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최원태의 힘찬 역투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넥센 선발 최원태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8.6.12

▲ 넥센 최원태의 힘찬 역투 12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넥센 선발 최원태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18.6.12 ⓒ 연합뉴스


넥센 히어로즈의 전반기 팀 평균자책점은 4.81(5위), 선발진으로 범위를 좁히면 4.57(2위)로 준수한 편이었다. 그러나 후반기 넥센의 팀 평균자책점은 6.56(최하위)까지 치솟았다. 넥센이 자랑하던 탄탄한 선발진 또한 평균자책점 6.28(8위)로 급격하게 상태가 나빠졌다. 전반기 마감을 앞두고 대체 외국인 선수 해커의 가세로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빗나가고 말았다.

지금까지 잘 버텼던 팀도 휘청이고 있다. KIA와의 5위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가던 게 엊그제 같은데, 29일 경기 패배로 인해 5위 자리를 삼성에게 내줬다. 여기에 거센 추격으로 중위권 경쟁에 도전장을 내민 롯데와 kt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여러모로 넥센에게 악재가 아닐 수 없다.

홈런왕에 도전하는 박병호를 제외한 타자들의 활약이 미미한 것도 아쉽지만, 결국 마운드가 무너지면 넥센의 상승세가 지속되기 어렵다. 선발진뿐만 아니라 조상우의 이탈 이후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불펜도 넥센의 고민거리다.

최고의 내국인 선발 투수들, 이들에게 찾아온 위기

최원태, 한현희, 신재영까지 내국인 선발 투수들만 놓고 본다면 리그에서 단연 최고다. 이 정도로 탄탄한 내국인 선발 투수를 보유한 팀은 그리 많지 않다. 신재영의 큰 기복이 아쉬운 점으로 꼽히지만 최원태와 한현희 두 투수가 시즌 초반부터 꾸준하게 활약하면서 선발진을 지탱하는 중심이 됐다.

최원태는 올 시즌 리그 전체 내국인 투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은 투수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했지만 팀 내 최고의 선발 투수다운 모습을 맘껏 보여줬다. 선발 전환 이후 가장 안정감 있는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한현희도 현재 8승을 기록, 두 자릿수 승수 달성이 유력하다.

그렇게 잘 나가던 이들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것은 7월이었다. 최원태는 7월 4경기 동안 3승 1패 ERA 5.32로, 후반기(2경기 1승 1패 ERA 9.00) 들어 불안한 투구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현희도 이번 달 1패 ERA 4.26으로 승리를 챙기지 못했고, 후반기 2경기에선 1패 ERA 8.74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오히려 두 투수보다 부진하던 신재영(7월 4경기 2승 2패 ERA 3.38, 후반기 2경기 1승 1패 ERA 4.15)의 기록이 좀 더 나았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으나 걱정이 앞서기는 한다. 한현희로선 올 시즌에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고, 최원태의 경우 지난해(149.1이닝)만큼 적지 않은 이닝을 던질 것이 유력하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두 투수는 엔트리 말소 없이 계속 로테이션을 돌았는데, 신재영의 부진과 외국인 투수 교체 등 여러 변수 속에서 이들의 비중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5위 재탈환을 위해서라도 내국인 투수들의 부활은 너무나 절실하다. 만약에 순위 경쟁에서 생존해 포스트시즌에 가더라도 선발진이 지치면 오랫동안 가을야구를 할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재 두 투수가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없는 만큼 이들이 추가 발탁되지 않는다면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심 잡아줘야 하는 해커... 불펜도 재정비 필요

외국인 투수들이 최원태와 한현희의 부담감을 조금이나마 덜어줘야 한다. 해커는 복귀전이 됐던 지난 3일 SK전을 포함해 5경기 동안 1승 2패 ERA 6.18로 부진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2경기에서 모두 6이닝 넘게 끌고 갔다는 것이다. 브리검은 올 시즌 21경기 5승 6패 ERA 3.88로 기록은 준수한 편이었는데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두 투수가 원투펀치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결국 그 짐을 떠안아야 하는 것은 내국인 선발 투수들의 몫이 된다. 선발 투수로 풀타임 시즌을 뛴 경험이 길지 않은 투수들이라 외국인 투수들이 잘 이끌어야 한다. 특히 로저스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해커가 호투해야 넥센이 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발진 못지않게 흔들리는 불펜도 재정비가 이뤄져야 할 상황이다. 7월 한 달간 넥센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7.03으로 kt(7.15) 다음으로 높다. 필승조 역할을 해줘야 할 김상수(7월 8경기 1패 4세이브 ERA 13.50)나 이보근(9경기 1패 2홀드 ERA 9.00)의 부진이 뼈아프다. 지난 달 잘 던졌던 양현도 이 달 들어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필승조가 흔들린다면 팀이 타이트한 상황에서 리드를 지키는 게 쉽지 않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 달 패배한 경기 중에서도 필승조의 부진이 팀의 패배로 이어지는 경기가 몇 차례 나오기도 했다. 조상우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불펜이지만, 이젠 한 두 명씩 지쳐가고 있어 기대보다 걱정이 크다.

홈 구장(고척 스카이돔)의 특성상 넥센이 원정길에서 우천을 맞이하지 않는 이상 비로 휴식할 기회가 적다. 그러다보니 올 시즌 현재 104경기를 치렀고,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팀이 넥센이다. 이제 남은 경기는 딱 40경기뿐이다. 단기간 동안 마운드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보여줘야 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