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다저스는 2년 연속 내셔널리그 챔피언에 올랐지만 2년 연속 월드 시리즈 준우승에 그쳤다. 다저스는 내년에도 월드 챔피언에 다시 도전하기 위해 빠르게 전력을 보강하고 있다.
 
 다저스의 선발투수 클레이턴 커쇼

다저스의 투수 클레이턴 커쇼 ⓒ EPA/연합뉴스

 
일단 다저스는 중요한 선수들의 재계약을 통해 기존 전력의 출혈을 최소화하고 있다. 잔여 계약 기간 2년을 남기고 옵트 아웃을 행사할 예정이었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에게 재빠르게 수정 계약을 제시한 것이다. 다저스는 커쇼의 퀄리파잉 오퍼 기회를 아끼면서 그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다음으로 다저스는 건강할 때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줬던 류현진에게 퀄리파잉 오퍼를 제시했다. 퀄리파잉 오퍼는 선수 생활 중 1번만 제시 받을 수 있으며, 이를 수락할 경우 전 시즌 메이저리그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을 다음 해에 받는 조건으로 재계약한다. 류현진도 퀄리파잉 오퍼를 수락하며 FA 시장에 나가지 않고 재계약을 마쳤다.
 
류현진, MLB 포스트시즌 '1선발' 투구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4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1차전에 출격, 선발 투구하고 있다.

류현진(31·로스앤젤레스 다저스) ⓒ AP/연합뉴스


선발 자원 넘쳐나는 다저스, 이미 4명은 선발 유력

이리하여 다저스는 지난 시즌의 선발투수 자원들을 대부분 유지한 상태로 2019년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재계약을 마친 커쇼와 류현진은 건강에 문제가 없는 한 다저스의 선발진을 이끄는 원투 펀치로 활약할 전망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다시 FA 자격을 행사할 수 있는 류현진은 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더 완벽한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타이 브레이커 게임과 포스트 시즌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여줬던 젊은 오른손 투수 워커 뷸러도 풀 타임 선발투수 기회를 보장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왼손 선발투수 자원이 많은 다저스의 전력 특성으로 인해 뷸러는 류현진과 함께 상위 선발 로테이션에 배정될 가능성이 높다.

베테랑 왼손 투수 리치 힐 역시 손가락에 이상만 없다면 선발 등판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2018년 다저스의 유일한 10승 투수였던 힐은 다저스와 계약했던 3년 4800만 달러의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이하기 때문에 류현진과 함께 다시 FA 시장에 나올 준비를 해야 한다.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의 투수 워커 뷸러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의 투수 워커 뷸러 ⓒ EPA/연합뉴스

 
이렇게 될 경우 다저스는 커쇼와 류현진, 뷸러 그리고 힐까지 4명의 선발투수를 확정지은 상태에서 겨울을 보내게 된다. 나머지 한 자리는 훌리오 유리아스(좌), 알렉스 우드(좌), 로스 스트리플링(우) 그리고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우) 등이 스프링 캠프에서 경쟁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그 동안 선발투수들의 부상이 잦았던 점을 감안하여 예비 선발투수 자원들에게도 경우에 따라 기회를 주는 팀이었다. 기존 로테이션에 공백이 생겼을 경우 부상 선수들이 돌아오는 동안 예비 자원들에게 기회를 주고, 기존 선수가 돌아왔을 때 다시 불펜으로 보내는 식이었다.

우드는 다저스에 오기 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있을 때 커리어 초기를 구원투수로 시작했다. 올스타 게임에 출전하기도 했던 스트리플링도 어깨 부상에서 얼마 전에 회복한 유리아스도 임시 선발이나 구원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그런 만큼 보직의 이동에 있어서 아직까지는 다른 투수들보다 익숙하다.

기본 연봉 적은 마에다, 불펜에서는 인센티브 챙기기 힘들어

그런데 마에다는 이들 3명의 투수와는 다른 경우다. 류현진 역시 KBO리그 MVP 출신(2006)이지만, 마에다 역시 일본 리그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사와무라 상까지 수상했던 이력이 있는 투수다(2010, 2015 2회 수상).

다저스 역시 마에다를 포스팅 시스템으로 영입했을 때 선발투수로서 영입했다. 마에다와 8년 계약을 맺었는데, 최대 1억 달러까지 챙길 수 있다고 하지만 보장 금액은 8년 동안 2500만 달러에 불과하다. 커쇼가 새로운 계약으로 1년에 받는 금액보다도 적은 셈이다(평균 3100만 달러 + 인센티브).

사실 마에다가 다저스와 계약하던 시점은 다나카 마사히로(뉴욕 양키스), 다르빗슈 유(현 시카고 컵스) 등 일본 출신의 투수들이 팔꿈치에 한 차례 이상 부상을 입은 뒤였다. 다나카는 주사 치료를 통해 극복했지만, 다르빗슈는 당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던 시점이었다. 안 그래도 이와쿠마 히사시(은퇴)와의 다저스 계약도 메디컬 문제로 취소되었던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마에다는 계약에 있어서 보장 금액에서 큰 손해를 봤다. 류현진(6년)보다도 더 길었던 8년 계약이었지만, 류현진에게 있었던 옵트 아웃 권한과 마이너리그 거부권도 없었다. 일단 마에다는 가족들이 로스앤젤레스 같은 대도시에서 살고 싶다고 해서 다저스와 계약을 했다.

그런데 마에다의 계약 내용을 보면 기본 연봉은 300만 달러이며, 개막 로스터에 들었을 때(25만 달러)와 선발로 15경기 이상 등판했을 경우부터(100만 달러) 경기 수에 따른 인센티브가 발동된다. 투구 이닝에 따른 인센티브는 90이닝을 넘기는 순간부터 10이닝마다 25만 달러다. 각종 상을 받을 경우 사이닝 보너스 100만 달러가 추가된다.

마이너리그 거부권도 없는 탓에 마에다는 2016년에 풀 타임 선발로 등판했음에도 불구하고 등판 간격 사이에 마이너리그에 다녀오기도 했다. 8월 말 마이너리그 일정이 끝날 경우 바로 메이저리그에 올릴 수 있다는 규정을 이용해 다저스가 마에다를 하루 동안 루키리그 로스터에 넣었기 때문이다(실제로 가진 않고 다저스 선수단과 동행).

2016년에는 풀 타임 선발투수로 등판했지만, 다저스의 선발 자원이 넘쳐났던 2017년 마에다는 시즌 막판부터 포스트 시즌을 대비한 불펜으로 보직을 옮기게 됐다. 선발로 25경기를 등판하며 인센티브가 추가되는 기준점까지만 넘긴 뒤 불펜으로 옮긴 마에다는 이후 포스트 시즌까지 불펜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갈수록 인센티브 줄어드는 마에다, 2019년 역할은?

마에다는 2016년 풀 타임 선발(175.2이닝)로 인센티브를 포함하여 1190만 달러를 받았다. 2017년에는 선발로 25경기 출전 이후 불펜으로 전환하며 134.1이닝을 던져 790만 달러를 받았다.

2018년에 마에다는 잘 던지고 있다가 고관절 부상으로 인해 선발 로테이션을 잠시 이탈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후반기에 다소 부진했던 마에다는 류현진과 우드가 복귀하면서 시즌이 끝날 때까지 불펜으로 이동해야 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스윙맨으로 활약한 마에다는 선발로 20경기 등판에 그치며 125.1이닝을 던졌다. 2018년 시즌 마에다가 받은 최종 연봉은 615만 달러였다. 시즌을 치를수록 불펜 등판 비중이 많아지며 마에다가 챙길 수 있는 인센티브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사실 다저스 입장에서는 마에다가 던진 만큼만 정산하여 인센티브를 지급하면 된다. 때문에 그가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결장하더라도 프런트 입장에서 큰 손해를 볼 가능성이 적다. 커쇼(3100만 달러), 류현진(1790만 달러), 힐(1860만 달러)의 경우 기본 연봉이 너무 커서 선발로 활용하지 못하면 투자 대비 효율이 떨어진다.

마에다가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주면 다저스 입장에서는 마에다가 호투하니 좋고, 자리가 없어서 불펜에 있더라도 던진 만큼만 지급하면 되니 팀 입장에서는 효율성에서 좋은 계약인 것이다. 그렇다보니 다른 고액 연봉 선수들보다 마에다의 보직을 옮기는 것이 가성비에서는 효율적인 운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선수에게 있어서 불이익이 큰 계약이기 때문에 메이저리그 선수 노조에서도 마에다의 계약 내용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 다저스가 이러한 계약 내용을 이용해서 다른 선발투수 자원이 자리를 비우더라도 마에다를 불펜에 계속 고정시키는 일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서다.

일단 계약 내용대로 마에다가 최대한 많은 연봉을 챙기기 위해서는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커쇼와 류현진, 힐 그리고 뷸러까지 4명이 부상 등의 변수가 없는 한 자리를 지킬 것을 감안하면 마에다는 유리아스와 스트리플링 그리고 우드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스프링 캠프가 2월 중에 소집되지만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은 마에다의 계약 세부 내용 때문에 이미 겨울부터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저스와 관련된 미국 현지 매체들로부터 마에다의 계약 내용 수정이 필요함을 언급하는 가운데, 마에다가 실력으로서 계약 내용과 관련된 인센티브들을 최대한 챙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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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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