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 1446 > 제작발표회 참여자가 포토타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뮤지컬 < 1446 > 제작발표회 참여자가 포토타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서정준


세종대왕 즉위 600주년을 맞은 2018년, 세종을 기리는 다양한 문화컨텐츠가 등장하고 있다. 오는 10월 5일부터 12월 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될 뮤지컬 < 1446 >도 그중 하나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뮤지컬 < 1446 >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HJ컬처가 공동제작한 뮤지컬 < 1446 >은 여주시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KBS가 주최하고 여주세종문화재단, KBS미디어가 주관, 한국관광공사의 후원과 신한은행의 협찬으로 만들어진 대형 작품이다. 조선시대 초기, 태종과 양녕, 충령(세종)의 왕위 계승 과정을 다루는 이 작품은 역사적 사실과 허구적 인물을 결합해 재구성했다.

세종 역에 정상윤, 박유덕, 태종 역에 남경주와 고영빈, 소헌왕후 역에 박소연과 김보경, 전해운 역에 박한근, 이준혁, 김경수, 양녕과 장영실 1인 2역에 최성욱, 박정원, 황민수(얼터네이트), 운검 역에 김주왕과 이지석이 출연한다.
 
 뮤지컬 < 1446 > 제작발표회에서 소헌왕후 역 박소연 배우가 넘버를 시연하고 있다.

뮤지컬 < 1446 > 제작발표회에서 소헌왕후 역 박소연 배우가 넘버를 시연하고 있다. ⓒ 서정준

 
이날 제작발표회는 8곡의 넘버시연과 함께 각 제작관계자들의 발언, 기자간담회 등으로 구성됐다.

이항진 여주 시장은 "내년에는 임시정부 수립,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해외공연도 올리고 싶다"며 뮤지컬 < 1446 >을 국내 뮤지컬 시장에 한정짓지 않고 더 큰 관점으로 바라볼 것임을 밝혔다. 

이 시장은 또 "남북화해무드에 발맞춰 문화예술사업으로 평양에서 공연을 펼치고 싶다. 남북을 동시에 관통하는 중심이미지가 있을 때 통일의 문을 열 수 있다. 그게 세종대왕이라고 생각한다"며 단순 문화콘텐츠가 아닌 남북화해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뮤지컬 < 1446 > 제작발표회에서 이항진 여주시장(좌), 윤금진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중), 정진수 한국관광공사 관광상품실장(우)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뮤지컬 < 1446 > 제작발표회에서 이항진 여주시장(좌), 윤금진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사장(중), 정진수 한국관광공사 관광상품실장(우)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서정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윤금진 이사장은 "극장 용이 그동안 가족뮤지컬에 집중해왔으나 역사와 현대가 연결되는 '역사읽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고, 그런 차원에서 뮤지컬 < 1446 >을 진행하게 됐다"며 이번 작품에 대한 의의를 밝혔다.

윤 이사장은 "2년 동안 준비하며 워크샵, 트라이아웃 공연 등을 착실히 했고, 여주시와 관광공사, KBS 미디어 등 파트너들이 믿을만 하며 출연진들의 피땀 흘린 연습과정이 있었다"며 뮤지컬 <1446>을 기대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압축했다.

한국관광공사 정진수 관광상품실장은 "< 1446 >을 통해 <명성황후>, <영웅> 등과 달리 일본에 처음으로 사극으로 된 창작 뮤지컬을 소개할 수 있었다"며 소재의 대중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정 실장은 이어서 "일본과 동남아 모두에게 한글을 알릴 수 있고 뮤지컬을 알릴 수 있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관광공사의 32개 해외 지사에서 < 1446 > 쇼케이스, 공연 등을 올릴 계획과 여주시와 극장 용까지를 아우르는 '세종대왕 투어'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뮤지컬 <1446>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고영빈이 넘버를 시연하고 있다.

뮤지컬 <1446> 제작발표회에서 배우 고영빈이 넘버를 시연하고 있다. ⓒ 서정준

 
그렇다면 공연을 직접 만들고 참여하는 HJ컬처와 배우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작곡과 연출을 맡은 김은영 연출은 "세종의 방대한 이야기를 무대에 담는 게 쉽지 않았다"며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세종대왕의 삶을 초반에 많이 소개하고, 그 부분을 통해 이후의 이야기를 진행하려고 한다. 충령(세종)이 선위를 받기까지 과정을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었다"고 연출 포인트를 전했다.

세종 역의 정상윤은 "집안의 경사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그는 "위대한 성군의 업적들도 많지만, 인간으로서의 평범한 모습들도 무대에서 풀어가고 있다. 특히 항상 백성들을 생각하는 마음과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모습과 더불어 거기서 나올 수 있는 강한 결단력과, 카리스마를 고민하고 있다"며 "공연을 통해 세종대왕을 어머니에게 제대로 알려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베테랑 배우로 극의 중심을 잡을것으로 기대되는 남경주는 "카리스마는 배우가 만든다고 생기는 게 아니라 남들이 그렇게 봐줘야 생긴다. 태종이 어떤 과정을 통해 사람들을 죽이며 조선의 건국을 이루었는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준비하고 있다"며 세종과 좋은 합을 기대하게 했다.
 
 뮤지컬 < 1446 > 제작발표회에서 세종 역의 정상윤, 박유덕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뮤지컬 < 1446 > 제작발표회에서 세종 역의 정상윤, 박유덕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서정준

 
가상의 캐릭터인 전해운을 연기하는 배우 박한근은 "'조말생'이라는 인물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무조건적인 악역이 아니라, 세종에게 좋은 자극을 줄 수 있는 인물로 그릴 수 있도록 많이 회의하며 준비해나가고 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이준혁과 김경수도 "없어서는 안될 역이라고 생각한다", "극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HJ컬처의 한승원 대표는 "많은 기관들이 함께 했는데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주셨다. 본공연 뿐만 아니라 작품의 지속여부가 굉장히 중요한데, 많은 기관들이 미래지향적인 이야기를 해주시는 것에 대해 굉장히 감사드린다. 하루 빨리 본공연을 보고 싶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해나가고 있으니 많이 와서 보시고, 냉정하지만 부드러운 평가 부탁드린다"며 < 1446 >에 대한 성원을 당부했다.
 
 뮤지컬 < 1446 > 제작발표회에서 한승원 HJ컬처 대표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뮤지컬 < 1446 > 제작발표회에서 한승원 HJ컬처 대표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서정준

 
한편, 뮤지컬 < 1446 >은 여주시만큼이나 HJ컬처에게도 의미가 있는 작품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로 본격적인 뮤지컬 시장에 문을 두드린 HJ컬처는 이후 <마리아 마리아>, <파리넬리> 등의 대형 작품을 공연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리틀잭>, <더 픽션>, <HJ낭독뮤지컬시리즈> 등 기획력이 돋보이는 중소극장 위주의 아이템을 발굴해왔다.

< 1446 >은 <존 도우>에 이어 서울이 아닌 지역을 거점으로 해 개발하며 몸집을 불리는 새로운 시도다. 물론 지역 상주단체로 운영하며 지원금을 받아 공연되거나, < 1446 >처럼 지역문화재단과 결합해 공연을 만드는 경우는 있었으나, 이처럼 공연계의 주류시장에 뛰어드는 일은 흔히 볼 수 없었다. 앞으로 < 1446 >의 성공 여부에 따라 양적 성장은 조금 있을지언정, 침체,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국내 공연계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정준 시민기자의 브런치(https://brunch.co.kr/@twoasone/)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뮤지컬 1446 여주 세종대왕 HJ컬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공연문화, 연극/뮤지컬 전문 기자. 취재/사진/영상 전 부문을 다룹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