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이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볼을 드리블하고 있다.

황인범이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볼을 드리블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호주 원정 평가전, '황태자' 탄생

벤투호의 호주 원정 평가전에서 '한국축구의 황태자'가 탄생했다. 이번 호주 원정 평가전은 선수 실험이라는 의미를 띄고 있어 심리적 부담감으로 인하여 큰 활약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호주 원정 2연전에서 '물 만난 고기'처럼 맹활약을 펼친 주인공이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약관 22세의 황인범(대전 시티즌)이다.

황인범 선수는 누구인가. 황인범은 고교(충남기계공업고등학교) 시절부터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라는 속담에 걸맞는 재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U-16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을 거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되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곧바로 성인대표팀인 벤투호에 이름을 올린 후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인범은 벤투호가 지난 9월 코스타리카와 가진 평가전(2-0)에서, 후반 34분 그라운드에 서며 A대표팀 데뷔전을 가졌다.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감독의 황인범에 대한 믿음을 엿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선수에게 이 같은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황인범은 단 한번 찾아온 기회를 자신의 능력으로 증명해 보이면서 10월 파나마와의 평가전(2-2)에서는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황인범은 파울루 벤투 감독의 신뢰를 얻는 골까지 터뜨리며 이번 호주 원정 2연전에서 급기야 자신의 존재 가치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는 계기를 마련했다. 황인범의 질주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공격하는 황인범 20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

후반 황인범이 공격하고 있다. 한국 4-0 승리.

▲ 공격하는 황인범 20일 호주 브리즈번 퀸즐랜드 스포츠 육상센터(QSAC)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축구국가대표 친선경기. 후반 황인범이 공격하고 있다. 한국 4-0 승리. ⓒ 연합뉴스

 
아시아축구 최강 중 한 국가인 호주(1-1)를 상대로 한 평가전에서도 황인범은 상대의 강한 압박에도 볼 관리와 패스 실력을 선보였다. 또한 프리킥 능력을 앞세운 활발한 기동력 축구로 중원 사령관으로 군림하며 황의조와 더불어 맹활약을 펼쳤다. 황인범의 진가는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정점을 찍었다. 경기 조율은 물론이고 정확한 패스와 킥 그리고 칼 같은 스루패스 구사로 벤투호의 4-0 대승을 이끌어 내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기성용 대체자로 자리매김 중인 황인범

그동안 한국축구에 중원 지휘자 대표는 기성용으로 굳어져 있다. 하지만 황인범은 "성용이 형의 은퇴를 앞당기도록 성장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는데, 이 말이 그냥 던진 농담이 아니라고 느껴질 정도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황인범은 호주 원정 2연전에서 실력을 보여줌으로써 '기성용 롤모델'을 넘어 진정한 황인범 시대를 예고했다.

그동안 한국축구에서 중원의 지휘자는 기성용으로 대변됐다. 하지만 황인범의 등장으로 경쟁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흐름을 맞이하게 됐다. 따라서 내년 1월 '2019 아랍에미리트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이후 한국축구 중원 지휘자는 황인범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이 황인범의 가파른 상승세는 곧 '2019 아랍에미리트 AFC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는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덕분에 대표팀은 기성용 외에 중원 대체자 고민에서 벗어났고, 황인범은 즉시 전력감으로 급상승했다. 벤투 감독으로서는 선수 운영의 옵션에 따른 플랜 B 전술과 전략 구사까지도 수월해졌다. 더불어 황인범의 등장은 파울루 벤투 감독 축구 철학인 중원에서의 효율적인 빌드업을 통한, 공격축구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 아닐 수 없다.

벤투호에 기성용-황인범, 황의조-황인범 콤비는 중원과 공격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이다. 이로 인해 벤투호의 전체적인 팀 전력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다. 호주 원정 평가전 결과물에 반신반의(半信半疑) 했던 벤투호다. 하지만 선수 실험에서 뜻하지 않게 황인범의 숨은 능력까지 확인하는 소득을 올렸고, 경기 결과물도 1승1무를 기록하여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가져왔다. 지금의 벤투호 상황과 6경기 무패의 페이스라면 최정예 멤버를 구성 도전하는 '2019 아랍에미리트AFC 아시안컵'에서의 우승에 희망을 가져봄 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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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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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감독 35년 역임 현.스포탈코리아 편집위원&축구칼럼위원 현.대자보 축구칼럼위원 현. 인터넷 신문 신문고 축구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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