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의 다저스와 패기의 밀워키, 어떤 팀 기세가 더 강할까

관록의 다저스와 패기의 밀워키, 어떤 팀 기세가 더 강할까 ⓒ 정강민

 
내셔널리그의 디비전시리즈는 각각 덴버와 애틀랜타에서 끝이 났다. 그러나 두 경기장 모두 샴페인 파티는 원정팀 클럽하우스에서 벌어졌다. 1주일 전만 해도 타이브레이커 경기를 치르고 와일드카드 통과에 대한 생각까지 해야했던 두 팀이, 리그의 우승을 두고 다툼을 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신성' 밀워키와 'PS 베테랑' LA다저스다. 적지에서 경기를 끝낸 두 팀은 사나흘의 휴식을 잘 누렸고, 재충전이 된 상태에서 또다른 치열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새 얼굴과 단골손님의 피할 수 없는 자리다툼을 앞두고, 잠시 평화로웠던 포스트시즌의 휴식기가 지나가고 다시금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 '다저스 vs 밀워키' 새로운 바람을 몰고 가려는 팀과 막으려는 팀의 맞대결
 
 양 팀 주요 시즌 성적 비교

양 팀 주요 시즌 성적 비교 ⓒ 정강민


다저스는 앞서 말했듯 PS 베테랑이다. 'A Whole New Blue'라는 슬로건과 함께 류현진과 그레인키를 영입하고 푸이그가 등장했던 2013년 이래로 그들은 6년 연속 포스트시즌 티켓을 놓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목표인 WS 우승은 한 번도 나오지 않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마지막 1보가 부족해 WS 우승에 실패한 다저스는 올해 다시 한 번 그 기회를 노리고 있다. 지금까지 6년간 매번 비정하게 외면했던 WS 우승의 여신을 돌려놓기 위해 올해도 또 한 번 문 앞에 섰다.

사실 밀워키의 리빌딩이 그렇게 빨리 끝나리라 예상하기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마지막 포스트시즌 진출이 7년 전인 밀워키는 2015년 다시 리빌딩을 시작했다. 당시 주축이던 루크로이, K. 데이비스, 세구라, 고메즈, 파이어스, 제프리스, 윌 스미스 같은 선수들이 2년새 다른 팀으로 떠나보냈다. 그러나 재건 과정에서 추가했던 헤수스 아길라, 테임즈, 체이스 앤더슨, 잭 데이비스, 코리 크네블, 트레비스 쇼 같은 선수들이 빠르게 주축이 되어주면서 17시즌 마지막까지 와일드카드를 다투는 저력을 가졌고, 올해 역전드라마를 쓰며 지구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봤다. 이후 파죽지세로 디비전시리즈를 통과한 '신흥강호'의 패기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정규시즌에는 다저스가 4승 3패로 앞섰다. 밀워키는 자신들의 안방 밀러파크에서 기록한 루징시리즈로 인해 다저스에게 1승 차이로 우세를 내줬다. (다저스타디움 4연전은 2승 2패) 홈에서 .630이라는 엄청난 승률을 자랑하는 밀워키인데도 다저스는 밀러파크 원정에서 아랑곳하지 않았었던 바 있다. 포스트시즌에는 홈 어드밴티지를 보유한 밀워키가 밀러파크에서의 자신들의 위력을 가지고 다저스를 압도할 수 있을지 주목해봐야 한다.

# 선발진 분석
 
 양팀 선발진 DS 성적 비교

양팀 선발진 DS 성적 비교 ⓒ 정강민

 
다저스의 선발진은 팀 투수 전력의 핵심파트다. 리그 평균자책점 1위와 fWAR 2위에 오르는데 크게 기여한 좌완투수진은 좌완을 상대로 좋은 타격을 해온 애틀랜타의 화력(좌완 상대 팀 wRC+ 107, NL 1위)마저 제대로 눌렀다. 가을야구 원투펀치로 내세운 커쇼와 류현진이 홈에서 15이닝을 책임져주며 상대를 완벽히 제압하면서 1, 2차전을 쉽게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나 원정길에 나선 뷸러와 힐이 흔들린 점은 다저스로서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정규시즌과 타이브레이커 경기에서 담대한 피칭을 했던 뷸러도 실책 상황에서는 포스트시즌의 중압감을 미처 떨쳐내지 못하고 투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과 만루홈런을 내주고 빅이닝을 허용했다. 힐은 4차전 제구 난조로 볼넷을 5개나 내주는 등 조기강판을 당했던 바 있다. 밀워키와의 시리즈에서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해봐야 한다.

밀워키의 선발진은 강력한 불펜진에 비해 가려진 면이 있다. 이닝소화력도 돋보이지 않고, 닥터 K보다는 맞춰잡는 유형의 투수들이 많다. 차신(192.2이닝 15승 8패 3.50)이 좋은 활약을 했지만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에이스 투수라고 불릴만한 투수는 없었다.

그렇지만 9월 밀워키 선발진이 책임지는 이닝만큼은 확실히 책임지고 잘 막아내온 모습이 10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NLDS 3경기에도 선발진이 불펜보다 이닝소화는 적었지만, 콜로라도에게 단 한 점도 허락하지 않았다. 이닝이팅이 제한적인 선발진이라지만, 일단 지금의 경기 내용을 계속 이어가준다면 어쨌든 밀워키는 좋은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불펜진 분석
 
 양팀 DS 불펜 성적 비교

양팀 DS 불펜 성적 비교 ⓒ 정강민

 
다저스 불펜은 9월 NLCS 상대팀 밀워키에 이어 팀 불펜 평균자책점 NL 2위(2.88)에 오르고 시즌을 마쳤다. 바에즈의 활약과 마에다가 8회 셋업맨으로 잘 정착하는등 불펜의 자리들이 안정화됐다. 심장 이상으로 어려운 시즌을 보낸 잰슨도 9월을 2.92의 평균자책점으로 정규시즌을 잘 끝냈다. 그러면서 팀 불펜이 전반적으로 좋은 페이스를 유지한채 포스트시즌으로 돌입했고, 애틀랜타를 상대로 솔로홈런 하나(프리먼)만 허용했을뿐 완벽히 막아냈다. 올해 선발진에게 좀 더 의존하겠다는 의견을 내비친 로버츠 감독의 플랜이 맞아떨어졌고, 불펜들도 작년에 비해 이닝 관리가 된 상태로 CS에 나서게 됐다.

9월 팀 불펜 ERA 1위(1.98)와 fWAR 1위(2.7)에 빛난 밀워키 불펜진은 디비전시리즈에 들어와서도 제프리스가 잠시 흔들렸던 것만 제외하면 콜로라도 강타선을 상대로 완벽히 봉쇄를 하며 위용을 과시한 상황이다. 승계주자 4명을 모두 홈에 들여보내지 않았고, 거의 16이닝을 소화할 동안 단 한 번의 이닝에서만 실점을 허용했다. 9이닝당 12개의 삼진을 잡을 동안 볼넷은 2개도 내주지 않는 강력함은 덤이었다. 이닝부담이 너무 많은 것이 불안요소긴 하지만, 일단 포스트시즌에서 이겨나가기 위해서 불펜의 활약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이들의 행보에 밀워키의 향방이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 타선 분석
 
 양팀 DS 타선 성적 비교

양팀 DS 타선 성적 비교 ⓒ 정강민

 
다저스 타선의 컨셉은 출루율과 장타다. 실제로 다저스는 홈런 6개도 쳐냈지만, 4경기 동안 27개의 볼넷까지 뺏어내며 애틀랜타 마운드를 괴롭혔다. 1차전 폴티네비치에게 2이닝 동안 50구를 던지게 했고, 3차전에는 상대 마무리인 비즈카이노에게 31구를 뿌리게 했다. 작년 오랜만에 리그 우승을 하고 WS까지 올라간 원동력에는 바로 탁월한 선구안을 동반해 상대 투수의 투구 수를 많이 이끌어내는 늪야구의 힘이 매우 컸다.

다만 밀워키 투수들은 애틀랜타처럼 볼넷을 남발하는 선수들이 아니다. 특히 불펜진은 삼진이 많으면서도 볼넷의 수도 9이닝당 3.56개(NL 6위)로 많지 않게 유지했었다. 상대 선발진이 다저스 타자들의 큰 어퍼스윙과 공을 기다리려는 성향, 정확성이 떨어져 있다는 점 등을 간파해 스트라이크존을 적극 공략하려한다면 이에 잘 대처해야할 것이다. 

밀워키의 타선은 파워가 곁들여진 정확성을 보여주고 있다. 2할 7푼대 팀 타율과 함께 홈런 4개를 치고 올라왔다. 하지만 마냥 좋은 것은 아닌게, 3경기 동안 득점은 13점에 그치고 있다. (보크, 와일드피치 각 1점 포함) 일단 선발투수들의 역할과 함께 불펜진의 힘의 차이에서 나온 틈새를 잘 노린 공격력으로 콜로라도에게 승리를 가져오긴 했다.

다만 이번에는 투수진의 힘이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는(오히려 앞설 수도 있는) 다저스를 상대하게 됐다. 이에 따라 밀워키 쪽에 더 큰 투수 소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때 흐름을 빨리 끌어오기 위해서는 초중반에 좋은 공격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다저스 선발투수들을 상대로 어려운 일이긴 하나, 지난 DS 때 상대였던 로키스의 선발진에게 확실히 피해를 입히지 못했던 타선이 더 분발해줘야할 상황이다. (콜로라도 선발진 상대 16이닝 5득점)

# 시리즈 관전포인트

다저스는 현재 홈런 의존도가 너무 높은 상황이다. DS에서 득점한 21점 중 14점이 홈런으로 나왔고 연이은 볼넷 출루로 거의 매 공격기회마다 찬스를 잡아도 계속 범타처리되어 득점에 실패한 장면들이 많았따. 득점권 상황과 클러치 상황에서의 집중력 부재를 계속 지적받아왔던 다저스인데 DS에서도 극적인 변화가 있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특히 더 강한 투수들을 만나야하는 상황에서 기회를 마무리하는 결정력 부분에서 분발이 필요하다. 3차전의 터너와 4차전의 프리즈가 보여줬던 득점권에서 안타를 생산하는 능력도 더 많이 보여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밀워키는 불펜진의 부담 줄이기와 상위타선의 좌우균형 문제가 고민이다. 전자의 경우 프레디 페랄타와 지오 곤잘레스의 활약 여부에 달려 있다. NLCS에서는 선발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곤잘레스, 우드러프와 함께 멀티이닝을 소화해달라는 임무를 맡을 페랄타의 이닝소화는 투수진에게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후자는 케인과 아길라의 부활 여부가 키를 쥐고 있다. 현재 상위타선에서 좌타라인 쇼/무스타커스/옐리치는 괜찮지만 우타라인의 두 선수가 부진해 무게추가 기울어있다. 포수 크라츠가 기대이상의 활약을 해줬으나, 좌완 선발이 많은 다저스를 상대로 케인과 아길라의 힘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연봉규모나 장단점 등 서로 대비되는 면이 많은 다저스와 밀워키. 각자의 장점으로 상대의 약점을 더 빨리, 효율적으로 공격해내는 팀은 어느 팀일까. 양팀의 총 전력은 현재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대등한 것으로 보인다. 상대의 불안요소를 찌르고 리그 우승의 깃발을 휘날릴 팀은 '신흥강자' 밀워키일지, '터줏대감' 다저스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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