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

김연경 선수 ⓒ 에자즈바쉬

 
김연경과 소속팀 에자즈바쉬가 올 시즌 가장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다. 바로 2018-2019 시즌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이다.

에자즈바쉬는 28일 밤 12시(아래 한국시간)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8강 플레이오프(PO)에 나선다. 상대는 정규 리그 8위 팀인 베이리크뒤쥐다.

터키 리그는 한 시즌에 총 3개회 대회를 치른다. 가장 비중이 큰 대회는 단연 '터키 리그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이다. 그 다음으로 '터키 컵'과 '터키 챔피언스컵' 대회가 있다.

올 시즌 터키 컵과 터키 챔피언스컵은 이미 에자즈바쉬가 우승을 차지했다. 에자즈바쉬가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우승할 경우, 3개 대회를 모두 제패하는 '싹쓸이 우승'을 달성한다.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은 8강 PO(3전 2선승제), 4강 PO(3전 2선승제),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순으로 진행된다. 

현재는 8강 PO가 진행 중이다. 8강 PO는 정규리그 1-8위, 2-7위, 3-6위, 4-5위가 맞붙는다. 그에 따라 에자즈바쉬(1위)-베이리크뒤쥐(8위), 바크프방크(2위)-닐뤼페르(7위), 페네르바체(3위)-THY(6위), 갈라타사라이(4위)-베식타쉬(5위)로 대진이 구성됐다.

에자즈바쉬의 8강 상대인 베이리크뒤쥐는 라이트 안드리아 드류(26세·191cm), 레프트 시몬 리(23세·186cm), 제이다(25세·190cm), 부제(21세·183cm), 센터 에르귈(32세·190cm), 사브리예(25세·188cm), 세터 켈리 헌터(25세·180cm), 리베로 멜리사(21세·169cm)가 주전 멤버다.

미국 출신 3인방이 팀의 중심이다. 안드리아 드류는 미국 성인 대표팀의 백업 라이트다. 2018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에서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활약했다. 시몬 리도 2018 세계선수권 미국 대표팀의 후보 엔트리에 발탁됐었다. 켈리 헌터도 2017 미국대학리그(NCAA) 1부 리그 우승 팀인 네브라스카 대학의 주전 세터로 활약하며 MVP까지 수상했다. 에르귈은 2015-2016 시즌부터 2년 동안 김연경과 함께 페네르바체에서 뛴 동료였다.

4강 PO는 1-8위 승자와 4-5위 승자, 2-7위 승자와 3-6위 승자가 맞불는다. 이 같은 대진표와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4강 PO는 터키 컵과 마찬가지로 에자즈바쉬-갈라타사라이, 바크프방크-페네르바체가 다시 맞대결할 가능성이 높다.

모타 감독, '공격 삼각편대-메르베' 전술 유지 주목

에자즈바쉬는 지난 24일 터키 컵 우승을 차지했다. 최근 침체됐던 팀 분위기를 일신하고,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우승을 노릴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던 김연경을 투입한 것이 우승의 결정적 요소였다. 모처럼 김연경(대한민국·192cm), 보스코비치(세르비아·193cm), 라슨(미국·188cm)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강의 공격 삼각편대가 완벽하게 가동됐다. 경기를 끝내는 마지막 득점도 김연경의 몫이었다. 이로써 김연경은 역대 터키 컵에서 3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터키 컵 결승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뜻밖의 선수 교체' 전술이었다. 모타 에자즈바쉬 감독은 2세트 중반 김연경을 투입하면서 외국인 선수 중 라슨을 빼지 않고, 센터 기브마이어를 뺐다. 공격 삼각편대를 코트에 그대로 두고, 멜리하 대신 김연경, 기브마이어 대신 메르베를 두입했다. 메르베는 터키 출신의 장신 센터(191cm)로 나이가 2000년생에 불과하다.

이 같은 교체는 지난 1월 베이자(24세·192cm) 부상 이후 전혀 시도하지 않았던 전술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연경 투입으로 공격 삼각편대가 제대로 가동되면서 에자즈바쉬가 페네르바체를 압도하는 흐름으로 급격하게 바뀌었다. 센터진까지 강화되는 선순환 효과도 나타났다. 메르베는 블로킹 득점만 3점으로 팀 내 가장 많았다. 그것도 결정적인 순간에 블로킹을 작렬시켰다.

에자즈바쉬는 그동안 주전 센터이자 터키 출신인 베이자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공격 삼각편대의 파괴력과 팀 조직력의 약화라는 이중고를 겪었다. 터키 컵 결승전은 그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모타 감독은 이 같은 포메이션을 앞으로도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에자즈바쉬 구단 홈페이지에 따르면, 그는 25일 "우리는 올 시즌 몇 가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거기에 맞춰 팀을 만들기 위해 시도를 했다. 그것이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며 "이번 터키 컵의 성공은 전정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강적을 이기면서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김연경, '최후에 웃는 승자' 될까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김연경과 에자즈바쉬가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평가받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부분이다. 한 시즌 전체를 통틀어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함께 가장 중요한 대회이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해야 터기 리그의 진정한 우승 팀으로 인정받고, 완벽하게 최강자로 등극하다. 특히 여기서 우승할 경우, 에자즈바쉬는 올 시즌 터키 리그의 3개 대회를 모두 제패하게 된다. 당연히 '바크프방크 왕조' 시대도 종료된다.

에자즈바쉬는 지난 2011-2012시즌에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터키 컵, 터키 챔피언스컵 대회를 모두 우승하고 3관왕을 달성했다. 그런데 거기가 끝이었다.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6년 동안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과 터키 컵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한 적이 없다. 때문에 올 시즌 우승을 할 경우, 모두 7년 만의 우승이다. 터키 챔피언스컵 대회도 올 시즌에 6년 만에 우승을 했다.

에자즈바쉬는 지난 시즌에도 '주요 5개 대회'에서 단 한 곳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주팅(198cm·중국)이 주도하는 바크프방크가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터키 컵, 터키 챔피언스컵, 유럽 챔피언스리그, 클럽 세계수권까지 5개 대회를 모두 제패하며 '싹쓸이 우승'을 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최근 몇 년 동안 유럽 여자배구 리그는 바크프방크의 독무대였다. 가히 '바크프방크 왕조'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에자즈바쉬가 김연경을 영입한 핵심 이유도 그 때문이다. 바크프방크의 독주를 막고, '무관의 한'을 풀어야 한다는 절박감이었다.

에자즈바쉬는 올 시즌 현재까지 2관왕을 달성했다. 절반의 성공을 거두었다. 지난해 11월 '터키 챔피언스컵' 대회에서 바크프방크를 꺾고, 올 시즌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면서 바크프방크의 '연속 우승' 행진을 마감시켰다. 이번 터키 컵 대회에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동시에 바크프방크의 '트레블'(3관왕) 달성까지 무산시켰다. 

터키 리그 포스트시즌은 김연경과 에자즈바쉬 입장에선 올 시즌 마지막 대회다. 과연 김연경은 최후에 웃는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에자즈바쉬-베이리크뒤쥐의 8강 PO 1차전은 28일 밤 12시, 2차전은 30일 오후 11시, 3차전은 4월 7일에 열린다. 이 경기들도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인 SPOTV가 모두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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