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소속 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거침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순위 경쟁에서 중요했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 4연전을 3승 1패로 마감한 상승세를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3연전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지난 9월 11일(현지 시각)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진행된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 ⓒ AP/연합뉴스


카디널스와의 대결이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경쟁에서 중요했다면, 로키스와의 대결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시리즈였다. 이번 3연전이 끝나면 정규 시즌이 끝날 때까지 다저스와 로키스가 다시 만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류현진이 로키스와의 3연전 첫 경기 선발 등판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류현진은 9월 18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로키스와의 홈 경기에서 로키스의 타선을 산발 4안타만 내주고 완벽하게 봉인하면서 3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팀 배팅까지 되는 다저스 타선, 강팀 상대로 더 강해졌다

8월 말부터 9월 초까지 이어진 애리조나 다이아문도백스(아래 디백스)와의 4연전에서 다저스는 2승 2패를 기록했다. 이후 뉴욕 메츠와의 홈 3연전에서 1승 2패로 주춤했던 다저스는 로키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2승 1패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로 사실상 리그 전체 하위권까지 다투던 신시내티 레즈는 다저스 입장에서는 꼭 잡아두어 승차를 확보해야 할 상대였다. 그러나 다저스는 레즈를 상대로 1승 2패에 그치며 포스트 시즌 진출 가능성이 조금 떨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그 이후부터 달라졌다. 레즈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8-1 승리를 거둔 다저스는 카디널스와의 원정 4연전에서 전체적으로 화력 대결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첫 경기를 9-7로 이긴 다저스는 2번째 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3번째 경기에서 17-4로 카디널스 마운드를 맹폭하면서 다저스는 사실상 시리즈 우위를 확보했다.

비록 카디널스와의 4번째 경기에서 베테랑 투수 아담 웨인라이트의 호투에 눌려 무득점에 그쳤지만, 다저스는 카디널스와의 시리즈에서 3승 1패 위닝 시리즈를 확보하며 최소 와일드 카드 공동2위를 확보했다. 로키스와의 승차도 반 경기 차이였기 때문에 다저스는 서부지구 우승과 와일드 카드 2가지 경우의 수를 모두 노릴 수 있게 됐다.

류현진의 선발 등판 경기였던 18일 경기에서도 다저스 타선은 일찌감치 점수를 크게 벌려놓으며 류현진의 어깨를 편안하게 해 줬다. 다저스는 1회말부터 작 피더슨의 리드오프 홈런으로 팀 홈런 리그 1위의 면모를 가감없이 선보였다. 이후 2사 상황에서 맥스 먼시의 볼넷에 이어 야시엘 푸이그의 안타 그리고 코디 벨린저의 타석에서 폭투까지 놓치지 않으며 2-0으로 앞서갔다.

3회말 다저스 타선은 집중력을 발휘하며 사실상 승리 분위기를 굳혔다. 선두 타자 피더슨의 2루타에 이어 저스틴 터너와 매니 마차도의 연속 안타로 피더슨이 홈을 밟았고(3-0) 먼시의 스리런 홈런까지 터지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6-0). 팀 홈런 리그 1위였지만 득점권에서 약했던 다저스는 주자가 쌓였을 때도 그 위력이 떨어지지 않는 팀으로 바뀌었다.

다저스는 이 흐름을 멈추지 않고 다음 타자인 푸이그의 안타까지 묶어서 로키스의 선발투수 조나단 그레이를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바뀐 투수 해리슨 머스그레이브를 상대로 벨린저의 안타와 야스마니 그란달의 진루타(뜬공)로 또다시 득점 기회를 노렸으나 키케 에르난데스의 타구가 병살이 되면서 3회말 추가 득점은 실패했다.

내셔널리그에서 좋은 불펜 자원을 갖고 있는 로키스였지만, 다저스의 불타오르는 타선을 완벽히 막지는 못했다. 다저스는 4회말 선두 타자 류현진이 볼넷을 얻어 출루했고, 바로 다음 타자인 피더슨이 쐐기 홈런을 날리며 로키스의 추격 의지마저 꺾어 버렸다(8-0). 특히 피더슨은 올 시즌 왼손 투수를 상대로 처음 홈런을 날린 것이라서 그 의미가 더 컸다.

중요한 경기에서 호투한 류현진, 시즌 5승 그 이상의 가치

류현진의 투구는 시작과 끝에서는 극적인 상황이 있었다. 류현진은 1회초 2사 상황에서 천적이었던 놀란 아레나도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쉽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류현진은 다행히 트레버 스토리를 3루수 앞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을 끝내고 실점하지 않았다.

이후 팀 동료들의 화끈한 득점 지원이 시작되면서 류현진의 투구는 거침이 없었다. 2회초 수비는 삼자범퇴로 막았고, 3회초 수비에서는 찰리 블랙몬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디제이 르메휴를 다시 2루수 앞 땅볼로 유도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사실 블랙몬의 2루타는 좌익수로서는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그러나 좌익수보다 중견수 수비에 익숙한 피더슨의 미숙한 타구 낙하 위치 판단으로 인해 잡지 못한 점이 있었다.

4회초 수비에서는 다저스 야수들보다는 로키스 타자들 때문에 좋은 흐름이 끊길 가능성이 있었다. 천적 아레나도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던 류현진은 다음 타자인 트레버 스토리가 대결 도중 부상으로 통증을 호소하며 대타로 교체되는 해프닝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포수 야스마니 그란달과 릭 허니컷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하여 교체된 선수에 대한 정보를 전달해주면서 리듬이 끊길 수 있는 상황을 막아줬다. 류현진은 대결 도중 대타로 투입된 팻 발라이카를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했는데, 이 타구는 다소 어려운 타구였지만 좌익수 피더슨이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았다. 이후 맷 할러데이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류현진은 별다른 위기 없이 4회도 마쳤다.

5회부터 류현진은 다시 거침없는 흐름을 이어갔다. 5회에 삼진 2개를 추가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류현진은 6회초 블랙몬-르메휴-아레나도로 이어지는 로키스의 상위 타선을 또다시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선두 타자 발라이카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할러데이를 삼진으로 잡아낸 류현진은 다음 타자인 이안 데스몬드와의 대결에서 2루수 앞 땅볼로 병살타를 유도하며 깔끔하게 투구를 마쳤다.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93구)으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넘어선 완벽한 투구였다. 이 날 7이닝 무실점으로 류현진은 드디어 시즌 5승에 성공했고, 시즌 평균 자책점은 2.18까지 내려갔다(홈 경기 평균 자책점 1.29). 무엇보다 고전했던 로키스를 상대로 완벽하게 승리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컸다.

선발 경쟁자 우드의 부진, 류현진 PS 선발 가능성↑

류현진의 다음 투수로는 공교롭게 선발 로테이션에서 밀려난 알렉스 우드가 올라왔다. 그러나 우드는 아웃 카운트를 2개 잡는 과정에서 볼넷과 몸 맞는 공 그리고 적시타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다음 투수인 존 액스포드가 안타 하나를 추가로 허용하면서 우드의 실점은 2점으로 늘었다. 다저스는 9회에는 이미 가르시아와 토니 싱그라니를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투수들을 추려내야 하는데, 지켜볼 필요가 있었던 우드, 액스포드, 가르시아 그리고 싱그라니를 모두 테스트한 셈이다.

18일 경기 승리로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되찾았다. 로키스와의 시리즈 3연전을 모두 승리할 경우 다저스는 로키스와의 승차를 2경기 반까지 벌릴 수 있다. 18일 류현진(좌)에 이어 다저스는 19일 경기에서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좌)가 등판하고, 20일 경기에서는 워커 뷸러(우)가 등판한다.

같은 날 디백스가 경기에서 패하면서 다저스와 디백스의 승차는 5경기까지 벌어졌다. 한때 지구 선두까지 다퉜던 디백스는 최근 3연패로 인하여 포스트 시즌 경쟁에서 더 멀어진 분위기다.

현 상황에서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1위는 내셔널리그 승률 전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밀워키 브루어스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아직 내셔널리그 1위 시카고 컵스와 중부지구 선두를 다투고 있긴 하지만, 사실상 중부지구에서 리그 1위 자리와 와일드 카드 한 자리를 가져갈 분위기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나머지 2장은 다저스와 카디널스 그리고 로키스 3팀이 반 경기 차이로 경쟁하고 있다. 이들 3팀 중 최근 페이스는 다저스가 제일 좋으며, 다저스와 로키스의 향후 일정은 다저스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렇게 되면서 최근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에서 호투하고 있는 류현진과 에이스 커쇼 그리고 올 시즌 승격되어 놀라운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뷸러 3명의 투수는 포스트 시즌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제는 이들의 등판 순서와 4번째 선발투수다.

16일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던 베테랑 투수 리치 힐(좌)은 경기 초반 위력적인 빠른 공과 커브의 조합으로 카디널스 타자들을 압도했다. 그러나 힐은 4회에 급격하게 흔들리며 그랜드 슬램을 허용하는 등 마냥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 경기에서 다저스는 17-4로 이겼지만 힐은 이 그랜드 슬램 하나로 인해 퀄리티 스타트에 실패했다. 힐은 4회가 끝난 뒤 더그아웃에 들어가 오른손으로 화풀이를 하는 바람에 상처가 생긴 오른손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그나마 다저스가 점수 차를 크게 벌린 덕분에 힐은 5회에 등판하여 승리투수 요건만 채우고 경기를 마쳤다. 정규 시즌 경기라면 상관 없겠지만,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너무 크게 나는 힐이 포스트 시즌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확신이 없는 상태다.

부상 복귀 이후 선발 로테이션에 다시 합류한 로스 스트리플링(우)은 아직 긴 이닝을 책임지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상황이라 류현진의 복귀 시점에 불펜으로 이동한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우)를 포스트 시즌에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마에다가 불펜으로 이동한 지 1달이 넘어가는 시점에 이제 와서 다시 선발로 투구수를 늘리기에 시간이 부족하다. 현재 상황에서 페이스가 상당히 좋은 류현진이 포스트 시즌 선발로 들어갈 가능성은 커진 가운데, 다저스가 포스트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투수진을 어떻게 정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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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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