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첼시 아스널이 첼시와의 런던 더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 아스널-첼시 아스널이 첼시와의 런던 더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 아스널 공식 홈페이지 캡처

 

아스널이 다시 기사회생했다. 일주일 전 웨스트햄전에서 졸전 끝에 패하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희망은 사라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첼시와의 런던 더비에서 승리하며 다시금 반등의 기회를 잡게 됐다.

아스널은 20일 오전 2시 30분(한국 시각)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 홈 경기에서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로랑 코시엘니의 연속골에 힘입어 첼시를 2-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아스널은 13승 5무 5패(승점 44)를 기록, 4위 첼시(승점 47)에 3점차로 따라 붙으며 리그 5위를 유지했다. 4위 팀까지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의 희망등이 켜졌다.

에메리 감독, 4-4-2 다이아몬드 포메이션 가동

최근 아스널의 가장 큰 문제점은 플랜A의 잇따른 실패였다. 이는 전반전에서 항상 리드하지 못한 채 45분을 마감하는 점과 맞닿아있다. 에메리 감독은 언제나 후반에 극단적인 선수 교체와 용병술을 통해 결과를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변화마저도 통용되지 않았다.

매 경기 바뀌는 포메이션과 선수 변화는 안정성 결여를 의미한다. 일주일 전 열린 웨스트햄전에서는 스리백 전술이 실패로 끝났다. 공수 조직력이 무너졌고, 90분 동안 웨스트햄에 끌려다녔다.

에메리 감독은 이번 첼시전에서 미드필더 4명을 다이아몬드 형태로 구성하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과거 몇 차례 시도한 적이 있는 전술이다. 올 시즌 베스트 경기 중 하나였던 토트넘전과 지난 1월 첼시와의 리그컵 모두 4-4-2 다이아몬드 포메이션이었다.

최전방은 라카제트,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이 포진했다. 미드필드 윗 꼭지점은 아론 램지, 왼쪽은 마테오 귀엥두지, 오른쪽은 루카스 토레이라로 채워졌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그라니트 자카였다. 포백은 세아드 콜리사나츠, 로랑 코시엘니,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 엑토르 베예린으로 구성됐고, 골문은 베른드 레노가 지켰다.
 
조르지뉴를 향한 압박, '사리볼' 무력화 시키다

아스널은 이미 첼시의 사리볼에 대한 대비책이 준비돼 있었다. 사리볼의 키 플레이어 조르지뉴에 대한 강한 압박이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한 램지가 조르지뉴를 꽁꽁묶었다. 아스널은 수비 라인을 최대한 끌어올리며 전방부터 압박했다. 램지 뒤에 포진한 귀엥두지, 토레이라, 자카로 구성된 3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뛰어난 중원 장악력을 선보였다.     

첼시는 언제나 빌드업 상황에서 조르지뉴의 발을 거쳐간다. 하지만 조르지뉴로 향하는 패스가 여의치 않자 후방 빌드업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고, 잦은 패스 미스로 이어졌다.

이뿐만 아니다. 전문 공격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 에덴 아자르의 제로톱은 차선책에 불과하다. 

전반은 아스널이 지배하는 흐름이었다. 3분 만에 뒷공간을 파고든 라카제트가 낮게 크로스했고, 오바메양이 슈팅으로 연결시켰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아스널은 지속적으로 첼시를 위협했다. 전반 8분 소크라티스, 12분 코시엘니가 헤딩 슈팅을 시도했다. 전반 13분에는 결국 선제골을 엮어내는데 성공했다. 베예린이 낮게 크로스를 올렸고,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라카제트가 수비수 한 명을 제쳐낸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 골을 뒤진 첼시는 은골로 캉테, 마테오 코바치치의 많은 활동량과 전진성을 바탕으로 서서히 기회를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아스널도 첼시의 전방 압박에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첼시의 슈팅은 아스널 골문으로 향하지 않았다. 반면 아스널은 전반 39분 한 골을 추가했다. 코너킥에서 흘러나온 공을 소크라티스가 하프 발리 패스로 연결해주자 코시엘니가 어깨로 돌려놓은 행운의 추가골을 터뜨렸다.

에메리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 의미있는 무실점 승리

후반 들어 첼시는 볼 점유율을 높이고 좀 더 아스널 진영에서 공격을 전개했다. 아스널은 전반에 비해 체력 현상을 드러내자 압박의 강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하기 시작했다.

첼시는 왼쪽 풀백 마르코스 알론소를 최대한 전진시키며 골 사냥에 나섰지만 무용지물이었다. 평소 수비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던 아스널이 아니었다. 코시엘니는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며 첼시의 패스길을 막아섰다.

그의 센터백 파트너 소크라티스 역시 터프한 대인마크와 정확한 태클로 분위기를 살렸다. 아스널도 기회가 나면 공격으로 올라섰다. 왼쪽 풀백 콜라시나츠의 침투와 크로스는 위협적이었다.

첼시는 후반 18분 로스 바클리를, 21분에는 올리비에 지루를 투입했다. 이에 에메리 감독도 즉각적으로 응수했다. 후반 21분 램지, 라카제트 대신 에인슬리 매이틀랜드-나일스와, 알렉스 이워비를 투입했다. 투톱에서 원톱으로 변화하고, 미드필드를 강화하는 전술이었다.

또, 베예린의 부상으로 인해 모하메드 엘네니로 대체했다. 매이틀랜드-나일스가 오른쪽 풀백으로 내려오고, 엘네니는 2선 수비 임무를 맡았다. 
 
첼시는 후반 34분 페드로 대신 허드슨 오도이를 세 번째 교체 카드로 꺼내들었지만 별다른 반전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아스널은 올 시즌 대부분의 리그 경기에서 실점을 허용하는 등 수비 붕괴 현상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첼시전에서는 모처럼 클린시트를 기록한 것이 고무적이다. 리그 23경기를 치르며 네 번째 무실점 경기다.

포백으로의 전환, 다이아몬드 미드필드 구성을 통해 4-4-2로 변화를 꾀한 에메리 감독은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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