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의 상승세가 잠시 꺾였다. 첼시는 지난 주말 열린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토트넘과의 원정 경기에서 3-1 대패를 당하면서 리그 무패행진을 마감했다. 시즌 첫 패배의 아픔은 컸다. 리그 순위는 4위로 떨어졌으며, 선두 맨체스터 시티와의 승점차는 7점차로 벌어졌다. 아직 리그가 3분의2 가량 남아있지만 맨시티의 기세를 고려하면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첼시전 선제골의 주인공 델레 알리

첼시전 선제골의 주인공 델레 알리 ⓒ 델레 알리 공식 인스타그램

 
첼시는 지난 시즌의 부진으로 콘테 감독을 경질했고 사리 감독을 영입하며 공격축구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사리 감독의 첼시는 확실한 전술적 색채를 보여주며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리그 2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프리미어리그도 '사리볼'에 적응하고 있는 듯하다. 첼시를 상대하는 상대적 약팀들은 공격수까지도 수비라인에 가담시켜 공간을 내주지 않는 이른바 '텐백' 수비로 첼시를 괴롭혔다.

첼시는 이번 시즌 4번의 무승부를 기록했는데,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 외에 에버튼과 웨스트햄을 상대한 두 경기에서는 득점없이 비겼다. 첼시의 공략법은 뚜렷하다. 공간을 내주지 않거나 패스 줄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면 된다. 첼시를 상대하는 팀들은 자신들만의 첼시 공략법을 찾아가고 있다.
 
 첼시의 에이스 에당 아자르

첼시의 에이스 에당 아자르 ⓒ 에당 아자르 공식 인스타그램

 
첼시는 공격 시 주로 왼쪽 측면을 활용한다. 아자르-코바시치-마르코스 알론소로 이어지는 왼쪽 측면은 창의성과 공격력을 가진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당연히 상대팀도 이를 알고 있고, 측면에 강한 수비라인을 구축한다. 왼쪽에서 탄탄한 수비벽이 형성되었을 때는 반대쪽으로의 전환을 통해 공격을 빠르게 전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오른쪽에 위치한 선수 중 윌리안을 제외한 캉테와 아즈필리쿠에타는 공격력이 돋보이는 선수는 아니다. 여기서 한계가 드러나는 것이다.

아자르가 수비진을 돌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한 번에 서너 명을 상대하기는 벅차다. 코바시치는 짧은 패스에 능하고 순간적인 공간 돌파를 보여주며 간혹 기회를 만들지만 이마저도 최종 수비수 앞에서 막히기 일수다. 알론소는 발이 느리기 때문에 순간적인 돌파보다는 패스와 크로스 능력을 앞세운 오버래핑을 시도한다. 하지만 중앙 공격수 모라타와 지루가 모두 부진하기 때문에 허무하게 공격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더욱 뚜렷한 공략법이 드러났다. 바로 조르지뉴 맨마킹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제 무리뉴 감독은 첼시와의 경기에서 '중원 사령관' 조르지뉴를 강하게 마크했다. 후안 마타는 경기 내내 조르지뉴를 따라다니며 패스를 방해했다. 그 결과 조르지뉴는 74회의 패스를 시도하는 데 그쳤다. 이전까지 경기당 107회의 패스를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결과다.
 
 첼시의 중원 사령관 조르지뉴

첼시의 중원 사령관 조르지뉴 ⓒ 조르지뉴 공식 인스타그램

 
조르지뉴는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도 상대의 강도 높은 압박에 고전하며 74회의 패스를 기록한 바 있다. 토트넘에서는 델레 알리가 이 역할을 맡았다. 델레 알리는 계속 조르지뉴를 따라다녔고, 조르지뉴는 풀타임을 소화하고도 51회의 패스에 그쳤다.

패스 성공률 또한 떨어졌다. 조르지뉴는 리그 대부분의 경기에서 90% 이상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맨유와의 경기에서는 88%, 리버풀과의 경기에서는 86% 그리고 토트넘과의 경기에서는 84%에 그쳤다. 조르지뉴의 약점이 드러난 것이다.

뚜렷한 약점이 있는 팀은 그만큼 공략당하기 쉽다. 이전까지의 첼시는 아자르를 마크함으로써 대부분의 공격이 무력화당하는 약점이 있었다. 조르지뉴의 가세와 '사리볼'로 그 약점이 극복되나 싶더니 이번에는 조르지뉴라는 또 다른 약점이 드러났다.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의 초반 기세가 무시무시한 가운데, 첼시가 패배 후유증을 빠르게 극복하고 우승 경쟁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조르지뉴 의존증'을 극복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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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5기 서서빈
해외축구 EPL 첼시 조르지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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