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우성-윤수호에 이어 이튿날인 31일 오후 다시 한 번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졌다. SK 와이번스 투수 문광은과 LG 트윈스 내야수 강승호가 유니폼을 바꿔입는 1대 1 트레이드로, 트레이드 시장 마감을 몇 시간 앞두고 발표됐다. 1군에서 적지 않은 경기에 나선 만큼 두 선수 모두 많은 야구 팬들에게 익숙한 얼굴이다.

문광은은 올 시즌 1군에서 단 한 차례도 나오지 못한 가운데, 퓨처스리그에서만 19경기(선발 4경기) 동안 3승 4홀드 ERA 3.38을 기록했다. 2010년 1라운드 8순위로 입단할 정도로 기대를 받았으나 제구 난조에 발목이 잡히곤 했다. 1군에서 통산 141경기 5승 12패 17홀드 3세이브 ERA 6.73의 기록을 남긴 채 LG로 이적하게 됐다.

강승호는 내야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2013년 LG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했다. 2013년 첫 시즌만 LG에서 뛰고 경찰청에 입대해 일찌감치 군 문제를 해결한 점이 큰 메리트라고 볼 수 있다. 퓨처스리그 통산 기록은 383경기 타율 0.276 36홈런 211타점, 1군 통산 기록은 135경기 타율 0.229 6홈런 44타점으로 올 시즌 1군에서는 32경기 동안 타율 0.191 1홈런 10타점에 그쳤다.

문광은 내주고 강승호 영입한 SK, 내야진 보강에 초점 맞췄다

 SK로 이적하는 내야수 강승호.

SK로 이적하는 내야수 강승호. ⓒ 연합뉴스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2위 사수까지 노리고 있는 SK는 수비에 보탬이 될 만한 내야수를 원했다. 현재 1군에 있는 내야수로는 김성현, 최항, 나주환, 박승욱, 이대수 등이 있으나 전반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여기에 3루수 최정까지 부상으로 빠진 상태다.

강승호가 그동안 1군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보여준 것들을 감안하면 SK도 공격보단 수비 쪽에 좀 더 기대를 하고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가 강승호에게 경찰청에서 돌아온 이후 세 번째 시즌으로, 아직 잠재력이 완전히 터지지 않은 선수라는 평가가 존재한다. 언제든지 지금까지의 기록 그 이상을 발산할 수 있는 야수 자원이다.

지난 5월 1일 한화전을 끝으로 1군 경기에 나선 적은 한 차례도 없었지만 꾸준하게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하며 실전 감각을 유지했다. 일단 8월 1일 퓨처스 팀으로 합류한 이후 1군 콜업 시기가 정해질 전망이다. 내야 자원의 가세가 필요했던 만큼 조만간 1군에서 강승호가 그라운드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트레이드가 SK-LG간 첫 트레이드는 아니다. 2010년에는 권용관, 이재영, 최동수, 안치홍을 내주고 윤요섭, 박현준, 김선규를 받았고, 2015년에는 신재웅, 정의윤, 신동훈이 SK로 오고 진해수, 여건욱, 임훈이 LG로 가는 3: 3 트레이드가 있었다. 또한 2015년 말 FA 정상호의 보상 선수로 최승준이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이 중 신재웅은 최근 팀 내에서 마무리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고, 정의윤과 최승준은 이적 이후 잠재력을 터뜨리며 거포다운 모습을 맘껏 뽐냈다. LG와의 트레이드 혹은 이적으로 좋은 기억이 있는 SK의 선택이 다시 한 번 옳았음을 강승호가 증명할 일만 남았다.

불펜 보강 시급했던 LG, 즉시전력감 불펜 영입

 LG로 이적하는 우완 투수 문광은.

LG로 이적하는 우완 투수 문광은. ⓒ 연합뉴스


LG 불펜에 비상이 걸렸다. 필승조로 나서던 김지용이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당분간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류중일 감독은 31일 두산과의 경기를 앞두고 김지용의 부상 정도에 대해 설명하면서 4주간 재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8월 중순까지 나올 수 없으며,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끝나야 등판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류 감독은 고우석, 신정락의 활용도를 높이는 등 남은 기간 동안 불펜 운용 계획을 밝히기는 했지만,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 불펜의 과부하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으나 김지용이 빠졌다는 것은 LG로선 너무나 뼈아프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당장 불펜 자원이 급했던 LG는 문광은 카드를 선택했다.

다만, 문광은이 김지용의 몫을 완벽히 메울 역할을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올 시즌 1군 등판 기록이 없는 투수가 당장 1군에 올라와서 얼마나 보탬이 될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퓨처스리그 기록만 놓고 본다면 기대할 부분이 아예 없진 않은데, 그래도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넓은 잠실구장에서 퓨처스리그에서의 흐름을 이어간다면 기존의 투수들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제구 불안을 해결하는 것은 본인에게 달려있는 문제이고, 어느 누구도 해결해줄 수 없다. 본인의 야구 인생에서 전환점을 맞이한 문광은이 입단 당시 주목 받았던 위력적인 투구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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