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에자즈바쉬)과 야세민 귀벨리(카라욜라르)

김연경(에자즈바쉬)과 야세민 귀벨리(카라욜라르) ⓒ 에자즈바쉬

 
흥미롭고 중요한 여자배구 경기들이 28일 저녁 한꺼번에 배구팬을 찾아간다.

이날 국내 V리그는 여자배구 빅매치 2경기가 열린다. 한국도로공사-GS칼텍스(KBSN SPORTS), IBK기업은행-흥국생명(SBS Sports) 경기가 오후 7시 동시간대에 펼쳐진다. 올 시즌 V리그 순위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승부처다.

이어 오후 10시(한국시간)부터 김연경이 출전하는 터키 리그 에자즈바쉬-카라욜라르 경기가 열린다. 에자즈바쉬가 1위 탈환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 이 경기는 SPOTV가 생중계한다. 모처럼 저녁 황금시간대에 여자배구 V리그 빅매치와 김연경 경기를 연달아 볼 수 있는 '빅데이(Big Day)'가 형성됐다.

2018~2019시즌 터키 리그 정규리그는 28일 현재 팀별로 6~7경기를 치른 상태다. 에자즈바쉬와 바크프방크가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치열한 1위 싸움을 하고 있다.

바크프방크는 7승 무패(승점 21.44)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에자즈바쉬가 6승 무패(승점 20.3)로 2위다. 27일까지는 에자즈바쉬가 '무실 세트' 6전 전승으로 1위였다. 그러나 28일 새벽 바크프방크가 베이리크뒤쥐를 상대로 1승을 추가하면서 1위에 올라섰다. 에자즈바쉬가 28일 밤 카라욜라르에 승리하면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한다.

카라욜라르는 올 시즌 돌풍의 팀이다. 지난 시즌 터키 리그 2부 리그에서 2위를 차지하며 1부 리그로 승격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현재 터키 리그 12개 팀 중 5위(3승 3패)에 올라 있다.

특히 '강팀 킬러'로 급부상했다. 지난 3일 정규리그 첫 경기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 바크프방크를 패배 직전까지 몰고 갔다. 바크프방크는 주팅을 출전시키지 않는 등 방심하다 세트 스코어 3-2로 내몰리며, 승점 1점까지 내줬다. 체면을 구긴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카라올라르는 6일 또 다른 '빅 4' 갈라타사라이를 3-1로 격침시켰다. 

'강팀 킬러' 카라욜라르 돌풍... 190cm 초장신 세터도 수준급
 
 에자즈바쉬-카라욜라르 임대 선수 3인방... 왼쪽부터 살리하 샤힌, 날란 우랄(에자즈바쉬 팀 매니저), 야세민 귀벨리, 엘리프 샤힌

에자즈바쉬-카라욜라르 임대 선수 3인방... 왼쪽부터 살리하 샤힌, 날란 우랄(에자즈바쉬 팀 매니저), 야세민 귀벨리, 엘리프 샤힌 ⓒ 에자즈바쉬

 
카라욜라르 돌풍에는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현재 에자즈바쉬 소속이면서 카라욜라르에 임대로 가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가 3명이나 된다.

카라욜라르의 올 시즌 주전 멤버를 살펴보면, 라이트 마리나 투마스(35세·188cm), 레프트 투으체(24세·180cm), 살리하 샤힌(21세·186cm), 마리아나(33세·186cm)가 공격을 이끈다. 센터는 야세민 귀벨리(20세·188cm), 아이친(20세·187cm), 율리아(30세·187cm)가 맡는다. 세터는 엘리프 샤힌(18세·190cm), 리베로는 귈친(29세)이 주전이다.

주 공격수는 마리나 투마스다. 2013년 유럽선수권에서 벨라루스 대표팀의 주 공격수로 활약했지만, 최근에는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았다. 율리아는 우크라이나 대표팀의 백업 센터다.

특히 야세민 귀벨리, 살리하 샤힌, 엘리프 샤힌 3명은 현재 에자즈바쉬 소속 선수다. 살리하 샤힌과 엘리프 샤힌은 친자매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에자즈바쉬가 이들을 카라욜라르로 임대를 보내줬다. 

터키 여자배구 대표팀이 육성하고자 하는 '장신 유망주'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터키 청소년 대표팀의 주전이었거나, 성인 대표팀 1군 엔트리에도 포함된 적이 있다. 살리하는 2018 네이션스 리그와 세계선수권에서 터키 대표팀 후보 엔트리에 모두 포함됐다. 다만, 최종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야세민도 네이션스 리그에서 터키 대표팀의 경기 출전 엔트리까지 포함됐었다.

카라욜라르의 주전 세터인 엘리프는 2001년생에 불과하다. 한국 나이로는 고등학교 2학년에 해당한다. 신장도 190cm다. 세터 포지션에서 190cm대 선수는 전 세계적으로 극히 드물다. 초장신 세터임에도 토크워크와 경기 운영 능력이 수준급이다. 블로킹과 서브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유망주 기량 향상 위해 타팀 임대... V리그 프로구단들은?

야세민, 살리하, 엘리프는 분명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들이다. 기량도 좋고 성장 잠재력도 크다. 그러나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즐비한 에자즈바쉬 팀에는 아직 뛸 자리가 없다.

때문에 에자즈바쉬 구단은 어린 장신 유망주들이 실전 경기를 통해 경험과 실력을 쌓을 수 있도록 임대를 통해 배려를 해준 것이다. 이들은 현재 카라욜라르의 주전 멤버로 마음껏 기량을 꽃피우고 있다.

한국 V리그 프로구단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V리그에는 아까운 유망주들이 뛸 자리가 없어 엄웝존에서 응원만 하다가 있는 기량마저 퇴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리그 경기를 뛰지 않는 선수가 퇴보하는 건 당연한 이치다. 결국 소리 없이 팀을 떠나거나 실업팀으로 가게 된다.

임대 선수 3인방은 비록 에자즈바쉬 소속이지만, 28일 에자즈바쉬와 경기에 출전이 가능하다. 유럽 리그는 임대 선수의 경우 원소속 구단과 경기할 때는 출전할 수 없는 규정이나 계약서상 해당 조항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지난 시즌 중국 리그에서도 톈진에서 상하이로 임대된 세터 미양(30세·180cm)이 톈진 홈구장에서 경기할 때 '회피 조항' 때문에 출전하지 못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그런 제약 조건도 없다. 김연경 소속사 관계자는 27일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에자즈바쉬 구단에 확인해본 결과, 3명 모두 에자즈바쉬와 경기 때 출전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김연경 선수도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몸 상태도 좋다"고 말했다.

한편, 여자배구 빅데이의 흥미와 더불어 불만도 확산되고 있다. V리그 여자배구 빅매치 2경기가 동시간대에 열리기 때문에 한 경기만 선택해서 봐야 하는 여자배구 팬들은 한국배구연맹(KOVO)을 향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여자배구에만 불리한 일정을 편성했다는 비난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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