 손흥민의 활약이 절실하다.

다행히 손흥민의 현재 컨디션은 최고조다. 지난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경기에서 8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하며 기세를 올린 손흥민은, 맨시티를 상대로도 골을 집어넣으며 두 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잠시 잠잠하던 발 끝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이다. 길었던 침묵을 깨고 날아오르기 시작한 손흥민의 날개짓이 과연 토트넘의 상승세까지 이끌어 갈 수 있을지 팬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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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신희영
축구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토트넘 손흥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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