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비리 사업가를 잡기 위한 경찰들의 고군분투. 영화 <뺑반>을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문장이다. 대놓고 수사하는 게 아니라 상부의 감시를 피해 가면서 비밀리에 움직여야 한다. 24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언론에 영화가 선 공개된 가운데 출연 배우들이 이야기와 설정에 만족감을 표했다.

거물 범죄자를 잡기 위해 뛰던 은시연(공효진) 부팀장이 뺑소니전담반으로 좌천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좌천된 모양새지만 뺑반 동료들과 함께 은밀히 수사망을 좁히게 되면서 벌어지는 긴장감이 이 영화의 묘미.

배우 공효진은 "시나리오를 받아서 읽었을 때랑 현장에서 표현할 때 은시연의 느낌이 달랐다"며 "현실적으로 있을 것 같은 사람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뺑소니반의 리더 우 반장 역의 전혜진은 "한준희 감독님 전작(<차이나타운>)의 팬이기도 했고, 시나리오를 재밌게 봤다"며 "그간 경찰 역할을 되게 많이 해봤는데 우 반장은 신선했다"고 자평했다. 특히 그는 영화 속에서 표현된 캐릭터에 대해 "이런 선배나 윗사람이 내 주변에도 있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덧붙이며 애정을 드러냈다.

드라마 < SKY 캐슬 >로 한창 활발하게 활동 중인 염정아는 극중 수사를 지휘하는 윤지현 경정 역을 맡았다. 주요 사건을 리더십 있게 이끄는 모습에 대해 염정아는 "매번 다른 작품으로 관객분들과 만나는 건 행복한 일 같다"며 "제겐 새로운 캐릭터로 다가왔다"고 표현했다.
   
극 중 개성 있는 악역 정재철 회장 역을 맡은 조정석은 "시나리오에 캐릭터 묘사가 잘 돼 있었다"며 "악역이지만 나쁜 놈, 위험한 놈이라는 느낌보다는 이상한 놈이라고 해석했다. 자기 생존만을 위해 사는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설정상 영화엔 자동차로 쫓고 쫓기는 카체이싱 분량이 상당히 많다. 감독은 조정석, 공효진, 류준열 등 배우들이 직접 운전할 것을 주문했고 모형이나 CG를 제외하고 대부분 분량을 배우들이 직접 해냈다고 한다. 

서민재 순경 역의 류준열은 "예산 규모가 큰 외화에서 선보인 카체이싱 장면에 관객분들이 익숙해졌기에 우리 영화에선 배우들이 직접 운전하며 상황을 표현하는 식으로 다가갔다"며 "감독님이 배우들의 운전 장면을 많이 편집하지 않고 95% 정도 사용하신 것 같아서 재밌게 봤다"고 전했다.

<차이나타운>에서 중심 인물이 여성이었듯 <뺑반>에서도 주요 결정권자는 여성이다. 이에 대해 한준희 감독은 "여러 캐릭터가 나오는데 특정 역할은 여자가 하고 다른 건 남자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자연스럽게 역할을 만들어가면서 설정하게 된 것이지 특별히 성별을 생각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결말 부분에 속편 가능성을 내비친 것에 한 감독은 "흥미롭게 맺음을 지어보려고 넣은 건데 속편은 제 개인적인 판단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영화 <뺑반>은 오는 3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