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9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K리그1 대구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대구 FC 선수들이 서포터즈에 인사하고 있다.

2019년 3월 9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K리그1 대구FC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 대구 FC 선수들이 서포터즈에 인사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3월 한 달간 대한민국은 축구 열기로 뜨거웠다. 지난 1일 전북과 대구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10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 '하나원큐 K리그1 2019'는 초반 3라운드 동안 진행된 18경기에서 총 20만8622명의 유료 관중을 동원했다. 이는 경기당 1만1590명에 해당하는 수치이며, 지난 해 기록한 경기당 8160명에 비해 약 42% 증가한 수치다. 특히 대구의 돌풍이 무서웠다. 대구는 신축 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 개장 이후 3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하며 뜨거워진 축구 열기에 힘을 보탰다.

K리그에서 분 봄바람은 A매치에서도 이어졌다. 2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펼쳐진 볼리비아전에는 4만1117명,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전에는 6만4388명이 경기장에 입장하며 A매치 최초 6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했다. 경기력에서도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꽉 들어찬 만원관중 앞에서 선수들은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이며 파죽의 2연승을 달렸다. 특히 26일 경기에서는 하메스, 팔카오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피파랭킹 12위의 강호 콜롬비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상암벌을 뜨겁게 달궜다.

이렇듯 개막 흥행과 더불어 3월 A매치 매진으로 상승기류를 탄 K리그에 프로야구(KBO리그) 개막이 관중 동원의 분수령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3일 전국 각지 5개 구장에서 일제히 개막 신호탄을 쏘아올린 프로야구는, 개막전에 이어 이튿날인 24일까지 이틀 연속 10만 명 이상의 관중을 기록해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서의 위상을 입증했다. 특히 개막전에선 5개 구장 총합 11만4028명이 입장하며 개막전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웠다. 프로야구는 지난 시즌 아시안 게임 전후로 불거진 병역 기피 논란과 미세먼지 등 날씨 악재, 각종 사건사고로 시즌 시작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개막전부터 톡톡한 오픈 효과를 거두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는 중이다.

프로야구의 성공적인 개막으로 인해 관중 분산이 불가피해진 K리그로서는 이번 주말 라운드를 기점으로 관중 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년 3월 개막 효과로 인해 초반 흥행을 이루었지만, 프로야구가 개막하면 점차 열기가 식으며 관중 수가 반 토막 나는 것이 지난 4년간의 패턴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리그에게는 A매치 휴식기를 마치고 다시 리그 일정에 돌입하는 이번 주말 라운드에서 줄어들 관중들의 폭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개막 후 초반 흥행 돌풍과 더불어 A매치에서의 선전으로 축구에 대한 관심은 치솟을 대로 치솟은 상태다. 앞으로는 이 관심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제 각 구단의 노력이 필요하다. 팬들이 지속적으로 축구장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게끔 교통, 티켓 발권 등 경기장 내에서의 불편함을 줄이고 다양한 응원문화, 먹거리 같이 즐길 거리를 늘려야 한다. 흥행을 지속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이처럼 세심한 부분에서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2019시즌 K리그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프로야구에 큰 인기가 치중되어 있는 대한민국 프로스포츠에서 K리그가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연 이번 A매치 휴식기를 기점으로 예년까지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K리그가 될 수 있을까.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9기 신희영
축구 K리그 A매치 관중 프로야구
댓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