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키티치 없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넘어야 하는 숙제 앞에 놓인 발베르데 감독이다. 과연 발베르데의 어떤 선택을 내릴까.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는 오는 25일 일요일 오전 4시 45분(한국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 위치한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2018-2019 라리가 13라운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번 시즌 라리가 패권을 놓고 싸우는 두 팀의 첫 만남이다. 현재 라리가 선두는 바르사다. 바르사는 12경기에서 승점 24점(7승 3무 2패)을 챙겼다. 3위로 바르사를 추격하는 아틀레티코는 승점 23점(6승 5무 1패)을 기록 중이다. 이날 승부 결과에 따라 라리가 상위권 판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라키티치를 활용 못하는 바르사

당장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쪽은 바르사지만 불안감의 크기는 더 크다. 벌써 리그에서만 2패를 당하며 지난 시즌에 기록한 1패보다 많은 패배를 허용한 바르사다. 가장 근래에 있었던 12라운드 레알 베티스와 안방 경기에서 3-4의 패배를 당하며 좋지 못한 흐름에 놓여 있다.

여러모로 베티스전 패배는 치명적이었다. 일단 이날 패배로 바르사는 아틀레티코를 비롯한 세비야FC 등 2위권 그룹의 추격을 허용했다. '에이스' 리오넬 메시의 복귀에도 불구하고 졌다는 점도 뼈아프다. 홈에서 2년 2개월 만에 패배의 쓴 맛을 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바르사의 감독 에르네스토 발베르데에게 무한한 신뢰를 받고 있는 이반 라키티치가 베티스와 경기에서 퇴장을 당했다. 라키티치는 전반 막판 경고 카드를 받은데 이어 후반전에도 경고를 받으면서 경고 누적 퇴장을 당했다. 때문에 다가오는 아틀레티코와 경기에서는 출장이 불가한 상태다.

라키티치는 발베르데가 체제 아래에서 부동의 주전 미드필더다. 이번 시즌 리그 12경기(교체 1경기)에 모두 출장했다. 시즌 전체를 통틀어 봐도 3부리그의 레오네사와 스페인 국왕컵 경기에서만 휴식을 취했고 나머지 경기에는 모두 라키티치가 활약했다. 바르사 중원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세르히오 부스케츠보다 출장 시간이 길 정도다.

사실 라키티치의 베티스전 퇴장은 발베르데 탓으로 돌려도 무리가 없다. 이번 여름 러시아 월드컵 결승전까지 치르고 온 라키티치는 휴식이 절실했지만 발베르데는 그를 매 경기 선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팀 경기력에 소중한 선수라면 애지중지해도 모자를 판에 발베르데는 라키티치를 혹사시켰다. 자연스럽게 라키티치의 기동력은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졌다. 베티스전 라키티치의 퇴장 장면은 곪았던 문제가 터진 경향이 짙다. 설상가상으로 라키티치는 지난 16일 스페인과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경기에 크로아티아 대표로 나섰다가 허벅지 부상까지 당했다.

상승세의 아틀레티코... 발베르데의 선택은

결국 아틀레티코와 경기는 발베르데 감독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라키티치가 가지는 위상과 별개로 바르사에는 우수한 중원 자원이 즐비하다. 라키티치의 결장을 핑계로 삼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라키티치의 공백을 무리 없이 막아내야 하는 발베르데 감독이다.

올 시즌 바르사 유니폼을 입은 아르투로 비달의 선발 투입이 예상된다. 비달이 지친 라키티치를 대신하는 모습은 많은 팬들이 이미 기대하던 장면이다. 타의적이지만 아틀레티코와 경기는 팬들의 요구가 이뤄질 공산이 높다.

물론 변수도 있다. 발베르데는 그간 수차례에 기회에도 라키티치와 비달을 맞바꿔 교체하는 것을 꺼려했다. 이는 라키티치의 역할을 비달이 대신할 수 없다는 발베르데의 의중으로 여겨진다. 비달의 아틀레티코전 선발 출장에 확신을 가질 수 없는 이유다.

하피냐 알칸타라가 라키티치의 자리를 메울 수도 있고, 때에 따라서는 부상 복귀한 필리페 쿠티뉴가 중원에 배치될 수 있다. 혹은 메시의 활동 범위를 넓혀 문제를 극복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떨어진 중원의 '기동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쉽지 않다. 베티스전에서 바르사 중원에 배치된 선수들은 급격한 체력 저하로 기동성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 매번 똑같은 라인업을 고수한 결과였다.

베티스는 이 약점을 철저히 활용했다. 체력적 피곤도가 높은 바르사 선수들의 발은 느렸다. 특히 바르사 미드필더들은 속도의 한계를 느끼며 베티스 선수들의 빠른 압박과 역습에 대단히 고전했다.

주말에 만나는 상대 아틀레티코는 바르사의 약점을 파고들 수 있는 압박과 역습의 전문가다. 아틀레티코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4차전 경기에서 이를 증명했다.

당시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선수는 강건한 전방 압박과 단호한 역습으로 도르트문트를 침몰시켰다. 유럽 전체를 통틀어 가장 기동성 있는 중원과 공격수들을 보유한 토르트문트조차 아틀레티코의 작전에 속수무책이었다.  

바르사 특유의 점유율 축구로 기동성 저하 문제를 극복할 수도 있다. 허나 지난 주말 크로아티아와 UEFA 네이션스 리그 경기에 출장해 혈전을 치른 부스케츠의 컨디션 상태를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이번 시즌 라리가에서 부스케츠(73회)보다 평균 패스 숫자가 많은 라키티치(84.6회)가 경기에 빠진다. 완벽한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기에는 제한 요소가 많다.

이번 시즌 라리가 1위와 챔피언스리그 16강 사실상 진출 확정이란 결과에도 불구하고 발베르데를 향한 의심의 골이 깊다. 마침 가장 아끼는 제자 라키티치가 중요한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발베르데가 커다란 벽을 마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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